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일본산 부품 사재기"..맥주 불매운동 여파, 일본산 식료품 수출 40.6% 급감
현대차 "구매정책에 대해선 노코멘트" 입장
한국산 부품 확보에 일본 업체들도 비상
한국산 부품 수출액, 일본산 수입액 넘어
18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일본 내 부품 업체들에 수출량 확대를 요청하며 재고량을 늘리고 있다. 3개월치 부품 확보가 목표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문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에 전자부품 등을 납품하는 일본 메이저 자동차 부품업체 덴소는 현대차 요청에 맞춰 수출량을 늘리기 시작했다. 변속기 부품 공급업체인 바이오락스 관계자도 “수출품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고 닛케이에 밝혔다. 이 회사와 현대차간 연간 거래 규모는 1억 엔(약 11억원) 정도다. 현대차 측은 이 같은 움직임과 관련해 닛케이에 “구매정책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국산 공구나 부품을 수입하는 일본 부품 기업들도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한국산 자동차부품 수입액은 785억 엔으로 수출액(701억 엔)보다 더 많은 실정이다.
차량용 도어 노브 등을 취급하는 알파는 지난달부터 한국 측 부품업체로부터 수입량을 대폭 늘려 2개월치 재고를 확보했다. 한국 정부가 일찌감치 화이트 리스트 배제 조치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신문에 따르면 자동차용 프레스 부품업체인 토프레도 한국산 접합부품 재고를 2~3개월치 확보하기 위한 검토에 들어갔다.
닛케이는 “수출관리의 엄격화가 자동차 분야로 파급되면 (수출허가)수속에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도, 재고 증가로 이어진다”며 “중국 등으로부터 수입할 수 있는 부품도 있지만, 조달처 변경에도 시간이 걸린다”고 전했다.
◇ 한국 수출액 급감…맥주 등 식료품 타격=18일 재무성이 발표한 일본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한국수출액이 지난해 같은달 대비 9.4% 감소한 4226억 엔(약 4조6496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식료품의 경우 일본산 맥주 불매 운동 등의 여파로 40.6%나 급감했다. 반도체 등 제조장치 관련 수출도 38.1% 떨어져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조치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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