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허리띠 졸라맨다지만..쌍용차의 진짜 문제는 '車경쟁력'

CBS노컷뉴스 송영훈 기자 입력 2020.04.07 05:3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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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힌드라 투자 취소에 쌍용차 '허리띠 더 졸라매자'
이미 지난해 임원 축소, 노동자 임금반납 등 자구책
진짜 문제는 車경쟁력..티볼리 이후 흥행작 없어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도 없어
"경쟁력 부족, 판매부진에 회사가 취할 카드도 별로 없어"
(그래픽=고경민 기자)
쌍용자동차가 대주주 인도 마힌드라 그룹의 '신규 투자 거부' 결정에 "차질 없이 경영쇄신 작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다만 쌍용차의 경영쇄신 작업은 이미 지난해부터 이뤄지고 있던 사안이다. 노사 모두 임금 삭감에 동의하고 각종 복지혜택을 축소하는 등 강도 높은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쌍용차의 진짜 문제로 '경쟁력 있는 차량 부재'를 꼽는다. 소형 SUV 티볼리 이후 신차 흥행이 끊겼고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라인업도 빈약하다는 것이다.

◇ 마힌드라의 투자 취소에 쌍용차 "허리띠 더 졸라맨다"

7일, 쌍용차 대주주 인도 마힌드라의 '특별 이사회' 내용을 살펴보면 마힌드라는 쌍용차에 투입하려 했던 2300억 원의 신규 자금 지원책을 철회했다. 해당 특별 이사회는 지난 3일, 인도 뭄바이에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마힌드라는 "이사회는 오랜 심의 끝에 현재 현금 흐름과 예상 현금 흐름을 고려해 '마힌드라가 쌍용차에 신규 자본을 투입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쌍용차에 자금을 마련할 대안을 찾을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마힌드라 회장.(사진=황진환 기자)

쌍용차 스스로 자금 조달 방안을 찾아보라는 것이다. 실제 이사회가 결정한 지원 내용에도 ▲ 쌍용차 경영진의 새 투자자 모색 지원 방안이 포함됐다.

마힌드라는 "쌍용차에 자금 마련 대안을 찾을 것을 권고했고 쌍용차가 대안을 모색하는 동안 사업 운영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향후 3개월간 최대 400억 원의 일회성 특별 자금을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하도록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대주주의 투자 취소 결정에 쌍용차는 일단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겠다는 입장만 내놓았다.

쌍용차는 이미 지난해부터 경영 쇄신 등 자구안을 진행해왔다. 임원 20% 축소를 시작으로 임원 급여 삭감, 노동자 상여금 반납, 노동자 복지혜택 축소 등을 진행했다. 의료비, 학자금 지원 축소 등 22개 복지 혜택을 없애거나 중단했다.

다만, 이렇게 마련한 금액은 1000억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가 '3년 내 경영정상화'를 목표로 필요하다고 판단한 돈은 5000억 원이다. 이중 마힌드라가 2300억 원을 부담할 계획이었지만 이마저도 취소된 상황이다. 여기에다 쌍용차는 올해 7월, KDB산업은행에 단기차입금 900억 원도 갚아야 한다.

온갖 악재 속에 쌍용차는 부산물류센터 등 비(非)핵심자산도 매각하는 등 추가적으로 자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쌍용차의 누적적자는 약 4100억 원으로 추산된다. 2016년 영업이익을 낸 이후 줄곧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 티볼리 이후 車가 없다…'SUV 명가 어디 갔나'

쌍용차 노사가 계속해 추가 자구안을 내놓는 등 경영쇄신에 나서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쌍용차의 진짜 문제로 '상품 경쟁력'을 꼽는다.

지난 2015년 출시돼 쌍용차는 물론 한국 자동차 시장에 소형SUV 돌풍을 이끈 '티볼리' 이후 흥행작이 없다. 티볼리는 글로벌 판매량도 누적 30만 대가 넘는 등 흥행에 성공했지만 바통을 이어받을 모델이 수년간 나오지 않고 있다.
티볼리는 2010년 마힌드라와의 인수합병(M&A) 이후 쌍용차가 처음 선보인 신차로 42개월의 연구개발 기간, 3천500억원이 투입돼 완성됐다.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소형SUV 돌풍을 일으킨 주역이지만 쌍용차는 티볼리 이후 흥행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사진=쌍용자동차)

대규모 연구개발비가 투입된 5세대 '코란도'는 사실상 흥행에 실패했다. 지난해 2월 출시된 코란도의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은 2만 1000대 수준으로 당초 회사가 세운 1년 목표 판매량 3만 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경쟁 차종인 현대자동차 투싼과 기아자동차 스포티지에도 판매량이 밀린다.

'SUV 열풍'에 힘입어 경쟁사들이 SUV 신차를 쏟아낼 동안 쌍용차는 상품성 개선 모델만 내놓을 뿐 이렇다 할 신차를 내놓지 못했다. 티볼리의 상품성 개선 모델인 '베리 뉴 티볼리', '리스펙 티볼리' 등이 출시됐고 코란도도 '리스펙 코란도'로 상품성 개선이 이뤄졌지만 같은 기간 경쟁사는 SUV 신차를 쏟아냈다.

결국 SUV 명가로 불린 쌍용차에 정작 경쟁력 있는 SUV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이호근 교수는 "티볼리가 흥행을 거뒀지만 이후 소형 SUV 시장에서 경쟁 모델이 출시되면서 그 효과가 크게 줄었다"며 "쌍용차가 틈새 시장을 갖고 있는 회사도 아니어서 SUV 명가라는 타이틀이 무색해졌다"고 평가했다.

친환경차 부족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이 교수는 "미래산업 면으로 봐도 쌍용차는 친환경차 라인업이 없다"며 "친환경차 판매 의무제도와 같은 환경 규제에 대한 비용부담이 늘어나고 동시에 내수, 수출 모두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경쟁력 부재로 판매 부진이 계속될 경우 쌍용차가 경영난 타개를 위해 취할 수 있는 선택지는 자연스레 줄어들게 된다. 이 교수는 "판매가 이뤄지지 않아 매출이 줄어들고 있지만 이에 대한 묘책이 없는 상황"이라며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쓸 수 있는 카드가 임금삭감, 구조조정 정도라는 것이 더욱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도 "쌍용차가 투자를 받아 3~4년 내 신차를 내더라도 '다른 완성차 업체의 가성비 좋은 모델과 경쟁할 수 있는 차가 나오느냐'도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쌍용차가 현재 할 수 있는 방안은 마힌드라의 400억 원 지원금과 자체 긴축정책을 통한 자금 마련 정도밖에 없어 중장기적으로 위기상황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CBS노컷뉴스 송영훈 기자] 0hoo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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