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쉐보레 콜로라도, 몸소 보여준 '정통'의 의미

입력 2019. 10. 10. 13:25 수정 2019. 10. 10.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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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고장의 픽업은 역시 다르다. 비인기 종목의 선두를 달리는 차가 사실은 얼마나 매력적인 차인지 제대로 보여준다.


 쉐보레 콜로라도의 등장은 매우 반갑다. 10년 넘는 미국산 수입 SUV의 공백을 깨트렸고, 픽업 본고장에서 날아온 정통 픽업이다. 제대로 된 픽업이라는 사실 만으로도 시장에서 가치를 지닌다. 새로운 픽업을 기다리던 사람들에게는 가뭄 끝에 찾아온 단비 같은 존재다.

 첫인상은 '매우 길다'는 느낌이 팍 든다. 길이가 5.4m가 넘으니 그럴 만도 한다. 주차장에 세우면 앞쪽이 주차선을 넘어 삐죽 튀어 나올 정도로 길다. 옆에서 보는 신체 비율은 은근히 좋아서, 캐빈과 적재함을 분리한 픽업 특유의 매력이 묻어난다.


 픽업의 정체성이자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적재함이다. 콜로라도의 적재중량은 700㎏이고 용량은 1170ℓ로 여유롭다. 바닥은 코팅해서 미끄러짐을 방지하고 내구성을 높였고, 테일게이트는 댐퍼를 달아 천천히 부드럽게 열린다. 범퍼 양쪽 모서리에는 발판을 달아 쉽게 오르내릴 수 있고 적재함 전용 램프도 달았다. 짐을 위한 차답게 적재함에 많은 공을 들였다.

 실내는 투박하고 무난하다. 2열은 무릎이나 머리 공간 여유롭고 등받이는 각도 조절 기능이 없는데, 기본 각도가 적절해서 크게 불편하지는 않다. 뒷유리 가운데가 열리고, USB 포트 두 개와 전원 잭도 갖추는 등 편의성을 높이려는 시도가 눈에 들어온다. 가족이 다 타지 않을 때는 뒷좌석 등받이를 접어서 짐 공간으로 써도 된다.



 엔진은 가솔린 V6 3.6ℓ 직분사 자연흡기 방식이다. 요즘 차에서는 보기 쉽지 않은 배기량 큰 엔진이다. 최고출력은 312마력으로 300마력이 넘고, 최대토크는 38.0㎏·m다. 시동을 거니 매끈하면서 부드럽게 엔진이 깨어난다. 달리기 전에 놀란 점은 정숙성이다. 픽업이라서 크게 기대는 안 했는데, 소음과 진동을 꽤 잘 잡았다. 가솔린 엔진이어서가 아니라, 소음과 진동 방지에 공을 들인 게 느껴질 정도.

 가속페달을 밟으면 차는 가뿐하게 나간다. 4WD 모델은 무게가 2t이 살짝 넘어가는데 가속감이 가볍다. 속도가 어느 정도 차오른 상태에서도 여유롭게 치고 나간다. 주행모드는 네 가지. 2H, 4H, 4L, 오토로 나뉘어 취향과 도로 상태에 맞게 적용하면 된다. 기본 뒷바퀴굴림으로만 달려도 일반도로에서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묵직하게 도로를 짓누르며 아스팔트에 밀착해 안정적으로 달린다. 4WD 외에도 디퍼렌셜을 갖춰 험로 적응력도 높다.


 승차감도 만족스럽다. 프레임보디 방식이라 울렁거리고 튈 줄 알았는데, 진동을 잘 다스리며 평온하게 달려 나간다. 픽업 본고장에서 온 차답게 승차감 세팅 노하우가 상당해서 일상용 차로 타고 다니기에도 적당하다.

 콜로라도에 관심을 둔 사람이라면 효율에 신경이 쓰일 터다. 대배기량 가솔린에 덩치를 감안하면 기대보다 높은 수준이다. 복합효율은 2WD 8.3㎞/ℓ, 4WD 모델이 8.1㎞/ℓ다. 부하가 덜 걸릴 때 실린더 네 개만 활용하는 기능이 들어있다. 요즘에는 대형 가솔린 SUV도 많이 타고 다니니 이 정도면 받아들일 만 하다.



 픽업의 장점은 캠핑 트레일러 등 추가 이동수단을 뒤에 끌고 다니는 연결성이다. SUV나 승용차도 가능은 하지만, 콜로라도는 특히 트레일러에 특화돼있다. 연결하중은 3,175㎏으로 국내에서는 보기 드물게  넉넉하다. 관련 기능도 다양하게 갖췄다. 히치 리시버를 갖춰 트레일러를 쉽게 연결할 수 있고, 후방카메라에는 트레일러 어시스트 가이드라인을 표시한다. 센터페시아 아래쪽에는 견인/운반 모드도 갖춰서 트레일러를 견인할 때는 변속기가 자동으로 변속 패턴을 조정한다. 고속주행 시 트레일러가 좌우로 흔들리는 스웨이 현상을 막는 기능도 갖췄고, 트레일러 무게에 따라 제동력을 설정할 수도 있다. 캠핑 트레일러를 여유롭게 제대로 끌 만한 차가 없어서 고민하던 사람이라면 만족하며 탈 수 있는 차다.

 자동차를 판단하는 기준은 여러 가지인데 픽업의 본질로 평가한다면 본토에서 건너온 정통 픽업 시장을 여는 중요한 모델이다. 모처럼 만에 '정통'의 의미를 제대로 살린 전문가가 등장했다. 픽업의 진정한 매력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려준다. 

임유신 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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