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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화려하게 피어난, 그리고 아쉬움이 남은 현대 그랜저 3.3 GDi

모클팀 입력 2020. 03. 18.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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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가 완전히 새로운 시작을 선보였다.

현대자동차가 최근 포트폴리오의 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장의 요구에 맞춰 대형 SUV으로 시장의 선두 주자로 자리를 잡은 팰리세이드와 자동차 본연에 집중했다는 쏘나타가 그러한 활동의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을 현대자동차의 플래그십 세단이라 할 수 있는 ‘그랜저’가 이어 받았다.

이전의 그랜저, 즉 그랜저 IG와는 완전히 다른 이미지와 대대적인 변화와 개선을 겪은 새로운 그랜저는 과연 국내 자동차 시장에 어떤 의미를 제시하고, 또 ‘그랜저’ 자체는 또 어떤 매력이 있을까?

현대자동차는 이번의 변화를 통해 그랜저에게 플래그십 세단이라는 포지션을 명확히 했다.

이에 따라 차량의 체격 역시 조금 더 여유롭게 변화했다. 실제 4,990mm에 이르는 긴 전장과 각각 1,875mm와 1,470mm의 전폭과 전고를 갖춰 넉넉함을 더했으며 휠베이스 또한 2,885mm에 이르며 ‘여유’를 드러낸다. 참고로 공차중량은 시승 차량 기준, 1,670kg이다(3.3 GDi / 19인치 휠타이어 기준)

완전히 달라진 현대의 얼굴

그랜저의 변화는 시각적인 부분에서 시작된다. 완전히 새로운, 어쩌면 지금까지의 현대차 ‘ICE(내연기관)’ 자동차에서는 볼 수 없던 디자인이 적용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랜저의 새로운 얼굴을 보고 있자면 현대 아이오닉 등과 같은 ‘전동화’ 혹은 대체 에너지 자동차에 대한 감성을 제시하는 것 같다.

마치 이모티콘을 연출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랜저 만의 독특한 형태와 라이팅 유닛을 더한 프론트 그릴은 다이아몬드 패턴처럼 구성된 헤드라이트, 그리고 차체 하부에 더해진 곡선으로 그려진 크롬 디테일 등을 통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연출한다.

이러한 프론트 엔드 뒤로는 낮은 높이부터 유려하게 그려지는 보닛 라인과 헤드라이트 위쪽으로 선명하게 그려진 라인 등을 더해 시각적인 완성도, 그리고 자칫 심심할 수 있는 그랜저에 소소한 재미를 더하는 모습이다.

측면에서는 아쉬움으로 시작된다. 개인적인 견해지만 기존 그랜저 대비 늘어난 전장과 휠베이스 때문에 차량의 뒤쪽이 다소 늘어져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아쉽게 느껴진다. 대신 입체적인 숄더 라인, 그리고 두터운 C 필러의 크롬 가니시를 더해 시각적인 균형감이나 만족감을 높인다. 이와 함께 네 바퀴에 화려한 스타일이 더해진 19인치 알로이 휠을 장착하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후면에서는 그랜저 IG에서 보았던 구성을 고스란히 적용하되, 새로운 디테일과 표현을 통해 시각적인 차별화를 이뤄낸 모습이다. 제법 존재감을 강조한 머플러 팁 디테일을 더하는 것은 물론이고 날렵하게 다듬은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적용해 ‘최신의 감성’을 효과적으로 연출해 신차의 감성을 명확히 드러낸다.

연출의 미학, 그리고 그 이면

대대적인 변화를 거친 외형에 이어 실내 공간 역시 기존의 그랜저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그랜저 IG에서 선보였던 대시보드 상단 부분의 디테일을 그대로 유지하되, 팰리세이드와 쏘나타에서 제시되었던 새로운 레이아웃을 고스란히 반영해 더욱 고급스럽고, 또 여유로운, 그리고 기능적으로 개선된 존재감을 누릴 수 있다. 이러한 모습은 새로운 시대의 그랜저를 효과적으로 연출하는 모습이다.

큼직한 디스플레이 패널을 통해 구성된 화려한 계기판과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와이드 디스플레이 패널, 그리고 인테리어 그래픽을 반영한 공조 컨트롤 패널 등을 통해 ‘기술적인 진보’의 매력을 제시한다. 이와 함께 새롭게 디자인된 스티어링 휠 또한 이목을 끄는 요인이다.

그러나 이러한 화려함 속에서도 아쉬움은 있다. 보는 이의 시선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딘가 진중하지 못한 모습이 아쉽다. 특히 대시보드와 도어 트림의 연출에 있어서 통일성이 다소 부족한 편이며 버튼이나 다이얼 등의 구성에서도 무게감은 줄고, 그저 반짝이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 같아 ‘과도하게 연출된 고급스러움’에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전장이 늘어나고, 또 휠베이스가 늘어난 만큼 새로운 그랜저는 공간에 있어 높은 기대감을 자아낸다. 그리고 실내 1열 공간과 2열 공간 모두는 대형 세단이라는 타이틀, 그리고 브랜드의 플래그십 세단이라는 타이틀에 어색함이 없다.

다만 1열과 2열 모두 시트의 푹신함이 다소 부족한 모습이다. 특히 1열 시트의 경우에는 시트의 높이가 여느 현대차 같이 높게 구성되었으며 시트 자체의 홀딩력이 다소 아쉽게 느껴졌다. 게다가 화려한 디테일 사이에서 ‘다소 짧게 느껴지는’ 텔레스코픽의 조절 거리도 아쉬움을 느끼게 하는 큰 대목이었다.

