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자신감' 현대차, 쎄타2 평생 책임지겠다..4년만에 논란 종지부

김양혁 2019. 10. 13.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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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YF쏘나타에 적용된 쎄타2 GDi 엔진. <위키피디아>
현대자동차 쏘나타(YF).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 2015년부터 불거진 '쎄타2 GDi' 엔진 결함 논란에 마침표를 찍는다. 한국과 미국 차주에 폐차 직전까지 평생 보증을 약속하면서다. 형사 절차와는 별개로 국내외 소비자와 불필요한 논란을 더는 만들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자동차 업계에서도 '평생 보증'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현대·기아차는 이미 미국에서 쎄타2 GDi 엔진 문제로 리콜(결함시정)하며 '조(兆)' 단위의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조치에도 현대차 6000억원, 기아차 3000억원 등 모두 합쳐 조 단위에 버금가는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했다. 대상 차량만 총 469만대에 달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국내외에서 동시에 조치를 단행하겠다고 밝히며 차별 논란에도 종지부를 찍기 원했다. 실제 현대차그룹이 국내에서 진행하겠다고 밝힌 조치는 미국 집단 소송 원고들과 도출한 화해 방안과 같다. 다만 국내서 잇단 문제 제기에도 수년이 지났고, 미국에서 소송이 진행되면서 이런 조치를 한 데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평생 보증' 조원대 손실에도…'품질' 포기할 수 없다 =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이번 쎄타2 GDi 엔진 관련 조치로 각각 6000억원, 3000억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현대·기아차는 이미 같은 엔진을 적용한 차량에 대한 리콜로 조 단위 비용을 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2015년 9월 미국에서 쎄타2 엔진이 적용된 차량에서 소음과 진동, 주행 중 시동 꺼짐, 화재 등 각종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자 47만대를 리콜했다. 이어 2017년 3월에도 현대차 쏘나타·싼타페, 기아차 옵티마(국내명 K5)·쏘렌토·스포티지 등 119만대에 대해서도 같은 조치를 단행했다. 같은 해 4월 국내서도 17만대에 대한 리콜이 이뤄졌다.

이번 리콜 대상 차종은 2011~2019년형 차량 중 쎄타2 GDi 엔진을 적용한 차량으로 국내 52만대, 미국 417만대로 총 469만대에 달한다.

현대·기아차가 또다시 조 단위에 맞먹는 비용을 들여 '평생 보증'에 나선 것은 오히려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현대·기아차는 품질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보증기간을 연장하는 방법을 택해왔지만, 평생 보증은 차량 폐차 직전까지 책임지겠다는 의미다. 차량 품질에 대한 자신감이 없을 경우 단행하기 어려운 조치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역차별 논란, '불식'하겠다지만…여전한 늑장 논란 = 현대·기아차는 과거 미국서 처음 리콜한 쎄타2 GDi 엔진 적용차는 국내 차량과 문제가 없다며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미국 2차 리콜 이후인 2017년 4월에서야 그랜저, 쏘나타, K5, K7 등 17만대를 리콜했다. 국내 소비자들이 분통을 터뜨린 배경이다.

이번 발표 시점 역시 비난을 받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법원에 현지 소송 원고들과 합의안을 제출하며 국내에 소식을 알렸기 때문이다. 국내서도 비슷한 문제가 수년 전부터 제기됐지만, 미국에서 집단 소송이 있고서야 이런 조치를 발표했다는 것이다.

천문학적인 벌금을 부담할 수 있는 미국과 '솜방망이' 처벌에 불과한 국내 현실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독일 폭스바겐은 배출가스 조작 사태 이후 미국에서 민사 배상, 형사 벌금 등으로 모두 43억 달러를 부과받았고, 일본 도요타는 급발진 관련 리콜로 12억 달러의 벌금과 함께 리콜과 소비자 소송으로도 각각 24억 달러와 16억 달러를 지출해야 했다. 미국 자동차 업체인 GM(제너럴모터스) 역시 시동점화장치 리콜로 9억 달러에 달하는 벌금과 함께 대대적인 보상금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국내 자동차관리법은 제작사가 결함을 알게 되면 지체 없이 그 사실을 공개한 뒤 시정하고, 이를 어기면 10년 이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미국과 비교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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