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쏘나타는 아빠차? 이젠 오빠차

박성우 입력 2020.06.01 00:04 수정 2020.06.01 06:4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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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나온 파격 변신 8세대 모델
그랜저에 치이고 K5에도 밀려
올여름 더 젊어진 N라인 출시
힘센 터보엔진 얹어 청년에 어필
쏘나타 N라인 프로토타입. [사진 motor1 홈페이지 캡처]
쏘나타 N라인 프로토타입. [사진 motor1 홈페이지 캡처]

국민차·아빠차·패밀리 세단으로 35년간 국내 자동차 시장을 군림해 온 현대자동차의 대표 중형세단 쏘나타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 올해 들어 4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2만4854대에 그쳐 4만8786대가 팔린 그랜저의 절반에 머물렀다. ‘만년 서자’로 불려 온 기아차 K5(3만43대)보다도 덜 팔렸다.

4월 한 달 판매량에선 신형 모델 효과를 본 아반떼(5963대)에도 밀린 5247대에 그쳤다. 지난해까지 쏘나타 판매량의 30% 정도가 택시였던 걸 감안하면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한 실제 판매실적은 수치보다 더 저조한 셈이다.

이는 특정 차종 선호도가 줄어든 게 아니라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변화를 상징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20대 때는 아반떼를 타다가 결혼하면 쏘나타를 타고 중년이 되면 그랜저를 타는 게 공식처럼 돼 있었다”며 “1인 가구와 만혼·비혼이 급증하며 그런 공식은 깨진 지 오래”라고 말했다.

차량 구입 양극화도 원인이다. 큰 차 선호 현상에 소득수준이 높아지며 그랜저가 쏘나타를 대체했고, 쏘나타를 타던 상당수 고객은 입문형 수입차나 BMW5 시리즈나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로 이동하기도 했다.

지난 10년간 쏘나타 판매량.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여기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가 높아지며 여러모로 무난한 쏘나타는 설 자리를 잃었다. BMW·벤츠가 강남에서 흔하다고 ‘강남 쏘나타’라고 하지만 이젠 그런 고유명사까지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그러나 지난해 전체로는 국내에서 현대차 라인업 가운데 쏘나타(9만9503대, 신차 등록 기준)가 두 번째로 많이 팔린 차종이다. 1위는 그랜저(10만3736대)였다. 현대차 측은 “제조사가 의도적으로 특정 차종을 외면할 이유는 없다”며 “쏘나타는 30년 넘게 명맥을 이어 온 ‘헤리티지 밸류(유산적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출시된 8세대 쏘나타는 충격적이라고 할 정도로 예전의 무난한 디자인을 벗어던졌다. 호불호가 갈리지만 쏘나타가 더는 패밀리 세단이 아니라 젊은 층에 어필하는 모델로 탈바꿈했다는 데 이견이 없다. 무엇보다 쏘나타에 적용된 3세대 플랫폼은 세단·SUV 등 다양한 차종에 적용할 수 있고 전장 장비 등 미래 차에 맞는 설계가 이뤄졌다. 쏘나타 판매량 이상의 기술적 의미가 있다는 얘기다.

당장 올여름 준고성능 모델인 쏘나타 N라인이 출시될 예정이다. N은 BMW M이나 벤츠 AMG 같은 현대차의 고성능 라인업이다. 쏘나타 N라인은 패키지 형태로 N옵션을 적용하는 N브랜드 대중화의 선두주자가 될 전망이다. 2.5L 가솔린 터보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290마력, 최대토크 42.8㎏.m의 힘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아빠차’였던 쏘나타가 ‘오빠차’로 거듭나는 것이다. 다소 출력이 부족하단 평가를 받은 2L 가솔린 모델과 1.6L 터보 ‘센슈어스’, 하이브리드에 이어 라인업이 더 넓어졌다.

쏘나타 N라인은 코로나19로 인한 흥행 우려와, 싼타페·투싼 등과의 출시 일정 조정 등을 이유로 출시가 미뤄져 왔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쏘나타가 N라인의 주력 모델이 되는 것도 의미 있겠지만, 국내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는 현대차로서는 쏘나타 판매량이 줄어든다고 중형 세단 세그먼트를 포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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