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밸런스와 완성도의 매력, 재규어 I-페이스 HSE AWD

모클팀 2020. 3. 9.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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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I-페이스는 시장에서 높은 완성도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현대차가 투자하며 이름이 알려진 리막이나 샤오펑, 니오와 같은 중국의 전기차 브랜드 등은 아직 국내 시장에 진출하지 않은, 혹은 못한 모습이지만 또 반대로 대중에게 다소 낯선 해외 브랜드의 전기차를 제외하고, 제법 이름이 알려진 전기차들이 상당수 데뷔한 모습이다.

그만큼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 혹은 성장 가능성 등이 각 브랜드들에게 꽤나 인상적인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018년, EV 트렌드 코리아에 참가한 재규어가 I-페이스를 선봉으로 삼아 국내 프리미엄 EV 디비전에 도전장을 던졌다.

공개에 비해 데뷔 시기가 늦어지고, 또 재규어에 대한 브랜드 인식이 다소 식어버린 지금 다시 한 번 재규어 I-페이스를 만났다. 어쩌면 대중들에게 조금 잊혀진 전기차, 재규어 I-페이스는 과연 어떤 가치와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까?

재규어 I-페이스는 재규어 고유의 유려한 실루엣을 품은 크로스오버의 형태를 하고 있다.

전기차를 위한 전용 플랫폼 위에 4,682mm의 전장과 각각 2,011mm의 전폭과 1,565mm의 전고를 갖춰 날렵하면서도 세련된 프로포션을 완성한다. 여기에 전장 대비 상당히 긴 2,990mm의 휠베이스를 제공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존재감을 느끼게 한다. 참고로 차체 하부에 배터리를 탑재한 만큼 차량의 공차중량은 2.2톤을 웃돈다.

양날의 칼, 재규어의 감성

재규어 I-페이스의 디자인을 보고 있자면 긍정적인 부분, 그리고 아쉬운 부분이 공존한다.

먼저 부정적인 부분을 설명한다면 ‘특별함’ 부족하다는 점이다. ICE(내연기관, Internal Combustion Engines) 자동차와 전기차를 동시에 개발, 생산하는 대다수 브랜드는 ‘전기차’를 디자인할 때 브랜드의 패밀리룩을 어느 정도 유지를 하는 편이지만 그럼에도 ‘전기차 고유의 디테일’을 곳곳에 더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재규어 I-페이스의 디자인을 보고 있자면 푸른색 번호판, 즉 전기차 전용 번호판을 제외한다면 ‘일반적인 재규어’의 디자인과 완전히 동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날렵하게 연출된 특유의 프론트 엔드와 더블-J 스타일의 헤드라이트 등은 여느 재규어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요소다.

즉, 누가 보더라도 단 번에 느낄 수 있는 ‘존재감’이 크게 돋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재규어 I-페이스의 디자인 완성도는 상당히 뛰어나다.

실제 재규어 I-페이스는 재규어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느낄 수 있는 요소를 세련된 크로스오버의 실루엣을 효과적으로 연출해 우수한 균형감과 높은 만족감을 제공한다. 특히 높은 전고로 자칫 껑충해보일 수 있을 프론트 엔드 하단에 마치 랩스커트 같은 바디킷을 더해 시각적인 매력을 더하는 것은 무척 인상적이다.

측면과 후면에서도 이러한 완성도를 느낄 수 있다. SUV의 껑충함이 아닌, 쿠페형 크로스오버를 떠올리게 하는 스포티한 실루엣과 도어 패널에 더해진 긴장감, 그리고 날렵하면서도 간결하게 다듬어진 후면 디자인을 통해 시각적인 완성도를 높인다. 후면 하단 역시 전면과 같이 스포티한 감성의 바디킷을 더해 높은 만족감을 제공한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가치를 담은 공간

재규어 I-페이스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공간에 있다. 지금까지 등장했던 여러 전기차들은 구동 시스템에 투자를 집중한 탓에 실내 공간의 가치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했는데 I-페이스의 경우에는 프리미엄 브랜드, 재규어의 가치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재규어 고유의 좌우대칭의 구조를 고스란히 유지하면서도 소재의 다양화를 더한 레이어드 구성을 더했고, 터치 인터페이스를 반영한 두 개의 디스플레이 패널과 버튼식 기어 시프트 등을 통해 기능적이고 미래적인 센터페시아를 구성했다.

