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무대를 가리지 않은 픽업트럭의 아이콘, '쉐보레 콜로라도'

모클팀 입력 2020. 4. 29.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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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주행에 나선 쉐보레 콜로라도는 여전히 만족스러웠다.

쉐보레 콜로라도가 데뷔하고 난 후 제법 많은 시간이 흘렀다.

모두 아는 것처럼 쉐보레 콜로라도는 100% 미국 생산 후 국내에 수입되어 판매되는 차량인 만큼, 그리고 그 동안 국내 시장에서 만났던 차량들과 달리 ‘완전한 미국형 차량’인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지는 못하는 게 사실이지만 어느새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게 된 상황이다.

데뷔 당시 시승을 하며 100% 동감은 하지 못했지만 ‘전형적인 미국 감성’에 쉐보레 콜로라도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던 기억이 있다. 이제는 데뷔 이후 시간이 흐른 지금, 쉐보레 콜로라도를 다시 한 번 만나 시승을 하게 되었다.

대한민국을 생각하지 않았던, 완전한 미국식 픽업 트럭은 대한민국이라는 무대에서 어떤 매력과 가치를 품고 있을까?

국내 시장에서는 앞서 데뷔했던 쌍용 렉스턴 스포츠 및 렉스턴 스포츠 칸 등과 비교되는 것이 사실이나, 본토라 할 수 있는 ‘미국 시장’에서는 미드-사이즈 트럭으로 분류되어 GMC 캐년(GMC Canyon), 포드 레인저, 램 1500 등과 시장 경쟁을 하는 차량이다.

국내 시장의 시선으로는 5,414mm에 이르는 긴 전장으로 인해 북미에서 불리우는 ‘미드-사이즈 트럭’이라는 명칭이 어색한 것이 사실이며, 전폭과 전고는 각각 1,885mm와 1,830mm에 이른다. 참고로 휠베이스는 3,258mm에 이르며 공차중량 또한 2,035kg인데 체격에 비해 제법 가볍게 느껴진다.

대담하게 그려진 쉐보레의 얼굴

쉐보레 콜로라도는 ‘미국식 픽업트럭’이 무엇인지 가장 효과적이고, 또 대담하게, 그리고 쉐보레 브랜드의 일원임을 명확히 제시한다. 제법 긴 보닛 라인과 안정적인 비례를 연출하는 크루캡, 그리고 데크가 이어지며 균형감 있으면서도 ‘그래도 국내 시장이 포용할 수 있는’ 픽업트럭의 체격을 연출한다.

디자인에 있어서도 이러한 고집, 혹은 대담함이 이어진다. 시선을 집중시키는 두툼한 크롬 라인 위에 큼직하게 그려진 프론트 그릴과 디자인보다는 직관적인 기능성에 집중하는 큼직한 헤드라이트, 바디킷 등이 이어지며 픽업트럭의 지향점을 제시한다.

옵션 사양에 치중하고, 또 그에 가치를 느끼던 사람이라면 옵션이 부실하다며 혹평을 이어나가겠지만 되려 본연에 집중하며 클래식하게 연출된 그 모습이 제법 멋스럽게 보이기도 할 것이다. 혹 그런 사람이라면 콜로라도를 택할 수 있는 첫 발을 내딛게 될 것이다.

측면에서는 그 동안 한국에서 자생하고 이어져 오던 ‘한국형 픽업트럭’과는 사뭇 다른 이미지를 자아내는 균형감을 마주하게 된다. 보닛과 루프 그리고 데크의 길이는 물론 높이 차이에서의 안정감이 연출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옵션으로 제공되는 ‘무식할 정도’로 단단해 보이는 사이드 스텝과 휠, 및 올 터레인 타이어가 콜로라도의 성격을 정의하는 것 같다.

후면에서는 전통적이면서도 보편적인 픽업트럭의 디자인이 고스란히 이어진다. 깔끔하게 다듬어진 테일 게이트와 발판을 마련한 리어 범퍼, 그리고 3.2톤의 견인력을 자랑하는 트레일링 시스템이 더해져 차량의 성격과 지향점을 드러낸다. 참고로 끝부분에서 측면으로 꺾어낸 머플러 팁은 험로에서의 머플러 팁 손상을 방지하는 기능적 효과를 기대하게 한다.

