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 달고 버틴다".. 브레이크 없는 경차의 '몰락'

이지완 기자 2020. 1. 20.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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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SUV 등장으로 힘빠졌다
5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 외면받는 경차

사회초년생들의 첫번째 차로 꾸준한 선택을 받아온 경형승용차(경차). 한때 국내에서 연간 20만대 이상 팔리던 경차는 시간이 흐를수록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2015년 소형SUV의 본격적인 등장 이후 경차의 몰락은 가속화됐다. 판매마진이 낮다보니 자동차 제조사들도 경차개발 등에 소홀한 모습이다. 벌써 5년 넘게 마이너스 성장 중인 국내 경차시장은 천천히 무너져가고 있다.

모닝. /사진제공=기아자동차

◆나날이 위축되는 국내 경차시장

국내 완성차 5개사(현대, 기아, 쌍용차, 한국지엠, 르노삼성) 중 제품 포트폴리오에 경차를 포함하고 있는 브랜드는 기아자동차와 한국지엠뿐이다. 두 브랜드는 국내 자동차시장에 총 3대의 모델을 내놓은 상태다. 이 시장 판매 1위인 기아차 모닝과 박스형 디자인으로 차별화를 가져간 레이, 한국지엠의 쉐보레 스파크 등이다.

국내 경차시장의 전성기는 2012년이다. 당시 연간 판매대수 20만대를 돌파하며 최고점을 찍었다. 이후 7년 간 단 한차례도 연간 판매대수 20만대 문턱에 도달하지 못했다. 2013년 18만2000여대까지 감소했던 경차의 연간 판매량은 2014년 18만6000여대로 소폭 늘었지만 바로 다음해 내리막을 타기 시작했다.

레이. /사진제공=기아자동차

업계에서는 2015년 쌍용자동차의 소형SUV인 티볼리를 시작으로 연달아 동일 차급의 모델들이 쏟아지면서 경차가 외면받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000만원대 구매할 수 있는 SUV의 등장은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 충분했다”며 “경차의 투박한 디자인과 부족한 2열, 적재공간 등을 충족시키면서도 가격격차가 크지 않다보니 소형SUV로의 이동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 경차시장은 2015년 18만6000여대 규모에서 이듬해 17만2900여대로 급격히 줄었다. 이후 2017년 13만8000여대, 2018년 12만5900여대, 지난해 11만3700여대 등 해를 거듭할수록 시장은 더욱 위축됐다. 벌써 5년 연속 역성장세다.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있다는 모닝도 경차의 몰락을 막지 못했다. 2015년 8만8400여대가 팔린 기아차 모닝은 2016년 7만5100여대, 2017년 7만400여대, 2018년 5만9000여대, 지난해 5만360여대로 지속 하락세를 보였다. 쉐보레 스파크는 2015년 5만8900여대에서 2016년 7만8000여대로 연간 판매량이 늘었지만 2017년 4만7000여대로 판매량이 추락했다. 최근 2년 간 연간 판매실적은 2018년 3만9800여대, 지난해 3만5500여대로 4만대 이하로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자동차 트렌드도 SUV로 가는 추세”라며 “팔아도 남는 마진이 거의 없는 경차개발에 힘쓸 여력이 제조사 입장에서는 없다”고 말했다.

쉐보레 스파크. /사진제공=한국지엠

◆차주에게 들어본 경차의 한계

대학 졸업 후 곧장 사회에 뛰어든 강모씨(남·30)는 올해 4년차 직장인이다. IT업계에 종사하는 강씨는 지난해 대리로 승진했다. 2016년 구입한 쉐보레 스파크가 그의 애마다.

“혼자 탈 때는 괜찮았는데.”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난 강씨는 경차 구매를 후회하고 있다고 했다. 3년 만에 차량교체를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씨는 최근 결혼을 준비하면서 기존 차량을 팔고 중형세단으로 갈아탈 준비를 하고 있다.강씨는 “취업 1년 후 내차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스파크를 구매했다”며 “구매 당시 여유 자금이 많지 않았다. 통장 잔고는 500만원 정도 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출을 받아 차량을 구매할까도 생각했지만 학자금 납부에 대한 부담도 있어 고민 끝에 스파크를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강씨가 고민해서 구입한 자신의 첫차를 판매하려는 이유는 뭘까. 좁은 공간, 생각보다 큰 이득이 없는 경차혜택 때문이다. 경형승용차는 배기량 1000cc 미만의 차량을 뜻한다. 이차는 공영주차장 50%, 톨게이트 비용 50% 할인, 국가지원금 연 20만원 정도다.강씨는 “공영주차장이나 톨비 등을 절반이나 감면해주는 것은 분명한 이점”이라며 “하지만 매일 이를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체감되는 비용절감 규모는 연간으로 따졌을 때 얼마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장 단점은 역시나 공간이다. 모닝, 스파크 등의 기본 적재공간은 200L 초반대다. 2열 시트를 최대한 조절해도 300L 이상의 공간확보가 쉽지 않다. 소형SUV의 경우 기본 적재공간이 400L를 훌쩍 넘는다.강씨는 “2열공간도 기본적으로 좁다. 앉았을 때 1열좌석 등받이 부분에 다리가 거의 닿을 정도”라며 “기본적으로 짐을 많이 못 싣고 2열을 접어서 트렁크 공간을 늘려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경차란 무엇인가?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2조 자동차의 종별 구분에 따르면 우리가 말하는 경차(경형승용차)의 기준은 배기량 1000cc 미만, 길이 3.6미터, 너비 1.6미터, 높이 2.0미터 이하의 차를 말한다. 국내와 달리 경차시장이 여전히 굳건한 인근 국가 일본의 경우 약간 상이하다. 배기량 660cc 미만, 길이 3.4미터, 너비 1.4 미터, 높이 2.0미터 이하의 차를 경차로 분류한다. 마찬가지로 작은 차에 대한 수요가 높은 유럽의 경우 배기량 1000cc 미만, 길이 약 3.4~3.7미터, 너비 약 1.4~1.5미터, 높이 1.4미터 규격의 차량을 경차라 부른다.

☞ 본 기사는 <머니S> 설합본호(제628호·제62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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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완 기자 lee8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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