경제

[시승]30년 갈고닦은 노하우, 포드 익스플로러

입력 2020.06.01 08:00 수정 2020.06.01 15:1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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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탑승자 중심 구조 및 편의 기능 돋보이는 대형 SUV
 -무게중심과 핸들링 반응은 다소 아쉬워

 대형 SUV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은 큰 차가 주는 존재감과 공간 활용을 최우선에 둔다. 하지만 최근 쏟아지는 대형 SUV들은 각자의 개성을 중요시 하는 나머지 세그먼트 본질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오랜시간 내 차로 보유하면서 만족감을 높이는 요인인 쓰임새 부분에서 차이가 두드러진다. 포드 익스플로러는 이 영역에서 우위를 차지한다. 큰 차 만들기에 익숙하고 그만큼 노하우도 많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익스플로러는 포드를 대표하는 대형 SUV다. 1990년 1세대 출시 후 세계적으로 약 800만 대가 판매된 베스트셀링카다. 1996년 한국 시장에 처음 소개된 이후 대형 SUV 시장 확대에도 크게 공헌했다. 2017과 2018년에는 2년 연속 수입 SUV 판매 1위 자리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대형 SUV 만들기 선수인 포드가 신형 익스플로러를 출시하며 라이벌 의식을 하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경쟁차 사이에서 익스플로러는 어떤 자신감으로 방어전을 치르고 있는지 직접 상품성을 확인해봤다.
 ▲디자인&스타일
 익스플로러는 압도적인 크기로 첫 시선을 사로잡는다. 길이 5,050㎜, 너비와 높이가 각 2,005㎜, 1,775㎜에 이르기 때문에 웬만한 대형 SUV와 견줘도 손색없다. 겉을 꾸미는 요소들도 전부 큼직하다. 요즘 차들에서는 보기 드문 대형 헤드램프를 비롯해 길게 이어진 그릴이 대표적이다. 보닛은 가운데 홈을 파 놓아 입체감을 살렸다. 이 외에도 두툼하게 감싼 앞범퍼와 안개등, 공기흡입구 형상도 전부 거대해 큰 차를 더욱 크게 부각시킨다. 

 옆은 지난 30여 년간 6세대에 이른 익스플로러의 정체성이 묻어있다. 검은색의 A필러와 D필러, 차체 색상과 동일한 C필러 등은 신형에도 그대로 유지했다. 포드 고유의 시큐리코드 키패드도 마찬가지다. B 필러에 장착됐으며 스마트키를 차에 남긴 채 운전자가 설정한 5자리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차 문을 잠금 또는 해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키를 소지하지 않은 가족도 필요할 때 차를 편리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새롭게 적용한 후륜구동 아키텍처로 인해 앞이 짧아졌고 휠베이스가 길어져 탄탄한 비율을 완성했다. 또 낮아진 차체로 둔한 이미지를 버리고 날렵하면서도 역동적인 디자인을 구현했다. 소비자 취향에 따라 10가지 외장 컬러를 선택할 수 있으며 빛나는 20인치 알루미늄 휠이 기본으로 들어간다. 

 뒤는 기존과 비교해 눈에 띄는 변화가 덜하다. 자세히 살펴봐야 바뀐 부분을 찾을 수 있을 정도다. 테일램프는 LED 선이 굵어졌고 가운데를 가로지르던 크롬도금은 짧아졌다. 옆에서 뒤로 이어진 유리창의 모양은 비슷하지만 일체형 루프 스포일러 디자인은 반대로 날카롭게 다듬었다. 주름을 넣은 트렁크와 뒤 범퍼, 배기구 모양도 소폭의 변경을 거쳤다.

 실내는 변화 폭이 크다. 바뀐 뼈대를 바탕으로 센터페시아 형상 자체가 달라진 결과다. 우선 수평형 구조를 적용해 SUV보다는 세단 같은 고급차 이미지를 강조하고 차가 넓어 보이는 효과를 줬다. 이와 함께 송풍구와 모니터가 있는 위쪽과 버튼이 위치한 아래쪽 사이에 계단식으로 공간을 둬 세련된 맛도 살렸다. 

