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안 움직여요"·"핸들이 안 돌아가요"..초기 결함 잇따르는 제네시스

양민철 2020. 5. 16.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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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말 출시된 현대자동차의 대표 세단 브랜드 '제네시스'의 3세대 G80 모델은, 한 달만에 판매량 1만 대를 넘기면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코로나 19 여파로 소비가 위축된 상황임을 감안할 때 이런 판매량은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가 많은데요, 그런데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들 중 일부가 벌써부터 '차에 결함이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과연 어떤 문제일까요?

"차가 안 움직여요"...출고 일주일 만에 운전 불가?

수도권에 거주하는 A 씨는 지난달 24일 신형 제네시스 G80을 출고하고 일주일여 만인 지난 1일에 문제를 겪었습니다. 운전하려고 시동을 켰지만 어떠한 조작도 할 수 없었던 겁니다. 계기판에는 '브레이크 시스템 점검 중'이라는 메시지가 나타났고, 비상등까지 작동하지 않으면서 차를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A 씨가 당시 상황을 촬영해 차량 관련 컨텐츠를 다루는 유명 유투버와 커뮤니티 등을 통해 공개하면서 제네시스 운전자들 사이에서 큰 논란이 일었습니다.

그나마 실제 주행 상황이 아닌 운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어서 사고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주행 중 이런 일이 생겼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일이었습니다.

"핸들이 안 돌아가요"...엔진 진동·차량 방전까지

소비자들이 제기한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또 다른 제보자 B 씨는 지난달 25일 G80 사륜구동 가솔린 차량을 출고했는데, 이후 3, 4일 간은 이상이 없다가 지난달 말부터 시동을 켠 뒤 핸들이 돌아가지 않는 '잠김 현상'을 겪었다고 합니다. 시동을 걸고 나면 차체가 심하게 떨리면서 진동이 생기고, 그러면서 핸들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비슷한 핸들 잠김 현상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의 사례는 제네시스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커뮤니티에는 이 외에도 차량 방전, 과도한 엔진음 등 갖가지 결함을 지적하는 운전자들의 글이 벌써 백여 건이나 올라와 있습니다.

현대차, "중앙 제어 장치 부품 불량·작업자 실수 등 추정...현재 원인 파악"

출시 두 달도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잇따르는 결함 논란에 현대자동차가 해명에 나섰습니다.

먼저 시동을 걸어도 브레이크와 엔진 등 각종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자동차가 아예 움직이지 않게 된 A 씨의 경우에 대해선, "중앙 제어 장치인 ICU 부품의 불량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사례는 현재 제기되고 있는 결함 중에선 흔치 않은 경우기 때문에 A 씨의 차량을 입고해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핸들 잠김 현상에 대해서는 작업자의 실수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현대차 측은 "G80 차량에 연료 주입을 담당하는 '인젝터'라는 부품이 있는데, 차를 만들 때 조립 과정에서 작업자의 부주의로 일부 부품에 찍힘 현상이 생긴 것 같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인젝터 부품이 찍히면서 틈이 생기고, 그 틈으로 정상 부품일 때보다 많은 양의 연료가 주입되면서 제대로 시동이 걸리지 않게 됐다는 겁니다. 시동이 제대로 걸리지 않은 만큼 핸들이 풀리지 않아 운전자가 '핸들 잠김' 현상을 느끼게 됐다는 해명입니다.

하지만 현대차 측은 현재 제기되고 있는 핸들 잠김 현상의 원인 중 일부는 작업자의 실수로 추정된다면서도, 그 외 나머지 원인을 묻는 질문에는 "아직 파악 중이다"라고만 해명했습니다.

이어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 제기되는 고객들의 불만 사항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고, 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운전자들에게 있어 차량 결함은 단순한 제품 결함에 그치는 일이 아니라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일인 만큼, 단순히 고객 불만에 대해 인지하는 차원을 넘어 즉각적인 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양민철 기자 (manofstee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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