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지금은 차 살때?"..코로나로 확바뀐 글로벌 자동차업계 신(新) 키워드

이주아 인턴 기자 2020. 5. 2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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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교통 피해 신차 사는 수요 ‘반짝’
건강, 온라인, 젊은층 新 키워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자동차업계가 되살아날 조짐이 보이고 있다. 혹시 모를 바이러스 접촉으로 대중교통을 피하는 대신 자동차를 이용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로 주춤한 자동차 회사들도 매출 회복에 희망이 보이자 판매 전략 키워드를 ‘건강 중심’과 ‘온라인’, ‘젊은층’으로 바꾸고 있다.

20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글로벌 자동차업계에서 코로나로 인해 바뀐 소비자들의 태도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이 같이 전했다. 전 세계 자동차업계는 코로나 대유행 기간 동안 도시 봉쇄로 인한 공장 중단과 공급망 폐쇄, 자동차 이용 감소 등으로 악순환을 겪었다.

◇ 대중 교통 피해 신차 사는 수요 ‘반짝’

보도에 따르면 유럽 내 차량 매출은 지난해 1월~4월 매출과 비교했을 때 올 4월 79.8% 하락해 낮은 매출을 기록했다. 차량 매출 하락은 코로나의 여파도 있지만 최근 몇년간 젊은층이 대중교통이나 승차 공유 서비스를 주로 이용해 개인 자가용의 매력이 줄어든 탓도 있다.

그러나 코로나로 오히려 대중교통이나 승차 공유 서비스를 꺼리게 되면서 신차 매출이 급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중국이 4월 중순 봉쇄령을 해제하자 도로교통 체증이 봉쇄령 전 상황의 90%로 회복했지만 지하철 이용은 50%에 머물렀다.

4월 중국 전체 자동차 시장의 매출은 1년 전보다 4.4% 더 높았고 볼보의 경우 중국 매출은 전년도 대비 20% 올랐다.

이는 중국에만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도 5월 초 봉쇄령을 해제하면서 "대중교통을 최대한 피하라"라고 말했다. 같은날 영국 온라인 차량 판매 사이트 ‘오토 트레이더’는 100만 조회수 이상을 기록을 했다. 이는 3월 봉쇄령이 내려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미국 차량 대리점 재고량을 알려주는 사이트 ‘카스’가 주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3000명 중 20%가 ‘코로나 때문에 차를 사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43%는 ‘대중 교통을 더는 이용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또 실제로 미국에서 올 3월 15일~21일 동안 ‘현재 차를 사기에 적절한 시기인가요’라는 질문을 검색한 수치가 전년보다 7배나 더 높았다.

하칸 사무엘슨 볼보 최고경영자(CEO)는 "‘보복 소비’라고 부를 수 있는 움직임이 보인다"며 "집에 가만히 앉아 있는 것에 지쳐 밖으로 나가 소비를 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 건강, 온라인, 젊은층 新 키워드

소비자들이 코로나로 건강에 주목하면서 자동차 업계의 투자⋅판매 전략도 변하고 있다. 자동차 회사들은 소비자들에게 강력한 엔진이나 승차감을 어필하기보다 대중교통에 대한 우려를 극대화하는 마케팅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폭스바겐은 독일 신문 광고에 마스크를 낀 준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티구안’을 소개했다. 사진 밑에는 굵은 글씨로 ‘안전이 먼저’라고 적었다.

포드 중국 본사도 봉쇄령 기간 동안 차체의 공기청정 기술을 다시 설계했다. 업그레이드 된 공기청정기는 바이러스 방지보다는 미세먼지 등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지만 포드 중국 딜러에 따르면 업그레이드된 4만 대의 차가 순식간에 팔렸다.

대리점에 가서 딜러를 통해 구매하는 기존 방식도 온라인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 대면 접촉이 어려운 현 상황에서 딜러들은 화상통화를 이용해 차량을 소개한다

혼다 딜러 총괄본부장 브라이언 벤스톡은 "지난해 온라인 거래는 전체 매출의 7%를 차지했지만 현재는 거의 100%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고 했다.

전과 다르게 자동차 회사의 주요 소비자층도 20대와 30대 중반의 젊은층으로 바꿔야할 수도 있다. 자동차 컨설턴트 마르쿠스 윈클러는 "젊은 층의 35%가 차를 사겠다고 나섰다"며 "차를 사지 않겠다는 추세를 역전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윈클러는 "25~35세의 거의 80%가 차를 한 번도 소유한 적이 없기 때문에 복잡한 지식을 바탕으로 한 전통적인 홍보 문구가 반드시 먹히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존의 마케팅 전략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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