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또 배출가스 불법조작' 독일차 업체들, 사과 대신 말장난

홍대선 입력 2019.08.22 18:36 수정 2019.08.22 18:4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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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요소수 분사 조작' 발표에
"자진신고해 '적발'은 아니다" 반박
실제론 환경부 조사로 '조작' 드러나

업체들 2015년 배출조작 자체 파악
2017년 독일 당국에 적발 뒤에도
한국에선 쉬쉬하며 판매 이어와
아우디폴크스바겐 불법 조작. 그래픽_고윤결

2015년 배출가스 장치를 불법조작해 세계적으로 큰 물의를 빚은 독일 자동차그룹 폴크스바겐 계열사들이 이번엔 ‘요소수 분사 조작’이라는 또다른 불법조작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사과는커녕 한국 정부의 발표를 반박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소비자로서는 분개할 일이고 제조사로서는 부끄러운 일인데도, 해당 독일차 업체들은 “자진신고한 사안이라 ‘적발’된 게 아니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20일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와 포르쉐코리아가 국내에 수입·판매한 경유차량 8종 1만여대를 요소수 분사량을 임의로 줄여 질소산화물을 늘리는 배출가스 불법조작으로 최종 판단하고, 인증취소·결함시정명령·과징금 사전통지 및 형사 고발한다고 발표(<한겨레> 8월21일치 20면)한 바 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쪽은 이날 밤늦게 이례적으로 ‘환경부 보도자료에 대한 반박 설명’이란 제목의 자료를 내어 “요소수 건은 적발된 것이 아니고, 자발적으로 신고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숨기려고 한 게 아닌데 ‘적발’이라고 해 억울하다”는 취지다. 이에 환경부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해당 조작’에 대해 자발적으로 ‘불법조작(임의설정)’이라고 시인하지 않았으며 배출가스 영향도 없다고 주장해, 정부가 직접 실차 시험 등을 통해 불법조작과 배출가스 영향을 확인했다”고 재반박했다.

실제로 이 사안은 아우디 독일 본사의 루퍼트 슈타들러 회장이 6기통 디젤엔진(유로6 기준)에 요소수 분사 조작이 있었음을 2015년 11월 디젤엔진 담당 임원으로부터 보고받았던 것이다. 2015년 9월 폴크스바겐 발 ‘디젤게이트’의 시작인 4기통 디젤엔진 배출가스 조작 행위가 발각된 뒤에 있었던 일이다. 그런데도 업체 쪽은 이를 숨기고 한국과 유럽 등에서 계속 차량을 판매하던 중 2017년 독일연방자동차청(KBA)에 의해 적발돼 강제리콜을 명령받았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쉬쉬했고 환경부 조사가 지난해 6월에야 시작돼 이제서야 인증 취소가 결정된 것이다. 자진신고라고 한다면 아우디 본사가 요소수 분사 조작을 인지한 2015년 11월에 이뤄졌어야 했다.

또 하나 짚어야 할 대목은 환경부가 배출가스 불법조작 사실을 실차 시험 등을 통해 확인했다는 점이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본 이슈’ 또는 ‘해당 사안’이라는 애매모호하고 추상적인 문구를 쓰며 “환경부에 보고했다”고 했는데, “환경부에 불법조작 사실을 알렸다는 것이냐”는 <한겨레> 물음에 “자료를 봐야 한다”고 얼버무렸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이런 상황에서 ‘환경부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을 흘렸다. 불법조작 사실에 대해선 한마디 사과도 하지 않은 채 “자진신고했다”고 여론을 호도하고 뒤로는 당국의 비위를 거스를까 봐 말장난을 하고 있는 셈이다.

독일 뮌헨 검찰은 이번 요소수 분사 조작 사건에 대해 슈타들러 회장 등 4명을 사기 등 혐의로 기소했고 아우디에 8억유로(1조700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국내에서 디젤게이트 집단소송을 대리해온 법무법인 바른의 하종선 변호사는 “한국에선 지난해 6월까지 계속 은폐해 놓고도 적반하장 식으로 자진신고했다는 건 말이 안된다. 대한민국 검찰과 환경부도 독일에 상응하는 엄정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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