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를 맛보다..9억 롤스로이스 '팬텀' 타보니

임현영 2019. 10. 17.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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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가 6.3억..옵션 추가 시 10억원 육박
철저한 맞춤제작 시스템..'코치도어'등 눈길
스타라이트, 더 갤러리 등 호화 옵션 가득
외부 소음 차단한 안락한 승차감 인상적
[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닿을 수 없지만, 간혹 훔쳐보고 싶은 세상이 있다. 바로 ‘슈퍼리치’ 라이프다. 평생써도 모자란 부를 축적한 이들은 무엇을 보고 즐기는 것일까. 호기심의 정점에는 자동차가 있다. 그런 점에서 롤스로이스 플래그십 모델 ‘팬텀’은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100년 넘는 역사동안 슈퍼리치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왠만한 아파트 값을 웃도는 고가는 물론 그에 걸맞는 품질로 명성을 유지해 왔다. 비싼 가격만으로 까다로운 슈퍼리치를 사로잡지는 못했을 터, 어떤 매력이 오늘날의 명성으로 이어졌는 지 궁금해 직접 시승해봤다.

◇ 기본가 6.3억..옵션 추가시 10억 육박

이날 탑승한 팬텀 가격은 9억6500만원. 기본 가격은 6억 3000만원이지만 각종 옵션을 추가한 덕에 최종 가격은 10억에 육박했다. 하지만 가격은 유동적이다. 철저한 ‘고객 맞춤형’ 디자인을 표방하기 때문이다. 롤스로이스 전 모델은 영국 남부 굿우드 공장에서 수제로 제작된다. 차의 옆면을 따라 그어진 ‘코치라인’이 대표적인 비스포크(맞춤 제작)옵션이다. 라인뿐만 아니라 원하는 로고나 그림도 새길 수 있다. 고객의 요구사항이 늘어날 수록 가격도 비례한다.

먼저 시선을 끈 것은 웅장한 라디에이터 그릴이다.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을 형상화한 일명 ‘판테온 그릴’이다. 6미터에 달하는 앞뒤 길이에 압도되는 듯 했다. 앞뒤 길이가 5미터 내외에 불과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서 느끼지 못하는 존재감이 느껴졌다. 상단에는 롤스로이스의 상징인 ‘환희의 조명상’이 자리잡았다. 귀족 마차에서 유래한 독특한 디테일이 눈에 띄었다. 좌우 대칭으로 열리는 코치도어, 말을 끌던 줄에서 유래한 투톤 컬러의 외장 바디는 롤스로이스의 트레이드 마크다.
상단에 위치한 ‘스타라이트’ 옵션(사진=임현영 기자)
대시보드 하단의 ‘더 갤러리’
다음으로 눈에 들어온 것은 럭셔리함을 더해주는 옵션이다. 우선 천장에 있는 ‘스타라이트’ 헤드라이너다. 장인이 1344개 전구를 일일히 손으로 꼽아 만들었으며 가격은 3000만원 상당이다. 은은한 별빛으로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대시보드 하단에 위치한 예술품인 ‘더 갤러리’도 화려함의 극치다. 메탈 재질의 작품이 전면의 우아함을 더했다. 지난 2017년 출시된 8세대 팬텀에 도입된 옵션으로, 개인의 예술적 취향을 반영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미 유수의 예술가·디자이너와 협업해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예술품 외에도 실크·목재·금속 등으로 꾸밀 수 있다. 그 외에도 고산 초원에서 방목한 최고의 소가죽으로 만든 시트, 맞춤제작한 카오디오 시스템, 샴페인 쿨러 등 각종 호화로운 옵션이 가득했다. 차문에 삽입할 수 있는 맞춤제작형 우산도 럭셔리 세단의 격을 한층 높이는 포인트다.

◇ ‘마법의 양탄자’라는 수식어에 걸맞는 승차감

본격적으로 시승에 집중했다. 승차감은 안락함 그 자체 였다. 외부 상황을 인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내부는 고요함이 흘렀다. 시속 100km에 육박하는 속도에도 흔들림없는 승차감을 제공했다. ‘마법의 양탄자’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자동차’라는 수식어에 비로소 고개가 끄덕여졌다. 이전 세대와 달리 차체는 가벼워졌지만 강성을 30% 높였다는 것이 업체 측 설명이다.

이번에는 직접 주행해보기로 했다. “집 한채를 운전한다”라는 농담이 오가는 가운데, 약간의 긴장감이 더해졌다. 2.7톤에 달하는 무게에도 주행은 수월한 편이었다. 고속에서나 저속에서나 일정한 서스펜션으로 서툰 운전실력을 보완해줬다. 롤스로이스는 전통적으로 높은 배기량을 자랑하는 12기통 엔진을 사용해 왔다. 엔진은 1700 RPM에서 최대 91.8kg.m(유럽기준: 900NM) 의 토크를 발휘하며, 최대 출력은 563bhp이다.

이렇게 비싼 차를 과연 누가 탈까. 알려지다시피 대기업 회장 오너나 유명 연예인 등 어느정도 부와 명예를 쌓은 이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고객 연령대가 내려가고 있는 추세다. 30~40대의 IT스타트업 대표, 쇼핑몰 대표 등도 많이 선택한다고 한다.

실제로 팬텀의 판매는 꾸준하게 올라가고 있다. 올해(1~9월)에만 총 11대를 판매했다. 작년 동기(7대)와 비교하면 꽤 고무적인 상승세다. 수억원에 호가하는 가격을 감안하면 국내 럭셔리 세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전면에서 바라본 롤스로이스 ‘팬텀’

임현영 (ssi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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