이와 함께 계기판이나 스티어링 휠, 그리고 각종 버튼과 다이얼에 있어서도 시각적인 매력은 물론이고 기능적인 우수성을 적극적으로 과시해 ‘프리미엄 EV’의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이외에도 메르디안 사운드 시스템과 내비게이션, 그리고 전기차 고유의 여러 기능 등을 더하고 있는 만큼 차량 조작과 운영에 있어 더욱 높은 만족감을 제공한다.

물론 비슷한 가격의 ICE 차량들과 비교를 하자면 아주 만족할 수는 없겠지만 비슷한 가격의 전기차 사이에서는 가장 돋보이는 실내 공간이라고 단언할 수 있을 것 같다.

공간에 있어서는 만족과 아쉬움이 공존한다. 휠 베이스는 길지만 전장이 짧고, 고출력 모터 및 대용량 배터리팩을 탑재하고 있는 구조 상 실내 공간이 다소 아쉬운 편이다. 1열 공간의 경우 고급스럽고 세련된 시트와 넉넉한 레그룸을 제공하지만 조금 답답하게 느껴지는 헤드룸이 내심 마음에 걸린다.

2열 공간의 경우에는 긴 휠베이스에 비해 시트가 살짝 앞쪽으로 자리하고 있어 내심 아쉽게 느껴진다. 실제 1열 시트에 성인 남성이 앉는다면 2열이 살짝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트의 형태, 품질, 디테일의 만족감이 우수하고 독립 공조 및 히팅 시트 등의 편의성 부분에서는 확실한 매력을 제공한다.

2열 공간이 다소 아쉬운 편이지만 적재 공간에서는 매력을 과시한다. 실제 트렁크 게이트를 들어 올리면 656L의 공간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적재 공간이 깔끔하게 구성되어 있어 공간의 활용성이 상당하다. 이와 함께 60:40 비율로 분할 폴딩이 가능한 2열 시트를 접는다면 다양한 아웃도어 및 레저 활동도 두렵지 않을 것 같다.

400마력의 심장을 품은 I-페이스

재규어 I-페이스는 주행 성능과 주행 거리, 그리고 운영의 균형을 제시한다. 실제 전륜과 후륜 액슬에 강력한 출력을 가진 두 개의 동기형 전기 모터를 탑재해 환산 출력 400마력의 힘을 발휘하며. 토크 또한 71.0kg.m에 이른다. 여기에 전지형 프로그레스 컨트롤(ASPC)은 물론 어댑티브 노면 반응 시스템(AdSR) 등을 포함한 최신의 AWD 시스템을 통해 최적의 출력 배분 및 안정적인 드라이빙을 연출한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재규어 I-페이스는 정지 상태에서 단 4.8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할 수 있을 뿐 아니라 200km/h까지 가속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차체 하부에 장착된 90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333km의 주행 거리를 확보했다. 참고로 공인 전기는 복합 기준 3.5km/kWh(도심 3.5km/kWh 고속 3.4km/kWh)이다.

제원 이상의 완성도를 제시하는 재규어 I-페이스

재규어 I-페이스와의 주행을 위해 시트에 몸을 맡기면 일반적인 SUV와 승용 세단 사이에 자리한 듯한 독특한 시트 포지션을 느끼게 된다. 아무래도 차체 하부에 배터리를 펼쳐 놓은 구성의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만족스러운 드라이빙 포지션과 만족스러운 주행 시야를 제공하는 점은 분명 긍정적인 부분이다. 다만 차량의 실루엣 및 구성으로 인해 후방 시야가 다소 협소한 점은 개선할 부분이라 생각됐다.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고요하게 눈을 뜨는 재규어를 느낄 수 있다. 전기차 고유의 정숙함을 갖췄지만 후진 시에는 가상의 사운드를 통해 차량의 위치를 주변에 알리는 센스가 꽤나 인상적이었다. 여기에 익숙하지만 여전히 시선이 가는 계기판과 센터페시아의 구성을 통해 ‘프리미엄 EV’의 가치를 전하고 있다.

