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세련·덩치 품고 오빠車로 돌아왔다

김양혁 2019. 11. 24.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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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휘발유모델 최고출력 290마력, 최대토크 35kgf·m
확 달라진 외관.. 휠베이스40mm, 전폭 10mm 늘려
사전계약 3만2179대.. 3040 젊은층에 인기몰이
현대자동차 그랜저.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 그랜저.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 그랜저. <현대자동차 제공>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그랜저가 제자리를 찾는 데 무려 20여 년이 걸렸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 결국에는 다시 플래그십(기함) 세단 자리를 되찾았다. 수십 년이 흘러 이제 꽤 나이도 먹었다. 현대차는 고생한 그랜저에 누구보다 젊어진 외모와 현 위치에 걸맞은 몸집을 선물했다. 소비자들도 꽤 만족해하는 눈치다.

최근 현대차가 개최한 더 뉴 그랜저 시승 행사에서 경기도 고양시 일산 빛마루 방송지원센터~남양주시 오로라베이커리카페 구간을 약 120㎞ 왕복 주행했다.

파워트레인에서는 눈에 띄는 변화는 없다. 기존 활용해왔던 엔진 제품군 대부분을 그대로 활용한다. 전자식 변속버튼(SBW)이 파워트레인 부문에서 가장 변한 부문 중 하나다. 6세대 차량처럼 주행에서 크게 아쉬운 점은 없다. 주행한 3.3 휘발유모델은 최고출력 290마력, 최대토크 35㎏f·m의 힘을 낸다. 300마력에 육박하는 힘은 여느 차와 비교해도 고속주행에서 크게 부족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다. 소음과 진동을 포함한 승차감 부문에서도 수준 이상이다. 대부분의 유리에 이중접합 차음유리를 채택한 덕분이다.

시승차는 3.3 휘발유차 중에서도 캘리그래피 트림이다. 현대차는 그랜저를 프리미엄, 익스클루시브, 캘리그래피 등 3개 트림으로 나눴다. 캘리그래피는 가장 높은 트림이다. 실내 곳곳에 고급감을 더한 게 특징이다. 2열 스웨이드 목 베개가 압권이다. 이외 손과 몸이 닿는 대부분이 나파 가죽 또는 스웨이드로 마감했다. 물론 그만큼 가격은 치솟는다. 3578만원부터 시작하는 3.3휘발유 차량에 캘리그래피를 선택해 옵션까지 더하면 4600만원대까지 올라간다.

더 뉴 그랜저는 2016년 11월 출시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6세대 그랜저의 부분변경모델이다. 대외적 위상을 높여주기 위한 세심함이 돋보인다. 그랜저는 지난 2015년 제네시스 브랜드 독립과 2017년 아슬란 단종으로 자연스레 플래그십으로 승격했다. 통상 외관 변경에 집중하는 부분변경의 고정관념을 깨고 휠베이스(축간거리)를 기존보다 40㎜, 전폭을 10㎜ 늘렸다. 휠베이스 확대는 온전히 뒷좌석 공간 확대로 이어졌다.

그 덕에 쇼퍼 드리븐카로 손색이 없다. 늘어난 뒷좌석과 편의사양이 이를 뒷받침한다. 좌석 중앙의 콘솔박스를 내리면 컵홀더와 오디오 등을 제어할 수 있는 버튼이 나온다. 옵션 추가로 앞좌석 등받이 뒤에 모니터와 빌트인 공기청정기 추가도 할 수 있다고 한다. 현재 더 뉴 그랜저 출시 시점은 기존 그랜저를 이용하던 임원의 리스 만기가 돌아오는 시기이기도 하다.

오너 드리븐카로 활용할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기존 패밀리 세단으로도 적격이다. 대신 현대차는 기존 40대와 50대 가장보다 젊은 가장들을 공략한다. 실제 사전계약 대수 기준 절반 이상이 30대와 40대였다는 게 현대차 측의 설명이다.

전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지만, 전차보다 나은 후속은 있다. 더 뉴 그랜저는 영업일 기준 11일간 진행된 사전계약에서 3만2179대의 계약을 기록했다. 이는 기존 6세대 그랜저가 가지고 있던 최다 실적(2만7491대)을 갈아치운 것이다. 첫날 기록 역시 1만7294대로, 역대 최다 계약 기록을 경신했다. 부분변경모델이 기존 완전변경모델을 뛰어넘은 것은 국내 자동차 역사상 전례 없는 일이다.

현대차는 더 뉴 그랜저를 '성공의 방정식'으로 홍보한다. '국내 고급차의 대명사'라는 타이틀을 내부에서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신경을 더 쓸 수밖에 없다. 새로운 기록을 써 내려가는 '기록 제조기'도 좋지만, 앞으로 나올 그랜저의 어깨는 더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현재 신차 주기대로라면 2021년쯤이면 7세대 그랜저가 나온다. 높아진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어떻게 맞출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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