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내 아이와 함께 타고 싶은 기아차 4세대 쏘렌토

2020. 3. 31.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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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리기 성능은 기본,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옵션
 -2열 독립 좌석, 공기 청정모드, 기아 페이 등 상품성 개선

 15년 전만 하더라도 휴대폰 성능은 통화품질에 의해 결정됐다. 외진 산골 또는 도서 지역에서 얼마나 잘 터지는 지가 성능을 가늠하는 기준이었다. 그러나 최근 휴대폰을 살 때 통화품질을 따지는 사람은 거의 없다. 통화품질은 기본이고 그 밖의 기능이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지금의 휴대폰은 전화뿐 아니라 컴퓨터, 악기, 심지어는 의료기기까지 대체한다. 단순히 '휴대' 가능한 전화가 아니라 '똑똑하다'는 뜻을 담아 스마트폰이라 불린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초창기 자동차는 목적지까지 얼마나 빨리 이동 가능한가에 목적을 두고 개발했다. 걷는 것보다는 말을 타는 게, 말보다는 바퀴를 굴리는 편이 그리고 동력원으로 사람보다는 내연기관을 사용하는 방법이 더욱 신속한 이동을 가능케 했다. 하지만 인간은 단순히 빠르게 달리는 데 만족하지 않았다. 이후 더 안전하게, 더 효율적으로, 더 환경적으로 이동하는 법을 고안해냈다. 그리고 이제는 어떻게 하면 더 편하고 쾌적하게 움직일 수 있을 지에 초점을 맞춰 발전하고 있다.
 

 쏘렌토는 기아차의 중형 SUV이면서 패밀리카를 타깃으로 한 플래그십을 담당한다. 상위에 대형 SUV 모하비가 있지만 판매대수로 보나, 상품성으로 보나 쏘렌토는 대형 SUV에 준하는 가치를 지녔다. 그 정도로 기아차의 각종 노하우와 기술력, 자신감을 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완전변경을 거친 쏘렌토는 대한민국의 가족들을 어떻게 하면 안전하고 편하고 쾌적하게 이동시킬 수 있는가에 집중했다. 한결 스마트해진 4세대 쏘렌토를 시승했다.

 ▲스타일
 더 커졌다. 3세대와 비교해 길이와 너비가 각각 10㎜, 높이가 15㎜, 휠베이스가 35㎜ 늘었다. 기존에 없던 2+2+2의 3열 6인 시트도 마련했다. 6인승은 특히 2열이 독립좌석이어서 거주성이 한결 좋아졌다. 1열과 2열을 여유롭게 쓰더라도 3열에 2명이 충분히 앉을 공간은 나온다. 물론 3열은 시트도 딱딱하고 쾌적한 환경은 아니다. 3열까지 타면 트렁크에 짐을 실을 공간도 거의 없다. 다만 기존에 '없느니만 못했던' 7인승의 3열과는 다르다. 3열까지 컵홀더와 공조계, USB 충전포트 등을 준비했다. 신장 160cm 이하 탑승자에게 권할 만하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기아차 기조를 따랐다. 전면은 셀토스를, 후면은 텔루라이드를 많이 닮았다. 앞모양은 그릴과 LED 헤드 램프를 하나로 연결해 타이거 노즈를 강조했다. 강인하면서도 우람한 인상이다. 후면은 세로 형태의 버티컬 타입 LED 리어 램프와 가로로 길게 적힌 레터링 엠블럼이 잘 어울린다. 측면은 별다른 기교가 없어 무난한 인상이다.

 실내는 다양한 소재와 질감을 통해 단조로움을 피했다. 차체만큼이나 큰 운전대는 살짝 부담스럽지만 손에 감기는 그립감이다. 기어레버는 다이얼 타입이다. 주차는 P 버튼을 누르고 나머지는 다이얼을 하나씩 돌리면 된다. 계기판과 디스플레이창은 각각 12.3인치와 10.25인치 화면이다. 선명하고 또렷해 시인성이 좋다. 내비게이션 등 자동차의 각종 정보를 표시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선명하고 직관적이다.

 시트는 퀼팅 나파가죽으로 적당히 푹신하면서 몸을 감싼다. 운전석에서 손에 닿는 버튼 곳곳의 촉감이 만족스럽다. 센터페시아와 센터터널에는 USB 포트와 컵홀더를 넉넉히 마련했다. 앞좌석 도어트림에는 테이크아웃 커피 등을 둘 공간이 없지만 2열 도어트림과 3열 창문 아래는 컵홀더가 있다.




 ▲성능
 시승차는 새로운 3세대 플랫폼에 2.2ℓ 디젤과 8단 습식 DCT, 4륜구동을 조합했다.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m의 힘을 발휘하며, 복합효율은 13.0㎞/ℓ(20인치, 6인승 기준)이다.

