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자신감엔 다 이유가 있구나, 렉서스 RX 450h

2020. 3. 2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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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밀리 중형 SUV의 표본
 -안정감 속에서 찾은 운전 즐거움 돋보여

 렉서스의 중형 SUV 4세대 RX는 지난 2016년 국내에 선보였다. 당시만 하더라도 SUV는 디젤 엔진이 대세여서 가솔린과 하이브리드만 갖춘 RX는 틈새시장을 노리는 위치였다. 그러나 4년만에 시장이 완전히 달라졌다. 디젤은 차종을 가릴 것 없이 세력이 약해지는 추세이고 그 자리를 다양한 친환경 동력원이 채우고 있다. 그런 점에서 렉서스는 시류를 잘 읽은 셈이다. 모두가 디젤 엔진에 집중하는 사이 다양한 하이브리드 기술을 통해 노하우를 축적했다. 국내 수입차시장에서도 일본 하이브리드카의 영향력은 무시 못할 수준으로 성장했다. 그런 렉서스가 부분변경 RX를 내놨다. "RX가 넘어설 것은 RX뿐"이라는 자신감만큼 완성도에 완성도를 더했다. RX450h를 시승했다.
 

 ▲스타일
 실내외 디자인은 소소한 변화를 거쳤다. 2016년 소개한 4세대가 워낙 파격적으로 변화한 탓에 이번 부분변경은 오히려 조금 힘을 빼는 대신 완성도를 높였다. 구형이 전체적으로 날이 바짝 선 '꾸꾸(꾸미고 꾸민)' 느낌이었다면 신형은 '꾸안꾸(꾸민듯 안꾸민듯한)' 분위기다. 그 만큼 한결 편해졌다. 

 하지만 앞모습은 더욱 개성이 강해졌다. 렉서스 시그니처와 같은 스핀들 그릴은 가로형에서 블록매시 형태로 변경하면서 디테일을 강화했다. 범퍼와 헤드 램프, 안개등은 한층 날렵해졌다. 램프 내부를 구성하는 형상도 개선했다. 전면부터 측면, 후면을 가로지르는 곳곳의 캐릭터 라인은 언제봐도 멋스럽다. 종이상자를 접은 듯 섬세하고 날카롭다. 빛에 따라 형상을 달리하는 모습이 빛의 마법을 보는 듯하다. 후면은 범퍼 아래쪽을 낮춰 차분하고 단단해졌다. 전면에서 한껏 치켜올린 텐션을 살짝 눌러주는 모양새다.




 실내는 한 마디로 '렉서스'답다. 올드함과 클래식함이 공존한다. 화려한 기교나 세련미는 없지만 단정하고 질리지 않는 디자인이다. 아직까지 바늘이 움직이는 시계나 계기판은 살짝 반갑기까지 하다. 물론 장인의 손길을 거친 나무와 가죽, 금속 소재 마감은 훌륭하다. 어느 하나 흠잡을 게 없다. 대시보드며 시트, 도어트림까지 고급스런 소재와 마감이 만족감을 높인다. 신형은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 디자인을 손보고 센터페시아 아래에 스마트폰 홀더를 추가했다. 센터콜솔 후면에 USB 충전포트도 넣었다.

 공간은 넉넉하다. 패밀리 SUV인 만큼 운전석과 조수석뿐 아니라 확실히 2열 및 트렁크 공간에 신경을 많이 쓴 느낌이다. 2열 좌석과 수납도 넉넉하고 등받이는 버튼 하나로 접고 펼 수 있다. 트렁크는 기존에 트렁크 엠블럼에 손을 대야 열리는 방식에서 뒷범퍼 아래 발을 차는 동작으로 바꿨다.
 