 버튼의 구성과 감각도 한층 좋아졌고 조그셔틀 타입의 변속기를 적용해 센터터널도 깔끔하다. 중앙에 자리 잡은 8인치 터치스크린은 아쉽다. 우선 크기가 작다. 또 해상도가 낮고 구성도 단순해 오래된 느낌이 든다. 싱크3 작동을 위한 음성 인식 기능과 터치 조작감을 키웠지만 라이벌 시스템과 비교해 아쉬운 감이 있다. 모바일 기기를 연동해 사용하는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이용하면 반응이 더딘 현상도 종종 찾아볼 수 있었다.

 계기판은 풀 디지털 방식은 아니지만 면적이 넓은 컬러 LCD 클러스터가 있어 아쉬움이 덜하다. 자주 이용하는 주행 정보와 기능을 설정할 수 있고 지형 관리 시스템 작동 시 3D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해 보는 재미도 갖췄다. 이 외에 12개 뱅엔올룹슨 고성능 스피커와 스마트폰 무선 충전 패드, 파노라마 선루프, 통풍 포함 10가지 방향으로 조절 가능한 파워시트가 동반석에도 들어가 편의성을 높였다.

 넓은 공간은 익스플로러의 가장 큰 장점이다. 앉았을 때 부족하거나 답답한 느낌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여기에 시트 자체의 크기도 상당해 착좌감을 높인다. 무엇보다도 오랜 시간 대형 SUV를 만들어 온 포드의 노하우가 곳곳에서 빛난다. 2열은 개별 독립식 시트를 적용했고 앞뒤로 밀거나 등받이 각도 조절이 가능하다. 팔걸이와 도어 안쪽에 마련한 깊은 수납함, 컵홀더도 마음에 든다. 레버를 당기면 한 번에 의지가 접혀 앞으로 밀리는 '이지 엔트리' 기능도 탑재했다. 덕분에 3열 진입이 한결 수월하다. 자주 오르고 내리는 부분은 고무판을 덧대어 관리 및 내구성을 높였다. 

 2열 편의 품목으로는 USB충전 단자와 AC타입의 230V 소켓, 150W 단자, 두 단계로 조절 가능한 열선 시트, 바람 세기와 위치,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개별 공조장치 버튼 등을 알차게 마련했다. 천장에 자리 잡은 송풍구와 옷걸이 등 쓰임새 높은 섬세한 기능들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3열은 무난하다. 장거리 이동보다는 단거리 수송에 적합한 모습이다. 때문에 평소에는 접어서 트렁크로 활용하다가 필요한 경우에 활용하는 편이 좋겠다. 참고로 신형 익스플로러는 전 세대 대비 늘어난 4,324ℓ의 탑승공간을 확보했으며 2열과 3열을 접으면 2,486ℓ, 3열만 접으면 1,356ℓ를 확보할 수 있다. 버튼 하나로 시트를 접었다 펼 수 있으며 모두 펼쳤을 때는 기본 515ℓ를 제공한다.

 ▲성능
 익스플로러 보닛 안에는 직렬 4기통 2.3ℓ 터보 가솔린 엔진이 들어있다. 최고출력 304마력, 최대토크 42.9㎏·m를 내며 10단 자동변속기와 풀타임 네바퀴굴림 시스템이 맞물린다. 효율은 복합 기준 전 세대보다 1㎞/ℓ 높아진 8.9㎞/ℓ를 달성했다. 시동을 걸고 속도를 올리는 과정이 매끄럽다 터보차저 특유의 지연 현상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차가 한결 경쾌하고 매끈하게 뻗어나간다. 300마력 초반이라는 숫자가 무색할 정도로 시원스러운 가속감을 제공한다.

 가속페달에 힘을 주면 깊은 숨을 삼킨 뒤 뻗어나간다. 답답함 없이 충분히 원하는 속도에 차를 올려놓기 때문에 기분 좋은 운전이 가능하다. 새 플랫폼 적용으로 묵직함을 많이 덜어낸 결과다. 다만 고속 영역에서 급히 재 가속에 들어갈 때는 출력의 한계가 쉽게 드러난다. 또 일반과 스포츠 모드에서의 차이도 크지 않아서 제한속도에 맞춰 장거리 크루징을 이어나갈 때 만족감이 더 크다.