 시동을 걸자 디젤 엔진의 잔진동이 느껴진다. 첫 움직임은 경쾌하고 산뜻하다. 저속에서 운전대가 예상보다 단단하다. 상대적으로 구형은 가벼웠던 것 같은데 살짝 달라진 느낌이다. 단단함은 고속에서의 안정감으로 이어진다. 운전이 어렵다는 뜻이 아니라 기분좋은 묵직함이다. 속도를 올릴수록 안정감을 더한다. 조향감도 개선됐다. 큼직한 운전대가 이리저리 돌아가는 대로 차가 방향을 튼다. 아주 민첩하진 않지만 예측 가능한 수준에서 움직인다.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가속도가 붙는다. 순간적으로 치고나가는 디젤 엔진 특유의 파워보다는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빠르게 속도 게이지가 오른다. 체감 이상의 속도를 뽑아낸다. 안정감이 있어서인지 실제 속도가 체감보다 훨씬 높다. 풍절음이 거의 없는 것도 체감속도를 낮추는 데 한 몫한다. 오히려 풍절음을 너무 잘 잡아 노면이나 엔진 소음이 상대적으로 크게 들린다. 시속 100㎞ 이상으로 달려도 오디오 볼륨이 10 내외면 충분하다. 진동보다는 소음 제어가 뛰어나다. 






 고속도로를 달리면 잠시 한눈을 팔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주행보조 시스템들이 개입한다.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을 작동시키면 내비게이션 고속도로 제한속도에 따라 속도를 조절한다. 앞차와의 간격은 총 4단계로 구분되는데 1단계 당 5m 내외로 보인다. 차선을 바꾸기 위해 방향지시등을 켜면 계기판에 카메라로 뒤쪽 옆차선이 표시된다. 차선을 스스로 변경하는 수준의 주행보조는 아니지만 유용한 기능하다. 차선 유지 및 보조는 15초 정도 시행된다. 1단계 경보에도 운전대를 잡지 않으면 2단계 경보가 이어지고 이후 시스템을 차단한다. 차선유지 기능은 코너링도 유유히 할 수 있는 수준이다. 뒷좌석 카시트에 앉은 아이가 울면 잠시 뒤를 돌아볼 정도의 시간은 벌 수 있다. 
 
 실제 어린 아이를 둔 부모들이 탐낼 만한 장치들이 곳곳에 있다. 요즘같은 시기에 공기청정 기능은 특히 유용하다. 기아차는 시승차 안에 실내 공기질 측정기를 비치해 쏘렌토 공기청정 시스템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주행중 창문을 여니 공기질 측정기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으로 변했다. 이내 창문을 닫고 공기청정 모드를 작동하니 수분 내 차내 공기는 '좋음' 수준을 회복했다. 굳이 켜고 끌 필요없이 상시 모드를 선택해 놓으면 공기질에 따라 자동으로 반응한다.

 카카오i와 협업한 음성인식 기술은 운전자 대신 아이돌보미 역할을 톡톡히 한다. 공기청정 모드를 작동하거나 뒷좌석 창문을 여닫고 시트의 열선과 통풍도 제어할 수 있다. 아이가 좋아하는 라디오나 노래를 트는 것도 가능하다. 전화, 내비게이션, 뉴스 안내 등의 기능은 기본이다. 인식률도 꽤 높다. 

 주차 후에도 안전은 계속된다. 좁은 공간에서 스마트 키로 전후진이 가능한 주차보조 기능은 장애물을 인식하면 자동으로 차를 세운다. 혹시 모를 장애물이나 사람과의 충돌을 방지함으로써 마지막까지 안전을 책임진다. 다만 제동력은 살짝 아쉽다. 가속력이나 고속주행능력에 비해서 그렇다. 속도를 줄이려면 어느 정도 여유를 두고 페달을 밟는 게 좋겠다.

 이 밖에 시승중에는 경험하지 못했지만 신차는 다중충돌방지 자동제동 시스템(MCB), 기아페이, 리모트 360도 뷰 등을 최초 적용했다. MCB는 주행중 사고가 났을 때 1차 충돌 이후 운전자가 일시적으로 차를 통제하지 못할 경우 자동으로 차를 세운다. 기아 페이는 제휴한 주유소나 주차장에서 비용을 지불할 때 내비게이션 화면을 통해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다. 리모트 360도 뷰는 서라운드 뷰 모니터와 연계, 스마트폰으로 차 주변을 확인할 수 있다.




 ▲총평
 매년 출시되는 신차들은 어쩌면 그렇게 구매욕구를 잘 건드리는지 모르겠다. 더 이상 좋아질 게 있을까 싶은데도 매번 더 나은 상품성의 신차가 나온다. 신형 쏘렌토의 경우는 '요즘같은 핵가족화시대에 6인승이라니 말도 안돼'라고 예단했다가 큰 코를 다쳤다. 6인승에 단 3명만 타더라도 온전히 내 자리에서 편하게 가고 싶다는 숨은 욕구를 자극한다.

 더 조용하고 강력해진 동력계는 말할 것도 없다. 자동차의 기본기는 다지고 또 다져도 과하지 않다. 휴대폰의 통화품질은 스마트폰의 카카오톡이 대체할 수 있지만 생명과 결부된 자동차의 기본기는 대체재가 없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이동의 효율성과 편의성도 함께 추구해야 한다. 결국 가장 완전무결한 이동형태는 자율주행이고, 이 모든 게 자율주행으로 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쏘렌토는 가장 근접하게 자율주행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앞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자율주행시대의 '미리보기'인 듯하다. 다만 각종 시스템을 적용한 만큼 차값 상승은 불가피하다. 2.2ℓ 디젤 최고 트림의 판매가격은 3,817만 원부터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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