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선방한 현대차그룹, GM 추월 '세계 4위' 질주

박진형 입력 2020. 5. 14. 17:01 수정 2020. 5. 14.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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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에 153만4000대 팔아
분기별 판매량에서 처음 앞서
북미·러·인도 등 성장세 이어가
中서 점유율 회복 '굳히기' 필요
게티이미지뱅크

현대자동차그룹이 제너럴모터스(GM)를 꺾고 세계 자동차 판매량 4위에 올랐다.

코로나19에도 판매 감소를 최소화하며 상대적으로 장기 셧다운에 빠진 GM을 밀어냈다. 현대차그룹이 GM 분기별 판매량을 앞지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이 연간 실적까지 GM을 앞지를 공산도 커졌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과 생산 차질에 대체로 잘 대응한 결과다.

14일 전자신문이 글로벌 주요 자동차 업체의 올 1분기 판매 실적을 종합한 결과 현대차그룹 판매량은 153만4000대로 145만6000대를 기록한 GM을 7만8000대 격차로 따돌렸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0년 포드를 제치고 세계 판매량 5위로 올라섰지만 그동안 GM을 넘어서진 못했다. GM은 토요타, 폭스바겐, 닛산-르노-미쓰비시연합에 이어 4위를 지켜 왔다.

그러나 올해 1분기에 GM 판매량이 급락하면서 순위가 역전됐다. 지난해 1분기 187만8000대를 판매한 GM은 올해 22.4% 하락한 성적을 거뒀다. 현대자동차(-11.6%), 기아자동차(-7.2%) 낙폭보다 약 10%포인트(P) 크다.

현대차그룹이 4위를 차지한 건 1분기에 코로나19가 심각하던 중국 시장 영향도 적지 않다.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다. 업계는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현지 자동차 수요가 반토막났다.

GM의 중국 판매량은 46만1716대로 전년 동기 대비 35만2257대(43.3%) 줄었다. 합작사 브랜드 바오쥔(寶駿), 우링(五菱) 등을 포함한 수치다. 유럽에서 철수한 GM은 중국 판매 비중이 북미 다음으로 크다. 반면에 현대차그룹 중국 판매량은 같은 기간 11만대 감소에 그쳤다. 감소율은 50%를 웃돌았지만 시장 점유율이 낮아 절댓값이 적었다.

현대차그룹은 북미 등 일부 지역에서 오히려 판매량을 늘렸다. 현대차는 북미에서 23만3000대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17.2% 성장했다. 러시아에서도 2000대를 더 팔았다. 기아차는 북미에서 1000대, 인도에서 3만4000대를 전년 동기 대비 더 팔았다.

현대차그룹과 GM의 올해 연간 판매량 순위는 코로나19 경과와 대응 전략에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1분기에 중국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여파가 2분기에는 미국, 유럽 등지로 확대됐다. 공장 가동을 재개해 줄어든 재고를 보충하고 소비를 촉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은 멈춰선 각국 공장 가동을 대부분 재개했다. 기존처럼 3교대로 돌아가고 있진 않지만 수요에 따라 가동률은 조정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GM은 18일부터 공장 가동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이 4위를 굳히려면 중국 시장 점유율을 회복해야 한다. 중국 수요가 회복되면 GM 판매량이 반등, 현대차그룹이 5위로 다시 밀려날 수도 있다.

1분기에 판매량이 가장 많은 회사는 토요타다. 토요타는 231만7000대를 팔아 200만6000대를 기록한 폭스바겐은 앞질렀다. 토요타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지만 폭스바겐이 23% 급락하면서 순위가 바뀌었다.

이르면 올해 말 합병이 예정된 푸조시트로엥-피아트크라이슬러(PSA-FCA)는 144만5000대를 기록, 현대차그룹과 GM의 판매량을 밑돌았다. 현대차그룹이 5위 아래로 밀려날 가능성은 줄어들었다.

실적 발표 전인 미쓰비시를 제외한 닛산-르노-미쓰비시연합 판매량은 165만3000대로 전년 대비 27.3% 감소했지만 3위 수성은 확정했다. 미쓰비시모터스는 19일 실적을 발표한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와 유럽 수요 감소로 2분기에는 모든 글로벌 자동차의 업체별 실적이 급락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코로나19를 대체로 잘 막아낸 한국에서 안정된 공장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1분기 완성차 판매량

* 실적 발표하지 않은 미쓰비시 수치 미포함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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