2열 공간은 휠베이스의 여유 덕분에 넉넉한 레그룸을 누릴 수 있고, 헤드룸 또한 만족스러웠다. 게다가 센터 암레스트의 디테일이나 사용감도 우수한 편이라 2열 탑승자의 만족감을 끌어 올릴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플래그십 세단이라 하기엔 2열 독립 공조가 지원되지 않아, 부족함이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그랜저의 적재 공간은 대형 세단에 걸 맞은 여유를 느낄 수 있다. 깔끔하게 다듬어진, 특히 트렁크 공간 상단까지도 마감이 잘되어 있는 부분은 이목을 끈다. 대신 2열 시트가 폴딩되지 않고, 스키 스루만을 제공한다는 점은 조금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되었다.

다시 한 번 채용된 GDi의 심장

새로운 그랜저를 준비하며 현대차는 ‘스마트스트림’ 파워트레인을 마련했지만, 최상위 사양은 바로 GDi 엔진이 중심을 잡는다.

최고 출력 290마력과 35.0kg.m의 토크를 내는 V6 3.3L GDi 엔진을 8단 자동 변속기와 합을 이뤄 전륜으로 출력을 전달해 우수한 성능과 V6 엔진의 여유를 제시한다. 참고로 이러한 구성을 통해 복합 기준 9.6km/L의 효율성을 갖췄으며 도심과 고속 연비는 각각 8.3km/L와 11.7km/L에 이른다.(19인치 휠타이어 기준)

그랜저가 아닌 또 다른 그랜저

새로운 그랜저와의 주행을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기면 현대차 특유의 높은 시트가 다소 난감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넓은 공간감을 제시하는 대시보드의 구성과 화려한 요소들은 ‘기본의 아쉬움’을 지워내기 충분한 모습이다.

엔진 스타트 버튼의 위치가 다소 깊은 곳에 있어 시동을 거는 방식이 다소 난감한 편이지만 시동과 함께 화려하게 연출되는 그래픽에 다시 한 번 이러한 아쉬움을 잊게 된다. 시동 직후의 엔진은 마치 V6 엔진의 존재감을 과시하듯 부드럽고 고요한 모습이다.

버튼식 기어 시프트 패널이 다소 저렴하게 느껴지지만 ‘미래적인 감성’ 그리고 여유로운 공간감을 제시하기 좋은 요소이며 주행을 시작한 이후에는 불편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군더더기 없는 모습이다.

그러나 마치 레이싱 시뮬레이터의 페달을 조작하는 것 같은 미묘한 ‘페달의 데드존’이 느껴지는 것은 물론이고 데드존 이후 과민할 정도로 반응하는 출력 전개는 ‘어떤 의도의 구성’인지 다소 의아한 모습이다.

참고로 출력 자체는 워낙 넉넉하고 차량의 무게도 가벼운 편이라 발진 가속, 추월 그리고 고속 주행 등에 있어서 ‘성능의 아쉬움’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대신 그랜저라고 했을 때 중후하고 무게감이 있는 드라이빙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고, 가볍게 치고 나가는 모습이며, 고회전에서는 GDi 엔진 특유의 탁한 느낌이 느껴지는 편이다.

8단 자동 변속기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할 부분은 없다.

기본적으로 변속 속도나 변속 상황에서의 부드러움 등 평이한 자동 변속기의 면모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모습이다. 다만 계기판의 그래픽이 마치 ‘더욱 빠른 변속’처럼 연출되었기 때문에 변속기에 민감한 이들은 다소 이질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차량의 움직임은 낮은 속도, 그리고 깔끔한 도로 위와 ‘다소 거친 노면’을 달릴 때가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일상적인 상황에서는 큰 차체를 과시하듯 여유 있게 주행을 이어가는 편이라 ‘대형 세단’의 감성을 충분히 누릴 수 있어 그 만족감이 상당했다.

특히 차량의 긴 전장이 다소 느껴지는 편이지만 기본적으로 무게가 가볍고, 조향에 대한 저항감도 크지 않은 점은 분명 대중들이 다루기 좋은 셋업이라 생각됐다.

그러나 속도를 높이고, 노면에서 자잘한, 혹은 순간적으로 큰 충격이 발생할 경우에는 이러한 충격을 제대로 다듬지 못하고 시트를 통해 탑승자의 요추 및 둔부에 고스란히 전달되기 때문에 운전자가 주행 내내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 추후 상품성 개선을 통해 서스펜션 부분의 보강이 조금 더 더해졌으면 하는 순간이었다.

한편 시승을 하며 그랜저와 함께 자유로 주행을 하며 그 효율성을 함께 확인할 수 있었는데, 총 51.7km를 달리는 동안 13.1km/L의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복합 연비, 고속 연비에 비해 분명 개선된 수치지만 다단화의 성과, 그리고 차량의 무게 등을 고려한다면 내심 아쉽게 느껴지는 결과라 생각됐다.

좋은점:

화려하고 다양한 기능의 적용, 그리고 넓어진 공간의 매력

아쉬운점:

시트의 셋업부터 드라이빙, 효율성에서 드러나는 한계

마냥 환영하기엔 아쉬운 그랜저

완전히 새로운 그랜저가 아니었던 만큼 기존의 그랜저 IG를 크게 벗어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마주하게 된 새로운 그랜저는 정말 많은 부분이 달라졌고, ‘그랜저’라는 무게감과 존재감의 정도도 이제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특히 새로운 변화 속에서 더해진 ‘매력’은 분명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아쉬운 부분도 있었고, 특히 차량이 가진 ‘이름값’이 너무나 가벼워진 모습이 선명히 드러난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시승은 새로운 그랜저를 마냥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없는 시간이었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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