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쌍용車노조는 '자구의 길'.. 한국GM노조는 '자멸의 길'

임경업 기자 입력 2019.09.21 03:14 수정 2019.09.22 10:4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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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兩社 노조, 위기에 다른 대응]
쌍용차 노조, 비상 경영에 동참.. "순환 휴직·복지 축소하겠다"
한국GM 노조, 27일까지 부분파업.. "수입 GM 차량 불매 운동"

"한국GM 수입차 불매운동을 벌이겠다."(한국GM 노조)

"순환휴직, 직원 복지 축소로 위기 극복에 동참하겠다."(쌍용차 노조)

만성 적자로 생존 위기에 처한 두 자동차 회사의 노조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20일 한국GM 노조는 "27일까지 부분파업을 벌이겠다"며 "24일부터 수입차 불매운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한국GM이 미국 본사에서 들여와 국내에서 판매하는 차량에 대해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는 것이다. 한국GM은 기존 수입차 4종에 더해 지난달부터 콜로라도, 트래버스 등 미국에서 제조된 대형 승용차 판매를 통해 수익 회복을 노리고 있다.

반면 쌍용자동차는 이날 "순환휴직 시행, 복지 축소 등 비상경영 자구안에 노사가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한국GM 노조는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파업과 유례없는 자사 제품 불매운동을 펼치는 반면 쌍용차 노조는 생존을 위해 임금 삭감까지 감수한 것이다.

◇한국GM 노조는 '자해(自害)', 쌍용차는 '자구(自救)' 한국GM 노조는 최근 회사가 국내 생산을 줄이고 수입 판매를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를 사전에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런 노조의 대응은 자기 발등을 찍는 행위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지난 5년간 4조원 이상 적자가 누적된 한국GM은 올해 수입차 판매라도 늘려 손익분기점을 넘겨보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공장은 지난해 5월 산업은행과 본사가 마련한 경영 정상화 계획에 따라 신차 2종을 투입해 생산량을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사측은 수익이 발생하면 임금도 올려줄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임금 인상과 직원 복지 확대를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줄리언 블리셋 GM 해외부문 사장은 한국GM에 "노조가 파업을 지속하면, 물량을 이전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같은 날 쌍용자동차 노조는 "회사 위기 상황을 함께 타개하겠다"며 비상경영에 동참하기로 했다. 근속 25년 이상 사무직을 대상으로 6개월 단위 순환휴직(안식년제)을 시행하고, 명절 선물과 장기 근속자 포상을 중단하는 등 22개 복지 항목을 축소하거나 폐지하기로 했다. 순환휴직에 들어가는 근로자 200~300명은 기존 임금의 70%를 받게 된다. 앞서 쌍용차는 임원을 20% 감원하고, 임원 연봉도 10% 삭감하기도 했다. 쌍용차는 2017년부터 10분기 연속 적자가 이어졌고, 올해 상반기 76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노사 모두 '회사의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먼저'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쌍용차 노조, 위기 이후 금속노조 탈퇴 두 회사는 똑같이 부도 위기에 처한 전력이 있다. 쌍용차는 2009년 1700여명이 정리해고되는 사태를 겪었고, 한국GM은 지난해 군산공장 폐쇄 사태로 3000여명이 희망퇴직했다. 쌍용차는 2011년 인도 마힌드라그룹에 인수돼 겨우 살아났다. 한국GM도 지난해 본사와 산은의 도움으로 법정관리 위기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위기 이후 대응 방식은 서로 달랐다. 한국GM은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에 있다. 쌍용차는 지난 2010년 금속노조를 탈퇴했다. 쌍용차의 한 직원은 "2009년 위기로 회사가 망하면, 직원도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다. 이후 쌍용차는 10년간 무분규 임단협 타결 기록을 세우고 있다.

한국GM 노조 파업은 장기화 조짐을 보인다. 업계에선 한국GM 노조의 자사 제품 불매운동과 파업이 GM의 '탈(脫)한국'을 가속화하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용진 서강대 교수는 "GM 본사가 구조조정을 하는 가운데 한국GM 노조의 이번 대응은 제 발등 찍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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