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확실히 아쉬운 'GV80 3.0 디젤', 과제는?
제네시스 GV80 3.0 디젤을 이달 초 다시 만났다. 제네시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출발점인 GV80 3.0 디젤의 최근 판매량은 처참하다. 가격경쟁력이 뛰어나며 주행성능까지 우수한 2.5터보 모델이 나온 탓도 있지만 3.0 디젤 자체가 높은 평가를 받지 못 하고 있다. 기자는 GV80 3.0 디젤을 타고 서울에서 충주호까지 왕복 350㎞를 주행하며 GV80 3.0 디젤에서 몇 가지 아쉬움을 느꼈다.
시승차는 2997cc 직렬 6기통 DOHC 터보 디젤로 최고출력 278마력, 최대토크 60.0㎏m를 발휘한다. 직렬 6기통은 크랭크샤프트의 2차 진동이 없고 완전 밸런스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파워 추출도 더 좋다.
직렬 6기통 디젤엔진을 탑재한 대표적인 준대형 SUV는 BMW X5이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직렬엔진을 포기하고 병렬엔진으로 전환할 때 BMW는 직렬엔진을 버리지 않고 계속 개발했다. 그 결과 오늘날 BMW 직렬엔진의 정숙성과 회전질감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BMW 직렬엔진 수준의 엔진회전질감을 기대하고 GV80에 오르면 다소 의아해 진다.
아이들링 상태에서 떨림이 많이 느껴지는 편이다. 시승차의 누적주행거리는 1만2540㎞로 새 차라고 해도 무방한 수준이었다. 함께 탄 일반인 동승자 또한 “정차 상태에서 진동이 의식될 만큼 느껴지는 편”이라고 말했다.
주행할 때 엔진회전에 따른 진동은 느껴지지 않았지만 가속할 때 엔진 부하음이 실내로 많이 유입됐다. 다만 주행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노면진동 및 노면소음은 없다. GV80는 최고의 차를 지향하며 정숙성과 부드러운 주행을 위해 노면에서 일어나는 소음진동에 반대 음파를 쏴서 조용한 주행을 돕는 기술을 세계 첫 적용했다. GV80 디젤 연식변경 모델에선 이 기술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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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할 때 느낀 가장 큰 아쉬운 점은 가속성능이다. 차체 무게(2025㎏)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최대토크(60.0㎏m)를 갖췄지만 쏘는 듯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2000rpm으로 100㎞/h로 주행하다가 앞 차를 추월하기 위해 가속페달에 힘을 꾹 줬다. rpm은 순식간에 4000까지 올라갔지만 속도계가 120㎞/h를 찍는데까지는 2초 이상이 소요됐다. 130㎞/h 이상의 영역에서 가속과 감속을 반복하는데 무리는 없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빈번하게 사용하는 속도영역에서 감속 후 가속하는 건 더딘 편이었다.
AWD 사양임에도 불구하고 고속 주행 시 조향 과정에서 전륜의 무게감이 과도하게 가벼워졌다. 스티어링 조향에 따른 불안감이 드러났다. 자칫하다가는 코너링에서 후면부가 돌아가는 언더스티어로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통상 디젤 SUV는 가솔린 SUV보다 풍부한 토크감과 높은 연비를 자랑한다. GV80 3.0 디젤은 파워 측면에서 X5와 GLE, XC90보다 분명 아쉬웠다. 연비는 준수한 편이다. 이날 주행 연비는 10.6㎞/ℓ로 일전에 같은 코스를 달렸던 X5, XC90와 거의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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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준 기자 minjun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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