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유주희기자의 두유바이크]편견·차별 없는 라이더 문화 지향하는 '치맛바람 라이더스'

유주희 기자 입력 2019.09.20 17:39 수정 2019.09.21 13:2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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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맛바람 라이더스 기획단의 한 라이더가 바이크 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치맛바람 라이더스는 성별·기종·배기량과 상관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이륜차 문화를 지향한다. /사진제공=치맛바람 라이더스 기획단
[서울경제] 여전히 많은 이들이 의사라고 하면 남성을, 간호사는 여성을 떠올린다. 모터사이클도 비슷하다. 모터사이클 라이더의 기본형은 남성으로 간주된다. 모터사이클을 타는 여성들은 “남자친구(남편)를 따라 시작한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 ‘진지하게 타는 것 맞느냐’는 시선을 받는다. 반대로 “여자분이 바이크를 타다니 대단하시네요”라는 ‘칭찬’을 듣기도 한다. 전혀 고맙지 않은 칭찬이다. 특정 성별의 취향·능력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출발한 평가이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에서 자연스럽게 뭉친 ‘치맛바람 라이더스’는 이런 불편함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다. 여성이든 남성이든, 세대·지역·계급, 성적 정체성과 상관없이 기존의 이륜차 문화에서 벗어나 서로 존중하며 바이크를 즐긴다는 취지에서 시작돼 바이크 투어·세미나·입문교육 등 다양한 행사를 주최하고 있다. 치맛바람 라이더스의 모임에서는 여성 라이더라서 신기한 시선을 받거나 작은 스쿠터를 탄다고 무시당할 일이 없다.

오는 27일에는 충북 제천의 ‘옛날학교 캠핑장’에서 ‘제1회 치맛바람 라이더스 캠프아웃’이 열릴 예정이기도 하다. 지난달부터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텀블벅으로 입장권·굿즈 판매를 시작해 목표 금액의 175%를 펀딩받은 바 있다. 이름 그대로 바이크를 타고 모여 캠핑을 하는 행사인데, 바이크나 캠핑장비가 없어도 참가할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대중교통으로 접근 가능한 캠핑장에서 열리는데다 캠핑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을 위한 숙소도 제공하기 때문이다. 성 중립 화장실과 샤워실이 준비되고 채식주의자·비채식주의자들의 조리공간이 분리 운영될 예정이다.

캠핑뿐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원하는 식단을 기준으로 모여 함께 캠핑음식을 만들어 먹는 ‘이따 뭐 먹지’ 프로그램, 모터사이클 자가정비교실, 충주호의 석양을 만끽하며 대열 주행에도 익숙해질 수 있는 ‘충주호 선셋 라이딩’, 바이크와 페미니즘 등을 주제로 한 토론회 등이다. 바이크, 캠핑, 치맛바람 라이더스가 낯설든 익숙하든 상관없이 누구나 자연스럽게 섞여들 수 있도록 구성됐다.

치맛바람 라이더스는 회원가입 절차나 단톡방, 조직도가 없다. 누군가는 행사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나선 기획단이 있을 뿐, 지향점이 비슷한 누구나 트위터·인스타그램·유튜브를 통해 동참할 수 있다. 이들의 즐거운 시도가 우리나라 바이크 문화를 훨씬 풍성하게 만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유주희기자의 두유바이크’는 이번 회를 마지막으로 연재가 종료됩니다. 온라인판 ‘두유바이크’는 계속 연재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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