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오토타임즈

[시승]유럽에서 건너온 미국차, 포드 몬데오

입력 2020.02.07. 10:4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균형 잡힌 차체 움직임, 알찬 효율 강점
 -소재 및 감성 품질은 다소 아쉬워

 '몬데오'는 포드를 대표하는 패밀리 세단이다. '퓨전'이라는 이름으로 국내 출시된 바 있다. 현재 몬데오와 퓨전은 같은 차종이지만 시작은 달랐다. 북미를 기반으로 하는 퓨전과 달리 몬데오는 포드의 유럽 전략형 제품으로 출시됐지만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원 포드(One Ford)' 전략에 따라 통합됐다. 몬데오는 유럽 포드에서 디자인과 개발을 모두 맡고 생산 역시 스페인 발렌시아에 위치한 포드 공장에서 이뤄진다.

 몬데오는 유럽에선 폭스바겐 파사트 등과 경쟁한다. 판매 부진으로 단종설에 휘말리기도 했지만 올 1월 부분변경 신형을 출시하면서 부활을 알렸다. 구체적으로는 편의 및 안전 품목을 개선하고 주행 완성도를 높였다. 유럽차의 인기가 높은 국내 시장에서 몬데오는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을까. 직접 타봤다. 

 ▲스타일&상품성
 신형 몬데오는 외관에서 큰 변화를 찾기 쉽지 않다. 자세히 살펴봐야 어디가 바뀌었는지 알아차릴 수 있다. 그릴 형상은 같지만 크기를 키워 당당한 앞모습을 연출했다. 또 앞뒤 범퍼 및 안개등 속 구성을 살짝 바꿔 신형다운 느낌을 냈다.


 옆도 마찬가지다. 문짝에 붙어있는 사이드미러와 손잡이 중앙을 흐르는 진한 캐릭터라인, C필러 형상을 유지했다. 유리창을 감싸는 부분은 기존 크롬에서 검은색으로 칠해 통일감을 살렸다. 이 외에 살이 많은 18인치 휠을 장착해 차분한 세단 이미지를 더했다. 기존에 없던 두툼한 크롬 도금을 추가했다. 트렁크 가운데를 통과하면서 차의 존재감을 알린다. 또 LED 테일램프의 점등 방식과 구성도 바꿔 부분변경 제품임을 강조했다. 범퍼는 형상이 같지만 후방반사등과 사각 배기구 모양을 다듬어 세련미를 높였다.

 실내는 단조롭다. 변화를 꼽자면 변속 레버가 눈에 띈다. 조그셔틀 타입으로 바꿔 신선함을 자극한다. 이 외에도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하는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들어갔다. 반응이 빠르고 일목요연한 구성으로 보기에도 편하다. 

 스티어링 휠에는 각종 조작 버튼이 상당히 많다. 그러나 내비게이션을 작동할 전용 버튼이 없다는 점은 살짝 아쉽다. 바늘식 계기판 디자인은 기존과 동일하게 한글화 작업이 안돼 있다. 실내 곳곳은 무광 플라스틱과 우레탄으로 마감하고 은색 알루미늄 장식과 무드등으로 포인트를 줬다. 

 수납공간은 몬데오의 장점이다. 크고 깊은 컵홀더를 비롯해 변속레버 앞쪽에는 넉넉한 여유 공간을 확보했다. 도어 안쪽과 글러브 박스가 큼직해 활용성도 높다. 2열은 준대형 세단이 보여줄 수 있는 이상적인 공간을 연출한다. 두툼하면서도 푹신한 가죽시트는 안락한 착좌감을 제공하고 USB 단자와 뒷좌석 햇빛가리개를 추가했다. 포드만의 특허 기술인 안전벨트 에어백도 기본으로 들어간다. 트렁크는 기본 436ℓ를 제공하며 분할 시트를 적용해 긴 짐도 무리 없이 넣을 수 있다.
 ▲성능
 동력계는 4기통 2.0ℓ 에코블루 디젤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조합으로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m를 낸다. 기존보다 출력은 약 10마력 높아졌고 토크는 동일하다. 효율은 복합 기준 ℓ당 15.1㎞를 달성했다. 시동을 켜고 가속페달을 밟으면 디젤차 특유의 묵직한 감각이 전해진다. 떨림은 덜하지만 거친 소리는 여전하다. 하지만 속도를 올리고 일상적인 주행을 이어나가면 거의 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낮은 rpm에서 쭉쭉 밀어주는 느낌이 좋다. 엔진의 회전감이 매끄럽고 힘을 받쳐주는 변속기 반응도 기대 이상이다.