 정숙성은 수준급이다. 실제로 포드는 신형 익스플로러를 만들면서 전면 및 1열 측면에 어쿠스틱 글래스를 넣고 처음으로 이중벽 대시보드(엔진룸과 탑승공간 사이의 이중 벽체 구조)를 적용해 정숙성을 높였다고 밝혔다. 차이는 쉽게 경험할 수 있다. 전 세대와 비교해 풍절음과 바닥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 주행 과정에서의 엔진음도 급가속 시 터보에서 울리는 미세한 소리를 제외하면 좀처럼 들을 수 없었다. 

 10단 자동변속기는 극적인 변화보다는 담백한 세팅을 추구한다. 고단으로 올라갈수록 항속 기어의 성격이 짙어서 사실상 일상 주행에서는 6단 안에서 대부분 이뤄진다. 유럽산 듀얼클러치처럼 칼같이 맞물리는 느낌은 덜하지만 그렇다고 어설프게 출력을 손실시키는 일은 더더욱 없다. 주어진 상황에 맞춰서 정직하게 단수를 오르내릴 뿐이다. 제동력은 기대 이상이다. 처음부터 일정한 답력을 제공해 거대한 차를 무리 없이 멈춰 세운다. 이 외에도 가혹하게 브레이크를 잡아도 쉽게 지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서스펜션은 부드러운 성향이 강하다. 차가 가진 컨셉트와 승차감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어서 코너에서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특히 라이벌과 비교해도 좌우 롤이 있는 편이다. 크고 높은 차의 특성상 휘청거리는 반동이 더 크게 느껴진다. 급히 차선 변경을 해야 할 상황이 오거나 고속 코너 및 굽이치는 산길에서는 생각보다 충분히 속도를 줄이고 진입하는 걸 추천한다. 
 안전 주행 보조 장치도 대거 탑재해 경쟁력을 맞췄다. 먼저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과 차선 유지 시스템, 충돌 회피 조향 보조 기능 등을 기본으로 갖췄다. 또 새롭게 들어간 레인 센터링 기능은 주행 시 차가 차선 중앙에 위치 및 유지하도록 지원하는 기능으로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함께 고속 주행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360도 카메라 및 분할 화면 디스플레이는 다각도로 주변 상황을 보여주고 후방 카메라에는 렌즈 클리너가 장착돼 있다.

 지형 관리 시스템은 3개 모드가 추가돼 노멀과 스포츠, 트레일, 미끄러운 길, 에코, 깊은 눈/모래, 견인/끌기 2의 7가지 주행 모드를 지원한다. 하나씩 사용해 보려면 내 차로 운행하면서 다양한 상황을 마주쳐야 한다. 그만큼 짧은 시승 조건에서 모드를 전부 사용하는 건 무리였다. 추후에 익스플로러의 각 모드별 특징만 살펴보는 시간에서 따로 마련할 예정이다. 사용빈도가 높지는 않겠지만 다양한 도로 및 주행 환경에 어울리는 기능을 지원한다는 점은 분명 장점으로 꼽힌다.

 ▲총평
 신형 익스플로러는 오랜 시간 포드를 대표하는 SUV로서 노하우와 장기를 갖추고 새롭게 태어났다. 헤리티지를 계승한 디자인과 쓰임새 높은 배려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었고 라이벌과의 경쟁력을 위해서 다양한 편의 및 안전 품목도 아낌없이 넣었다. 

 검증을 마친 안정적인 에코부스트 엔진은 한결 세련된 형태를 띠고 정숙성과 장거리 크루징 시에 만족을 높이기 위한 각 부품과 기능의 조합도 인상적이다. 네바퀴굴림이 기본이고 다양한 운전 모드도 또 하나의 킬링 포인트다. 경쟁차가 늘어난 상황에서 익스플로러의 위치가 독보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여전히 매력적이고 노려볼만한 가치가 있다는 사실은 변함없다. 포드 익스플로러의 가격은 2.3ℓ 리미티드 기준 5,920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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