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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세단' 타다 억대급 '디스커버리' 타봤습니다

전민준 기자 입력 2019.12.28.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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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뉴 디스커버리./사진=전민준 기자

지난 20일 레인지로버 ‘올뉴 디스커버리(이하 디스커버리)’를 타고 여주 섬강을 찾았다. 여주 섬강은 기자가 패밀리카로 쓰는 '중형세단'을 타고 종종 찾는 곳이다. 이른 새벽 조화를 이루기 시작하는 물안개와 절벽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같은 장소라도 어떤 이동수단을 타고 가느냐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디스커버리와 함께 한 여주 섬강은 분명 세단을 타고 갔을 때와 다른 느낌이었다. 디스커버리는 가격과 성능을 넘어 감성 측면에서 완벽함을 준다고 하더니 그 말은 사실이었다. 

디스커버리는 정통 오프로더라는 고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디자인과 성능을 간직한 차다. 근래 들어 도심형 SUV를 지향한다고 하지만 오프로더로서 피는 흐르고 있다. 차체 크기를 보자마자 보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4970㎜에 이르는 전장과 1888㎜의 전고, 2923㎜의 휠베이스는 보는 이 로 하여금 대담하고 여유로운 존재감을 느끼게 하기 충분하다. 차체는 크지만 과거의 투박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전면부는 잘 다듬어진 헤드램프를 통해 세련미를 강조했고 6각형 패턴 매시 그릴과 사다리꼴 모양의 공기흡입구, 보닛에 새겨진 ‘디스커버리’ 문구 등으로 웅장함을 살렸다. 후면부는 스포티하다. LED 리어램프를 수평으로 배치했다. 또 이음새 없는 트렁크 도어는 역동적인 느낌이다. 

◆ 준수했던 오프로더 성능

오프로드에서 주행성능은 준수하다. 디스커버리엔 전륜 더블 위시본, 후륜 멀티링크 방식을 적용했고 후륜에 첨단 멀티링크 방식의 서스펜션을 탑재했다.  

모래구간에서 풀악셀을 밟는 것을 시작으로 디스커버리의 오프로드 실력을 테스트 했다. 가속페달을 꾹 밟자마자 거침없이 경쾌하게 치고 나간다. 60㎞/h 이상의 속도에서도 흔들림 없이 나간다. 그 사이 느낀 다이내믹함과 편안함은 놀랄만하다. 

놀랄만한 파괴력엔 새롭게 탑재한 엔진 영향도 한 몫하고 있다. 2019년형 디스커버리엔 기존 TD6 싱글 터보보다 48마력 높아진 306마력과 10.2㎏.m 높은 71.4㎏의 토크를 갖춘 SD6 트윈 터보 엔진을 적용했다.

강력한 힘은 모래경사구간에서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경사도 60% 정도 되는 구간에 차를 올리고 가속페달을 밟자 보란 듯이 치고 올라간다. 그 뒤로 이어진 70% 구간도 문제 없었다. 

아쉬웠던 부분은 자갈구간을 달릴 때였다. 20인치의 휠과 고성능 타이어를 적용한 탓에 자갈길에서 굼뜬 느낌은 없었으나 전고가 높은 탓에 차체가 많이 흔들렸다. 디스커버리 전고는 1888㎜로 BMW X5보다 143㎜, 벤츠 GLE보다 118㎜ 높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진동이나 불쾌함은 없었다.
올뉴 디스커버리./사진=전민준 기자

◆ 완벽에 가까운 첨단기술 

세종천문대를 벗어나 80㎞ 고속주행에 나섰다. 차에 올라타자 12.3인치의 고해상도 대화형 운전자 디스플레이와 가상 계기판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디스플레이를 통해 운전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와 함께 내비게이션, 전화, 미디어 등 엔터테인먼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즐거움은 고속도로 진입 전부터 느껴졌다. 

디스커버리의 제로백은 7.5초다. 공차중량 2450㎏의 거구를 제로백 7초대에 올려놓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잘 나가지만 경쾌한 느낌은 아니다. 계기판 숫자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속도와 몸으로 직접 느끼는 것과 다르다.  

기본적인 코너링에서는 에어서스펜션의 능숙한 대응으로 차분하며 안정적인 주행을 이어 갔다.속도를 높여 고속 영역에 진입할 때에는 차체의 높이가 낮아진다. 고속에서 흔들림이 상대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SUV의 숙명을 최소화 시키려는 모습이 돋보였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도 일품이다. 주행 하면서 옆 차선의 차가 갑자기 끼는 경우가 발생했는데 그 때마다 능숙하게 속도를 줄인 뒤 앞차와 간격을 유지시켜 나갔다.

어떤 이에게 추천? 

목적지에 도착했다. 기자 개인적으로 가장 만족했던 것은 디자인과 일생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편의사양이었다. 주차 공간에서 빠져나올 때 자동으로 스티어링 조작을 도와주는 파크 어시스트와 360° 주차센서, 후진 시 차량 접근을 안내해주는 후방 교통 감지 그리고 탑승객 하차 모니터링 시스템은 수준급이다. 

오프로드 성능도 준수하지만 점차 도심형SUV을 추구함에 따라 퇴색해가는 정통 오프로더의 느낌은 감출 수 없었다. 갑갑한 일상에서 벗어나 차와 주변을 보며 삶의 여유로움을 느끼는 걸 즐기는 고소득 전문직에게 추천하고 싶은 차. 올뉴 디스커버리다. 시승차는 최상위 트림인 HSE 력셔리 모델로 가격은 1억190만원이었다.

전민준 기자 minjun84@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