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주차장서 충전 괜찮나..전기자동차 화재주의보

전병역 기자 입력 2019. 8. 20. 06:02 수정 2019. 8. 2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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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전기자동차 안전성 논란
ㆍ충전·주차·주행 중 화재 잇따라, 아파트 충전소 등 2차 화재 위험
ㆍ과충전·과방전·누수·합선 원인…“내연기관차보다 취약한 건 아냐”

최근 국내외에서 충전·주차·주행 중이던 전기자동차에서 화재가 다수 발생하자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인화성 강한 석유를 쓰지 않는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보다 불이 일어날 확률은 낮은 편이지만 안심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13일 오전 4시 세종시 고운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현대자동차의 전기차인 코나 EV에 불이 나 30분 만에 진화됐다. 코나는 당시 충전 중이었다. 최근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 주차장에 충전시설이 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자 화재는 해외에서도 늘고 있다.

특히 전기차의 상징적 존재인 테슬라가 본고장 미국에서 종종 화재에 휩싸여 안전성 의문에 불을 지폈다. 지난해 모델S가 주행 중 충돌한 뒤 불이 붙었고 탑승자 2명이 사망했다. 미국 국립교통안전위원회(NTB)는 충돌 직후 배터리 화재로 사망했을 가능성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4월 중국 상하이에서도 테슬라 모델5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충전 중이 아니라 주차 상태에서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테슬라 모델S는 홍콩 산포콩 플라자 지하주차장에 정차한 지 30분 만에 불이 붙었고, 3차례 폭발까지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6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는 가정집 차고에 주차된 현대차 코나 EV가 폭발했다. 당시 코나는 전기 콘센트와 연결되지도 않은 상태였다. 현대차 측은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산하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은 전기차용 배터리를 30초 이내에 800도로 높이는 가열 시험, 4.9m 높이에서 콘크리트 바닥에 떨어뜨리는 충격 시험, 바닷물에 빠뜨리는 등 7가지 테스트를 통해 안전성 검사를 한다.

화재 원인을 두고 자동차업체 측은 “배터리 화재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배터리 제조업체인 화학업체 소관”이란 입장이다. 반면 배터리업체 관계자는 “지금까지 배터리 제조 결함으로 밝혀진 사례는 없다”면서도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화재 빈도를 같이 비교하는 게 공평하다”고 말했다.

일단 규격을 통과한 배터리를 만들었다면, 보통 과충전·과방전 때 화재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종종 휴대폰 화재에서 보듯 규격 충전기를 쓰지 않을 때도 배터리에 발화가 나타날 수 있다.

다만 충전기는 국제규격에 맞춰 나오더라도 누수가 생기면 위험해진다. 지난해 7월에는 아이오닉 EV가 급속충전 중 폭발음과 함께 연기가 났다. 당시 충전기 커넥터에 빗물이 들어가 사고가 난 것으로 밝혀졌다.

배터리팩에 충격이 가해져 내부 회로가 고장났거나, 배선이 끊어지거나 합선이 된 경우에는 충·방전하거나 심지어 주차 중인데도 화재가 날 수 있다. 특히 급속충전이 화재 위험을 높인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과학원은 주요 전기차를 시험한 결과 300~500회 정도 급속충전 시 배터리가 열화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기차는 화재 시 배터리 때문에 불을 끄기가 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자동차안전 전문가는 “배터리를 쓰는 전기차가 일반 내연기관차보다 더 화재에 취약한 건 아니다”라면서도 “충전 문제나 운행 충격에 따른 배선 끊김, 합선, 누수 등으로 불이 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엄격한 관리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전병역 기자 junb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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