기능에 집중한 쉐보레 콜로라도

쉐보레 콜로라도에게는 꼬리표가 하나 달려 있다. 엔트리, 그리고 대중적인 픽업트럭이기 때문에 국내 시장의 소비자들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실내 공간의 구성과 디테일, 그리고 고급스러움 등에서 절대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쉐보레 콜로라도의 대시보드 및 센터페시아 등은 우레탄과 플라스틱으로 채워져 고급스러움과는 거리가 먼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깔끔하게 다듬어진 센터페시아의 컨트롤 패널을 통해 다양한 기능을 다룰 수 있고, 마이링크도 사용성이 개선된 만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경쟁력도 준수한 상황이다.

스티어링 휠이나 계기판이 다소 투박하게 느껴지지만 사실 차량의 특성에 맞는 형태와 구조를 갖췄으며, 트레일러 패키지가 장착될 경우에는 카라반이나 트레일러 등의 체결 및 조작 등을 돕는 다양한 기능이 더해져 만족감을 한층 높이는 모습이다.

공간의 구성에는 특별하고, 또 준수한 모습이다. 그 동안 국산 차량에서 경험했던 픽업트럭 등의 시트 및 공간 구성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시트의 고급스러움이나 디테일은 아쉬운 것이 사실이지만 픽업트럭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승용형 SUV, 혹은 시트 포지션이 높은 세단 차량을 떠올릴 만큼의 드라이빙 포지션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한 1열 공간이 있기 때문이다.

2열 공간은 시트의 형태나 착좌감, 디테일 등이 수준 높은 건 아니지만 일상적인 주행을 수용할 수 있게 개발되었으며, 레그룸은 1열 탑승자에 따라 사뭇 다르게 느껴지는 구성이었다. 이와 함께 2열 헤드레스트 사이에 적재 공간과 통하는 슬라이딩 글래스, 2열 시트 하단의 작은 수납 공간 등을 마련해 기능성을 강조했다.

쉐보레 콜로라도의 제원 상 적재 공간은 1,170L로 렉스턴 스포츠 보다는 넉넉한 편이지만 1,286L에 이르는 렉스턴 스포츠 칸에 비하면 다소 작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적재 공간의 깊이는 깊게 구성하고, 오염 및 훼손에 탁월한 표면처리가 더해진 만큼 기능적인 만족감이 상당하다. 이와 함께 근력이 부족한 사람이 조작하기에 편한 소프트 오프닝 테일게이트 및 체결 고리 등의 기본 적용 등도 매력적이다.

GM의 무기, V6의 심장

흔히 GM, 즉 미국 브랜드인 쉐보레나 캐딜락 등을 떠올리면 V8 엔진이 먼저 떠오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GM에게 있어 가장 강력한 무기 중 하나는 V8 엔진보다 더 많은 차량에 적용되며 소비자의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었던 V6 엔진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쉐보레 콜로라도의 보닛 아래에도 이러한 V6 엔진이 자리한다. GM 최신의 엔진 기술 및 액티브 퓨얼 매니지먼트 등을 탑재한 V6 3.6L 가솔린 엔진으로 최고 출력 312마력과 38kg.m에 이르는 풍부한 토크를 발산하며 신뢰도 높은 8단 자동 변속기를 조합했다.

여기에 익스트림 4WD 사양부터는 우수한 조율 능력을 갖춘 오토트랙TM 액티브 4X4 시스템을 조합했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쉐보레 콜로라도는 2톤이 넘는 픽업트럭 임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만족스러운 8.3km/L의 복합 연비(도심 7.1km/L 고속 9.8km/L)를 갖췄다.

무대를 가리지 않는 픽업트럭, 쉐보레 콜로라도

쉐보레 콜로라도와의 주행을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기면 앞서 설명한 ‘안정적인 드라이빙 포지션’을 느끼게 된다. 기존의 픽업트럭과는 완전히 다른 드라이빙 포지션이 충분히 긍정적으로 생각되며 만족스러운 시야가 주행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게 된다.