ICE 자동차에서도 400마력과 71.0kg.m의 성능은 상당하지만 직관적이고 즉각적인 성능을 구현하는 전기차에서는 더욱 돋보인다. 실제 정지 상태에서 4.8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을 하는 순간이나 추월 가속, 그리고 고속 주행 시 지치지 않는 I-페이스를 보고 있자면 미소가 절로 흘러 나온다.

물론 테슬라나 고성능 EV들이 선사하는 강력한 가속력에는 비교하긴 어렵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규어 I-페이스가 과시하는 가속력과 순간적인 펀치력은 일상에서, 대중들이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수준의 것이다.

단순히 강력한 성능이 즉각적으로 전개되는 것 외에도 이러한 출력이 전개될 때의 안정감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전기차라고 한다면 상대적으로 강력한 성능이 두드러지고, 이에 불안감을 느낄 수 있는데 재규어 I-페이스는 흔히 말하는 ‘하체의 오버스펙’과 같이 견고한 기반을 갖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덕분에 주행을 하는 내내 차량이 가진 성능에 부담을 느끼기 보다는 높은 만족감을 이어갈 수 있다. 다만 다이내믹 모드를 선택할 경우에는 엑셀러레이터 페달 조작에 비해 출력 전개가 너무 민감하고 기민해 다루기 부담스러워 약간의 조율이 더 필요해 보였다.

우수한 출력의 전개와 함께 차량의 기본기도 돋보인다. 단순히 발진 가속, 추월 가속 등의 상황을 제외하고 보더라도 조향에 대한 피드백, 그리고 이러한 피드백 이후 전개되는 탄탄하고 일체감이 돋보이는 움직임은 재규어가 자청하는 ‘스포츠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느끼기에 충분한 모습이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부드럽게 다듬어도 괜찮을 것 같은 탄탄하고 견고한 차체와 성능에 대한 제어를 확신하는 제동 성능 등이 더해지며 어떤 주행 상황에서도 운전자의 의지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모습이 이어진다. 덕분에 주행을 하는 내내 만족하며 주행을 이거라 수 있었다.

한편 시승을 하며 I-페이스와 함께 자유로를 달리며 그 효율성을 확인해 보았다.

I-페이스의 경우 공인 전비나 고속 전비 모두가 3.5km/kWh와 3.4km/KWh로 그리 탁월한 수치는 아니라 그 우려 아닌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51.5km 거리를 달리고 난 후 계기판에는 20kWh/100km, 즉 5km/kWh의 효율성을 확인할 수 있어, 복합 및 고속 전비 대비 40% 이상의 개선 폭을 확인하고 이에 만족할 수 있었다.

좋은점:

재규어의 디자인과 완성도 높은 공간, 그리고 매력적이 드라이빙

아쉬운점

: 도로 위에서 쉽게 드러나지 않는 정체성, 브랜드에 대한 인식

균형감, 그리고 완성도 높은 재규어의 EV

재규어 I-페이스는 어떤 부분에 특출난 존재는 아니다. 하지만 자동차라는 존재를 구성하는 여러 요소들에 있어서 그 무엇 하나도 부족하거나 열등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쉽게 드러나지 않는 ‘멀티-툴 플레이어’의 가치를 제시한다. 말 그대로 ‘뛰어난 유틸리티’라 평할 수 있을 것이다.

절대적인 성능, 혹은 압도적인 주행 거리 등의 특별함을 갖고 있진 않지만 자동차에 대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설명할 때, 그리고 누군가에게 체험을 제공할 때 ‘가장 이질감 없고’ 또 ‘가장 만족하며’ 누릴 수 있는 존재일 것 같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촬영협조: HDC 아이파크 몰 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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