 8단 자동변속기는 반응 자체가 빠르지는 않지만 한번 맞물리면 절대 놓지 않고 힘을 알차게 뽑아낸다. 허둥지둥 대면서 변속 시점을 못 찾았던 예전 성격은 말끔히 잊어도 좋다. 부드럽게 단수를 오르내리는 과정에서 엔진 피로도를 줄일 수 있고 효율까지 알뜰히 챙기는 모습이다. 여러모로 파워트레인에 대한 불만은 크게 나오지 않는다.
 고속에서는 의외의 실력을 뽐냈다. 특히 최대토크가 끝나는 시점과 최고출력이 본격적으로 발휘되는 구간인 3000~3500rpm 사이, 그리고 4000rpm을 넘어가면서 이후 과정이 무척 흥미롭다. 지치는 기색 없이 강하게 몰아붙이고 순식간에 고속 영역으로 차를 올려놓는다. 비슷한 체급의 가솔린이나 하이브리드 세단과는 완전히 다른 가속감이다. 가속 페달의 양은 여유가 넘치고 차는 더 밟아도 된다며 운전자를 유혹한다. 속 시원하게 뻗어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미국 차이지만 출생지에 맞춰 유럽차 성격이 군데군데 묻어있다. 우선 차의 움직임이 날렵하다. 단단한 하체 세팅으로 롤을 쉽게 허용하지 않고 언더스티어 현상도 최대한 억제했다. 덕분에 출렁거림이 덜하고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한다. 탄탄한 서스펜션도 마찬가지다. 도로 위 굴곡을 차분하게 걸러주고 과속방지턱도 유연하게 통과한다. 빠른 속도에서 차선을 바꾸거나 요철을 만나도 부담이 덜한 이유다. 승차감과 가속 성능에 초점을 맞춰 주행 완성도가 떨어질 거라는 미국차의 편견을 버리기에 충분하다.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타이어다. 235㎜ 급의 콘티넨탈 타이어는 조금만 강한 힘을 주면 쉽게 접지력을 잃어버린다. 저속에서는 앞바퀴가 헛도는 현상도 종종 발생한다. 그만큼 코너에서 적극적인 운전에는 한계를 보인다. 한번 놓친 접지력은 회복이 빠르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속도를 줄이고 안전하게 통과하는 걸 추천한다.

 질주 본능을 누르고 평범한 주행을 이어나가면 미처 몰랐던 기능들을 찾아볼 수 있다. 효율이 대표적이다. 하루 종일 강하게 몰아붙였지만 트립컴퓨터 효율은 ℓ당 18~19㎞ 수준에 달했다. 여기에 언덕길에서 밀리는 현상을 막아주는 힐스타트 어시스트와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오토 하이빔, 스타트 스톱 시스템 등 새로 탑재한 기능들도 주행 편의성을 높였다. 

 ▲총평
 몬데오는 사실 첫인상만으로 운전자를 매료시킬 매력은 없다. 대신 차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을수록 숨겨져있던 은은한 매력과 진가가 나온다.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스타일과 무난한 구성, 넘치지도 그렇다고 모자라지도 않는 편의 및 안전품목 등이 차의 성격을 대변한다. 합리적인 디젤 엔진과 이상적인 변속기, 어느 한구석 모난 곳 없이 두루두루 만족스러운 각 부품들의 조화도 신선하다. 
 여기에 미국 차가 갖고 있던 선입견을 지워내고 유럽차 특유의 주행감각으로 무장해 경쟁력을 갖췄다. 시기도 나쁘지 않다. 라이벌인 폭스바겐 파사트는 국내 판매를 멈췄고 일본산 중형 패밀리 세단은 침체기를 겪고 있다. 비로소 몬데오가 시장에서 도전해 볼 만한 유리한 여건이 만들어졌다. 경쟁차도 줄었으니 이제는 자신을 극복하는 일만 남았다. 포드 신형 몬데오는 트렌드 단일 트림으로 판매되며 가격은 4,180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