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미국식 SUV의 시원한 한방, 쉐보레 트래버스

입력 2020. 2. 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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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리와 여유가 어울리는 SUV
 -10년 정도 오래 소유해야 진가를 아는 미국적인 SUV

 쉐보레 트래버스를 병행수입업체가 아닌 한국지엠이 정식으로 수입했다. 이전에 소유했던 미국산 미니밴의 대체 차종 1순위로 꼽을 정도로 기대했던 차라 반가움이 앞섰다. 하지만 지극히 '미국'스러운 차이기에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들의 입맛은 맞출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트래버스는 출시 초기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오르며 국내 대형 SUV 시장 부흥에 합류했다. 무엇이 트래버스 오너들로 하여금 매력에 빠지게 만든 것일까. 쉐보레 트레버스를 살펴봤다.

 ▲디자인&상품성
 트래버스는 길이 5,200㎜, 너비 2,000㎜, 높이 1,785㎜, 휠베이스 3,073㎜이다. 국내에서 운행하기엔 제법 큰 덩치를 가졌다. 경쟁상대는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기아차 모하비, 포드 익스플로어, 혼다 파일럿, 닛산 패스파인더 등이 꼽힌다. 가격대로는 5,000만원대 대중 대형 SUV와 경쟁한다.
 디자인은 전형적인 미국 SUV다. 전면부는 쉐보레 느낌이 물씬 풍기고 전반적으로 과하지 않은 선과 면을 이용했다. 전륜구동 기반의 AWD이지만 전륜쪽 오버행이 짧다. 헤드램프 끝단으로부터 후미등까지 굵직한 캐릭터 라인이 단조롭지만 강렬한 인상을 준다. 헤드램프와 안개등이 심플하게 장착되고 넓은 라디에이터 그릴이 쉐보레 특유의 SUV 존재감을 부여한다. 크롬몰딩은 과하지 않아 깔끔하다. 측면부에서의 압권은 C필러와 D필러 부분이다. 쉐보레 타호와 서버번처럼 넓은 트렁크 공간이 분리된 듯한 느낌의 디자인이 승객석과 트렁크 공간을 확연히 구분한다. 휠 하우스는 부드러운 사다리꼴 모양으로 20인치의 휠과 타이어가 안착돼 차 크기와 잘 어울릴 정도의 비율을 보여준다.

 후면부는 미국식의 붉은 LED 브레이크등이 방향지시등과 함께 사용됐다. 국내에서는 잘 선택하지 않는 2열, 3열, 트렁크의 프라이버시 글래스도 장점이다. 틴팅을 하지 않더라도 2열 좌석과 트렁크 공간의 외부 노출에 신경쓰지 않아도 될 수준이다. 트래버스는 전방 안개등과 번호판 등을 제외하고는 모두 LED를 사용한다. 미국산 SUV치고는 화려한 수준이다.   

 내부는 7인승, 2+2+3의 시트배열이다. 국내에는 검정색 톤의 실내 내장재만 선택할 수 있다. 실질적으로 7인승 SUV이지만 트래버스의 경우는 4인이 탑승하고 운행하기에 최적이다. 트렁크에 원하는 만큼 여유롭게 짐을 싣고 4인이 편안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운전석에 앉는 순간 SUV라기 보다는 편안한 미니밴 같은 느낌이 든다. 통풍시트와 열선시트, 열선 스티어링휠은 기본이다. 거기다 운전석은 오토 업다운이 가능한 세이프티 윈도우이고, 조수석과 2열 역시 오토다운 기능이 적용됐다. 운전석은 8way 시트 조절에 2way 럼버서포트가 제공된다. 1열 시트와 탑승공간은 여유롭다. 센터콘솔의 팔걸이는 팔을 놓기에 충분히 크고 높다. 다만 도어의 팔걸이와 센터콘솔 팔걸이의 높낮이가 다소 다르다. 기어레버 앞으로는 무선충전 패드가 위치하고, USB포트와 파워아울렛이 그 위로 위치한다.

 2열 시트는 독립식 캡틴 시트로 구성돼 2인이 편리하게 탑승할 수 있고 시트 등받이는 물론이거니와 좌석이 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등받이 각도를 많이 조절할 수 없는 것은 아쉽다. 3열 시트를 격납하고 2열 시트를 최대한 후방으로 밀어서 탑승한다면 4인이 쾌적하고 여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2열 시트는 1열보다 약간 높게 설계돼 전방이나 측방 시야가 시원하다.
 내장재는 대시보드 상단은 부드러운 소재이지만 하단과 도어패널 하단은 딱딱한 소재의 플라스틱을 사용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고급스럽진 않아도 크게 오염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미국식 사고방식이 반영된 부분이다.

 ▲성능
 파워트레인은 V6 3.6ℓ 가솔린 직분사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해 최고 314마력, 최대 36.8㎏·m의 힘을 발휘한다. 너무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으면서 오랜기간 안정적으로 사용해도 큰 문제없이 버티도록 설계된 엔진이다. 9단 자동변속기는 필요한 변속레인지만으로 구성돼 전진은 D와 L모드만 있지만 운행하는데 문제는 없다. 즉 불필요하게 많이 조작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엔진 브레이크를 사용할 경우에는 L모드로 변경하고 기어레버의 +, - 버튼으로 변속단수를 선택하면 된다. 트래버스의 주행은 시속 100㎞에서 약 1,500rpm이다. 최대토크가 2,800rpm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초고속이 아닌 고속주행까지의 스트레스는 거의 없다.

 트래버스의 능동형 안전장치에서 전방 보행자 감지 및 제동 시스템과 저속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에서의 보행자 및 앞차의 인식률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차 앞에 보행자나 자동차가 나타나면 계기판에 사람과 자동차 모양을 표시한다. 비록 스마트 크루즈 기능이 없지만 전방 충돌 경고, 저속 자동 긴급 제동, 전방 보행자 감지 및 제동 시스템 등 능동형 운전자 보조 안전시스템들은 탑재됐다.

 4륜구동 시스템은 전륜구동 기반의 AWD이다. 순수 전륜구동으로 운전할 수 있는 모드가 있고 4륜구동으로 운행할 수 있는 모드, AWD인 오토모드, 산악지형 모드와 토우 모드를 지원한다. 굳이 도심을 주행할 경우엔 4륜을 모두 사용할 필요가 없다. 과거의 파트타임, 풀타임의 개별 4륜구동 조절 개념을 주행 모드 레버에 심었다. 트래버스의 효율은 차체 무게와 크기를 생각한다면 과거에 비해 개선됐다. 정체가 심한 시내 운전에서는 ℓ당 최저 4.6㎞, 고속화도로에서는 ℓ당 약 11㎞까지 올랐다.

 ▲총평
 한국지엠은 쉐보레 트래버스를 '슈퍼 SUV'로 정의했다. 다만 모든 면에서 '슈퍼'급을 기대하면 다소 실망할 수 있다. 실내 공간의 '여유로움'을 최고 무기로 나머지는 적당한 선에서 타협한 정도로 이해하면 좋다. 이런 차는 짧게 타보는 것보다 적어도 10년 이상 함께하면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분명 넓은 실내공간과 일상에서 스트레스 없는 주행 감각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시원한 한방이 될 것이다. 시승차는 트래버스 프리미어 풀옵션으로 가격은 5,530만원이다.

박재용(이화여대 미래사회공학부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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