 ▲성능
 RX450h는 V6 3.5ℓ 가솔린 엔진과 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했다. 두 가지 동력원을 통해 최고 313마력, 최대 34.2㎏·m의 힘을 낸다. 엔진은 주행상황에 따라 연료분사를 달리하는 D-4S 하이브리드를 채택했다. 엔진회전수가 낮을 경우 간접분사를, 높을 때는 직접분사를 쓰는 구성이다.

 4륜구동 시스템은 앞뒤 바퀴 토크 배분을 100대0에서 50대50까지 조절한다. 평소에는 앞바퀴로 주행하고 주행상황에 따라 뒷바퀴로 토크를 배분한다. 특히 'E-4' 불리는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4륜구동 시스템은 앞바퀴의 동력을 뒷바퀴로 전달하는 방식이 아니라 뒤쪽 전기모터가 직접 뒷바퀴를 굴린다. 이를 통해 경량화와 고효율화를 달성, ℓ당 12.8㎞의 복합효율을 발휘한다.






 출발은 경쾌하다. 렉서스의 가솔린차들이 효율을 위해 초반 가속에 중점을 두지 않는 것과 달리 하이브리드는 모터 힘을 이용하므로 상대적으로 시작부터 호쾌하다. 그러나 진가는 중속을 지나 고속에서 나타난다. 한 번 달리기를 시작하면 가속력이 붙어 차체를 몰아친다. 속도를 높일수록 오히려 안정감을 갖고 순식간에 체감 이상의 속력을 낸다. 중저속에서는 얌전한 듯, 무던한 듯하다가 고속에서는 오히려 배짱을 부린다. 물론 스포츠카만큼의 역동성을 발휘하는 건 아니다.

 차체 몸놀림이 날렵하거나 재빠른 것도 아니다. 묵직한 듯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속력을 올리지만 조향감이 예리하진 않다. 적당히 패밀리 SUV가 추구하는 선에서 합의한 수준이다. 그러다보니 승차감도 부드럽고 안정적으로 세팅했다. 서스펜션이 노면 요철이나 충격을 잘 흡수한다. 뒷자리에 어린이나 부모님을 태운다고 생각하면 가장 이상적인 승차감이다.

 구형보다 운전의 재미를 추구한 부분들도 있다. 여전히 패밀리 SUV에 초점을 맞췄음은 분명한데 어느 정도 단단해진 서스펜션과 코너링에서의 민첩함이 느껴진다. 타깃층의 성향을 넘나들 정도는 아니지만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정도다. 렉서스의 주 고객층보다 젊은 운전자들에겐 반가운 요소다.






 부족했던 편의·안전 품목도 보강했다. 긴급제동보조 시스템과 차선추적 어시스트,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컨트롤, 오토매틱 하이빔 등이 반자율주행을 돕는다. 실제 차선추적 어시스트는 인식률이 상당히 높고 추적 세기가 강하다. 차선을 살짝 벗어나면 강하게 안쪽으로 유도한다. 좁은 지하주차장에서 빠져나오는 길에선 파노라믹 뷰 모니터가 매우 유용했다. 차의 전후측면 상태를 4개의 카메라로 360도 확인시켜줘 주차 및 출차 시 벽이나 기둥에 부딪힐 일이 없겠다. 사각지대감지 모니터, 후측방경고 시스템 등도 갖췄다. 

 ▲총평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SUV다. 렉서스 브랜드가 주는 심리적 안정감과 신뢰감은 상당하다. 이미 렉서스를 경험한 고객이라면 지금껏 생각했던 그대로다. 편안하고 안정적이면서 부드럽고 조용하다. 북미 프리미엄시장을 겨냥한 차이지만 국내 소비자들이 딱 좋아할만한 승차감이다. 게다가 렉서스는 초기품질, 서비스, 내구성 등 다양한 구매 후 서비스면에서 최고를 자랑한다. 고급 수입차를 타면서 서비스 때문에 머리가 아파질 일은 없을 거란 뜻이다. 판매가격은 RX450h 수프림 8,210만 원, 이그제큐티브 9,070만 원이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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