다만 픽업트럭의 보수적인 태도는 아쉽게 느껴진다. 키를 돌려 시동을 거는 것이 가장 큰 예시라 할 수 있다. 오랜만에 마주한 클래식한 방법으로 시동을 건 직후에는 V6 가솔린 엔진의 부드러움이 돋보인다. 아무리 픽업트럭을 위해 새롭게 조율했다고 하더라도 가솔린 엔진 고유의 정숙성은 명확한 큰 강점일 것이다.

2톤이 넘는 무게지만 주행에 있어서는 거침이 없다. 쉐보레 트럭 및 SUV 등을 위해 조율된 V6 엔진은 저회전 영역에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토크를 제시하며 만족스러운 발진 가속 성능을 구현하며, 넉넉한 배기량의 가솔린 엔진은 발진 이후 요구되는 가속 상황이나 고속 주행 상황에서 거침 없는 모습을 이어간다.

올 터레인 타이어 특유의 투박한 느낌이 전해지는 편이지만 깔끔하게 다듬어진 포장도로 위에서 쉐보레 콜로라도는 시원스럽고, 또 여유롭게 주행을 펼쳐가며 운전자 및 탑승자의 만족감을 높이는 모습이다.

여기에 V6 엔진과 합을 이루는 8단 변속기도 만족스럽다. 변속기는 부드럽고 만족스러운 속도의 변속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최적의 출력 전달 능력을 선사한다. 패들 시프트가 없지만 따로 수동 변속을 할 필요가 없어 불만도 생기지 않는다.

특히 포장도로에서 인상적인 점은 바로 하체의 셋업에 있다. 픽업트럭 고유의 리프 스프링 구조의 서스펜션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노면에서의 발생하는 충격을 무척이나 능숙하게 다듬는 점에 있었다. 디자인 형태로 인해 풍절음 및 소음 유입이 큰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여느 SUV 등과 비교를 하더라도 크게 뒤쳐지는 모습이 없는 승차감을 제시한다는 것이 분명 ‘미국식 픽업트럭’의 가치를 확실히 제시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러한 안정적인 모습은 포장되지 않은 도로 위에서도 인상적이다.

쉐보레 콜로라도는 프레임 차체의 강인함, 그리고 GM이 요구하는 엄격한 기술 규정 아래 ‘무대를 가리지 않는 안정감’을 제시한다. 실제 비가 내려 미끄러운 진흙길에서도 쉐보래 콜로라도는 오토트랙 액티브 4X4 시스템을 기반으로 ‘거침 없는’ 안정적인 트랙션 전달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 만족스러운 주행 성능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노면 상태가 불안한 상황에서도 높은 지상고와 올 터레인 타이어 등이 존재감을 명확히 제시하며 운전자가 하고자 하는 대로 움직이며 ‘쉐보레 콜로라도의 무대를 가리지 않는’ 가치와 매력을 한껏 누릴 수 있도록 했다.

게다가 이러한 길을 달리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안정감과 편안함은 콜로라도의 가치에 방점을 찍는다. 노면의 급격한 변화와 불규칙한 구조에서 전달되는 충격은 강인한 차체와 농익은 하체 셋업으로 안정적인 주행을 이어가고, 또 탑승자에게는 기대 이상의 편안함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주행을 하는 내내 불안감, 혹은 불편함은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좋은점:

강력한 차체, 매력적인 V6의 심장, 그리고 경험으로 빚어낸 완성도 높은 주행 가치

아쉬운점:

디테일과 고급스러운 감성의 부재

기본으로 완성된 픽업트럭, 쉐보레 콜로라도

쉐보레 콜로라도는 말 그대로 기본기로 완성되고, 또 가치를 제시하는 차량이다. 시각적인 그리고 감성적인 매력을 찾기에는 투박하고 또 단조롭게 보이는 건 사실이지만 막상 모든 주행을 마치고 난 후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선사하는 매력에 미소를 짓게 되는 것 같았다. 이런 매력이 만족스러운 이들에게는 쉐보레 콜로라도는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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