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봤어요]'정통 픽업트럭의 진수' 쉐보레 콜로라도
SUV와 상용 트럭의 실용·활용성 동시에
세단 못지않은 부드러운 조향·안정 주행 감성
한국GM은 쉐보레 콜로라도를 출시하면서 이 같은 자신감으로 기선제압에 나섰다. 솔직히 갸우뚱했다. 분명히 국산 픽업트럭인 쌍용자동차(003620)의 렉스턴 스포츠가 있는데 말이다.
설명만 들었을 때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서 들여온 수입차이다 보니 국산차보다 1000만원 이상 비싸 가격경쟁력이 뒤처지고, 같은 ‘급’으로 분류되는 게 싫어서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오프로드(비포장도로), 온로드(포장도로), 서킷(경주도로) 3곳에서 콜로라도를 직접 타보니 그 진가를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어 정통 SUV인 랭글러, 디스커버리 등이 소화할만한 자갈밭, 진흙 구덩이, 수심 80㎝ 수로, 모굴(둔덕) 코스도 무난히 통과했다. 시승차는 익스트림 4WD 모델로 첨단 사륜구동 시스템을 탑재해 도로 상황에 맞게 자동으로 구동 방식을 변환해줘 따로 조작할 필요가 없었다.
콜로라도는 또 최대 3.2톤까지 견인할 수 있다. 캠핑족이 늘어나며 최근 트레일러를 장착한 차량이 늘고 있는데 개조(튜닝)를 하게 되면 도로 주행 시 불안한 경우가 많다. 반면 콜로라도는 3.6ℓ 6기통 직분사 가솔린 엔진과 하이드라매틱 8단 자동변속기의 조화에 트레일러를 끌 수 있는 시스템이 연동해 있어 1.8톤인 카라반을 달고 주행해도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 힘을 자랑했다.
고속 주행 시에 운전대 무게감이 생각보다 가볍지만, 부드럽게 조향할 수 있었다. 서스펜션 세팅도 잘돼 있어 방지턱에서도 큰 덜컹거림 없이 통과할 수 있었다. 픽업트럭은 짐칸 덮개가 없는 트럭의 일종이지만, 승차감은 승용 세단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이는 도로 주행에서 가장 놀랐던 점이기도 하다.
SUV와 상용 트럭 역할을 동시에 할수 있는 점도 매력이다. 1170ℓ에 달하는 적재량에 2열 공간도 있고, 2열 좌석 아래에 숨겨진 수납공간도 있어 편의성을 높였다. 다만 큰 차체에 주차는 골칫거리였다. 양옆에 차량이 있는 공간에 주차하기도 어려울뿐더러 내릴 때 모양새가 빠지기 일쑤다. 또 공인연비는 8.1㎞/ℓ(사륜구동 기준)인데 90㎞ 구간 주행시 실제 연비는 5.5㎞/ℓ에 불과해 당혹스러웠다.
콜로라도가 경주차는 아니지만, 서킷주행도 충분했다. 다른 픽업트럭과 달리 급격한 코너링에서도 뒷바퀴 들림 없이 안정적이었다. 직선구간에서는 가속페달을 있는 힘껏 최대치로 밟아도 차체 흔들림 없이 탄력주행을 할 수 있었다. 제원상 최고출력 312마력, 최대토크 38㎏·m의 힘도 느낄 수 있었다.
콜로라도는 국산 모델과 동일하게 전국 400여개 쉐보레 공식 서비스센터를 통해 편하게 관리 받을 수 있고 화물차로 분류되기 때문에 연간 자동차세는 2만8500원 등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가격은 3855만~4350만원이다. SUV와 트럭의 실용성에 세단 못지 않은 주행 감성을 원한다면 다재다능한 콜로라도를 선택지에 놓을만하다.
이소현 (atoz@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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