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성능·디자인 평정하고 돌아온 '큰 형님' 악천후 주행서 존재감 빛나

김양혁 2019. 9. 15.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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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SUV 중 유일한 3.0L 경유엔진
우드타입 벗어난 젊은 감각에 내장재
외관은 이질감 없이 확 트인 느낌으로
폭우 속 가속구간에도 주행 안정감 유지
울퉁불퉁한 노면·방지턱 등 진동 잡아내
서스펜션 구조 개선 효과 온몸으로 느껴
기아자동차 모하비 더 마스터. <기아자동차 제공>
기아자동차 모하비 더 마스터. <기아자동차 제공>
기아자동차 모하비 더 마스터. <기아자동차 제공>

기아자동차 '모하비 더 마스터' 시승기

기아자동차가 3년 만에 내놓은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모하비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모델에 '마스터'를 덧붙였다. 앞서 '최고가 되겠다'며 K7 부분변경모델에 프리미어를 더한 것과 달리, 이미 모하비는 '최고'라는 자신감이다.

페이스리프트답게 외관도 확 바꾸었지만, 내장은 아예 '싹' 다 갈아엎었다. 기존 모하비의 내장은 출시 십 년이 넘은 만큼 중후함을 풍겼지만, 이번엔 확실히 젊어졌다. 유행 지난 옷을 입고 있던 내장이 이제야 제 옷을 입은 느낌이다.

최근 기아차가 개최한 모하비 더 마스터 시승행사에서 인천 네스트호텔~경기 양주 오랑주리 구간을 약 170㎞ 주행했다.

시승차는 V6 3.0ℓ 경유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궁합을 맞춰 최고출력 260마력, 최대토크 57.1㎏f·m의 힘을 낸다. 국내 시판 중인 대형 SUV 중 3.0ℓ 경유엔진을 적용한 차는 모하비가 유일하다.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취지로 읽히지만, 최근 경유차에 대한 비(非)우호적 여론 확산에 소비자 선택의 폭을 고려해 휘발유엔진 등 엔진 제품군 다변화는 다소 아쉽다. 엔진이 없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서 판매 중인 텔루라이드는 물론,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에 적용한 3.8ℓ 휘발유 엔진도 있다.

기아차가 모하비의 전면부에 부각하는 점은 '눈'이다. 헤드램프가 전면부 라디에이터 그릴과 일체감을 준다. 이질감 없이 확 트인 느낌을 준다. 전용 엠블럼을 앞뒤에 붙였던 과거와 달리 전면에만 적용했다. 후면부 엠블럼 공백은 레터타입 엠블럼을 더해 정체성을 더 부각했다.

내장은 확 갈아엎었다. 이전까지 모하비의 내장은 우드타입으로 '중후함'을 강조했지만, 십 년이 넘도록 이를 고수해온 만큼 유행에 뒤처질 수밖에 없었다. 차량 판매 역시 대중화보다는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기존 우드타입을 오크우드 그레인 가니쉬로 대체했고, 몸집에 걸맞는 12.3인치 대형 클러스트와 내비게이션을 적용했다. 이제야 제 옷을 입은 느낌이다.

당일 비 예보가 있었지만, 오전까지만 해도 기상청을 비웃는 듯 화창한 날씨였다. 시승에 적합한 날씨라 생각하던 와중에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비가 퍼부었다. 시승구간은 80%(140㎞)가 고속도로, 나머지 20%(30㎞)를 도심과 국도로 구성했다. 쏟아지는 폭우에 고속도로를 주행하는 대부분의 차량이 제한속도 절반까지 속도를 내려 비상등을 켜고 거북이 주행을 했다.

도로 구간 내 물웅덩이와 파인 노면에서 뒤뚱거리던 다른 차들과 달리 모하비는 제 길을 갔다. 오히려 극한에 다다른 날씨가 모하비의 주행성능을 더 부각해줬다. 주행 내내 쏟아지는 빗속에서 속도를 높여보아도 주행에서 안정감이 느껴졌고, 빗소리는 적게 나던 경유차 특유의 소음까지 삼켜줬다.

모하비는 20%에 불과했던 도심과 국도에서 제 실력을 보여줬다. 중간목적지에 다다를수록 굽이진 산길과 울퉁불퉁한 길들이 이어졌다. 노면이 젖은 상태였지만, 코너 길에서 제동 페달을 조작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차체가 잘 버텨줬다. 차량 자체가 사륜구동인 까닭도 있지만, 머드, 스노우, 샌드 등 다양한 노면의 주행 환경에서 적합한 구동력을 선택할 수 있는 '험로 주행 모드(터레인 모드)'도 힘을 보탰다. 기본으로 적용된 이 기능은 변속기 중앙에 위치한 버튼으로 손쉽게 조작할 수 있다.

국도 특성상 노면 상태가 울퉁불퉁했지만, 운전석으로 전달되는 진동은 거의 없었다. 이는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확연히 구분됐다. 세스펜션 구조를 개선했다는 기아차측의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사실 모하비의 주행성능에 대한 검증은 이미 끝났다. 기아차가 지난 2008년 모하비를 처음 선보인 이후 10년 넘게 기본 차체를 유지하고 있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통상 현대·기아차의 완전변경(풀체인지)모델 출시 주기는 5~6년인데, 이번까지 불과 두 차례의 부분변경만 거쳤다.

기아차 역시 이번 모하비에 마스터를 덧붙이며 자신감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실제 영업일 기준 11일간 받은 사전계약만 7000대다. 이는 작년 한 해 판매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모하비에 대한 기아차의 자신감은 '실력'이었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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