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세일의 위력 .. '불매'前 수준 회복한 일본차

김양혁 2020. 1. 12.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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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잘 나가던 중 '불매운동' 직격탄
한때 "月1000대 판매 힘들다" 위기딛고
연말 할인공세로 두자릿수 점유율 회복
도요타 신차 준비.."새해도 판촉 계속"
혼다 어코드 할인 판촉 포스터. <혼다코리아 홈페이지>
혼다 어코드. <혼다코리아 제공>
닛산 신형 알티마. <한국닛산 제공>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일본차 업계가 작년 불매운동 파고를 넘고 두 자릿수 점유율을 지키는 데 성공했다.

작년 9월 월간 1000대 판매도 위태롭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연말까지 이어진 대규모 판촉에 힘입은 결과다. 작년 마지막 달 판매량은 불매운동 이후 최다 수준으로, 불매운동 이전까지 더 해도 다섯 번째로 많다. 일본차 업체로선 당분간 판촉이라는 돌파구 외에 딱히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

12일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작년 국내서 팔린 일본차는 3만6661대로, 전년보다 19%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수입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도 15%로, 전년(17.4%)보다 2.4%P(포인트) 주저앉았다.

작년 상반기까지 순항해오던 일본차 업계는 '불매운동'이라는 변수를 만났다. 작년 1월부터 6월까지 일본차 업계는 수입차 시장에서 20% 안팎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월별 판매 대수도 4000대 안팎으로 형성됐다. 상반기 판매량은 2만3483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8% 증가해 역대 최대 판매 기록을 갈아치웠다.

하지만 하반기에 들어서며 주춤하기 시작했다. 7월 판매량이 2674대로 '뚝' 떨어지더니 8월에는 1398대까지 주저앉았다. 9월에는 1103대로 떨어지며 월 판매량 1000대선도 무너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다.

벼랑 끝에 몰린 일본차 업계는 10월부터 대규모 할인에 나섰다. 판매 확대를 꾀하는 동시에 연말을 앞두고 가지고 있던 재고 털기 성격도 강했다. 약발은 제대로 먹혔다. 지난 7월 일본 불매운동이 본격화한 이후 일본차 '빅3'가 동시에 성장세를 나타낸 것은 10월이 처음이었다.

가장 재미를 본 업체는 혼다코리아로 꼽힌다. 10월 1500만원에 달하는 할인 행사로 9월 판매량(166대)과 비교해 385.5% 증가했다. 할인 대상이었던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파일럿은 10월에만 661대가 팔리며 전체 수입차 모델 판매량 7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닛산도 10월 최대 550만원의 주유 쿠폰을 제공했다. 인피니티는 자사의 파이낸셜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최대 1000만원을 지원했다. 도요타는 지난 10월 소모품 교환과 주유권을 얹어줬다.

재미를 본 일본차 업계의 판촉은 연말까지 이어졌다. 11월 인피니티는 국산차 보유자가 SUV QX30을 구매하면 최대 1000만원의 혜택을 줬다. 같은 조건으로 Q30 에센셜 트림을 구매하는 경우 최대 800만원을 깎아줬다. 7인승 SUV인 QX60 AWD 트림 30대는 재고 소진 시까지 4000만원대에 판매했다. 그 결과 인피니티의 판매량은 전월보다 106.5% 껑충 뛰었다.

혼다는 연말을 앞두고 또 한 번 '폭탄 세일'을 시작했다. 11월 말부터 주력 세단인 어코드 터보 모델에 대해 800대 한정해 약 600만원을 깎아준 것이다. 차량 가격은 3090만원으로, 국내 중형 승용차 가격과 맞먹는 수준이었다. 출시 1년 반가량밖에 되지 않는 차량에 이례적이었다. 판촉에 힘입어 연말 혼다의 판매량은 전월보다 130.7% 증가한 1045대를 기록했다. 월 기준 판매량이 1000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 5월 이후 7개월 만이었다. 판촉 대상이었던 어코드가 722대로, 국내서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 9위에 오르며 실적을 견인했다.

새해에도 일본차 업계의 판촉은 이어질 전망이다. 인식 개선을 마냥 기다리기보다 판촉으로 스스로 돌파구를 모색하는 차원이다. 한국닛산은 새해 알티마 일부 차량을 대상으로 500만원 할인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량으로 한정된 차량이지만, 할인 폭을 적용하면 2000만원대 중반에도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요타는 신차 러시를 준비 중이다. 올해 첫 출시 모델은 17년 만에 재탄생한 도요타의 정통 스포츠카인 GR 수프라로, 오는 1월 21일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어 2월 중순 캠리 스포츠 에디션 XSE 모델을 200대 한정으로 판매를 시작하며 3월 중순에는 프리우스 4륜구동 모델과 프리우스 C 크로스오버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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