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두려움 없이 탄다", 람보르기니 우라칸 에보

2019. 8. 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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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라칸 퍼포만테의 심장 이식
 -공력성능 5배, 다운포스 7배 향상
 -신기술 LDVI, 누구나 레이서로 만들어 줘

 람보르기니가 엔트리 슈퍼카 우라칸의 페이스리프트 버전 '우라칸 에보'를 국내 출시했다. 최상위 우라칸 퍼포만테의 심장을 가져와 성능을 대폭 끌어올리고 공력성능은 5배, 다운포스는 무려 7배나 향상시켰다. 여기에 운전자를 레이서로 만들어 줄 혁신 기능도 최초로 적용했다. 부분변경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만큼 진화를 이뤄낸 신형을 강원도 인제스피디움에서 만나봤다.


 ▲스타일
 극한의 퍼포먼스를 내는 슈퍼카에 있어 부분변경은 단지 심미적 변화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신형 역시 철저하게 최상의 공력성능 구현을 위해 외모에 손을 댄 것. 새로 적용한 전면 범퍼는 가뜩이나 낮은 차체를 더욱 지면에 닿을 듯하게 자세를 구현했으며 공기를 바닥으로 흐르도록 하는 스플리터, 크기를 더욱 키운 공기흡입구는 공력성능을 이전 대비 5배 이상 끌어올릴 수 있게 한 결정적 변화다.
  



 측면은 낮은 전고와 측면 윈도우, 20인치 휠, 공기흡입구 등은 영락없는 슈퍼카의 자세다. 뒷모습은 힘과 역동성이 가장 뚜렷하게 표현됐다. 새로운 배기 시스템을 장착한 듀얼 배기 파이프를 범퍼 보다 높은 곳에 위치시켜 존재감을 부각한 것. 테일램프 상단에 위치한 스포일러는 공기 흐름을 개선시켜 공기역학적 성능을 높이면서 다운포스를 증대시키는 중요 포인트다. 여기에 뒷 유리에 숨겨진 V10 엔진과 열을 방출하도록 마련한 벌집 패턴의 후면 그릴의 존재감은 압도적이기까지 하다.
 
 늘 그렇듯 탑승은 쉽지 않다. 지면 가장 가까운 곳에 시트를 위치시켰기 때문. 그러나 다소 수고스러운 탑승을 마치면 눈앞에선 슈퍼카의 특권을 누릴 수 있다. 가장 먼저 중앙 콘솔에 위치한 새로운 8.4인치 터치스크린은 모든 기능을 실시간으로 제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애플카플레이 등의 인포테인먼트를 사용도 가능하다. 스크린 위에는 토글 스위치, 아래는 강렬한 레드 컬러의 엔진스타트 버튼과 변속 버튼이 자리했다. 항공기 조종석 부럽지 않은 구성이다.


 두툼한 가죽을 감싼 스티어링 휠은 보기만 해도 눈이 즐겁다. 하단에는 주행모드를 설정할 수 있는 빨간 버튼이 자리하는데 절로 조작 충동을 일으킨다. 일반적인 크기가 두 배 정도 되는 패들시프터 역시 마찬가지다. 여기에 레이싱 게임그래픽을 연상케 하는 화려한 색감의 디지털 계기판은 정지 상태에서도 마치 운전을 하고 있는듯한 기분을 제공한다. 또 실내 곳곳에 아낌없이 사용한 탄소섬유와 알칸타라 가죽은 람보르기니기 때문에 가능한 사치다.



 ▲성능
 엔진은 V10 5.2ℓ 자연흡기 가솔린으로 우라칸 최상위인 퍼포만테와 동일하다. 8,000 rpm에서 최고 640마력, 6,500rpm에서 최대 61.2㎏·m을 뿜어낸다. 기존보다 각각 30마력, 4.1㎏·m씩 강해졌다. 실제 차 무게는 1,422㎏로 출력 대비 중량비는 마력 당 2.22㎏에 이른다. 이로 인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2.9초만에 도달하며 시속 200km까지 9.0초만 요구된다. 최고 시속은 325㎞. ·

 서킷 진입 전 슬라럼 코스에서 간단한 운동성능을 체크했다. ESC(자세제어장치)를 해제한 채 코스 출발점에 서자 긴장감이 밀려온다. 무시무시한 성능의 차체를 전자장비의 개입 없이 컨트롤 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라는 의구심에서다. 그러나 출발 후 라바콘을 요리조리 피해가는 솜씨가 직접 이 차를 컨트롤 한다는 기분이 들지 않을 정도로 능숙한 움직임을 뽐낸다. 360도 원선회 구간에서는 반바퀴를 돌고 악셀에 힘을 주면 뒷바퀴가 미끄러지면서 드리프트를 연출할 수 있다.




 본격적으로 서킷에 진입했다. 노멀 및 컴포트 모드에 해당하는 '스트라다' 모드로 몸을 풀었다. 배기음은 폭발적이기 보단 최대한 억제한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가장 기본적인 주행 모드이지만 역시나 슈퍼카의 본능을 좀처럼 숨기질 못하는데 단단히 성난 황소의 고삐를 움켜주고 있는 기분이다. 물론 페달에 힘을 주면 언제든 순식간에 튀어나간다. 답력을 살짝만 높여도 엔진회전수는 레드존 가까이 치솟으며 갖고 있는 출력을 맘껏 뽑아낸다.
  
 스포츠 모드로 변경했다. 배기음은 거칠어지고 하체의 조여짐도 느껴진다. 슈퍼카지만 조종에 대한 부담감은 덜하다. 브랜드 최초로 적용한 LDVI(Lamborghini Dinamica Veicolo Integrata) 기능 덕분이다. 운전자의 의도와 주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자동 분석하고 예측함으로써 최상의 주행 환경을 설정하는 역할이다. 기존 우라칸 퍼포만테나, 아벤타도르 등 상위 라인업과 달리 누구나 손쉽게 역동적인 운전이 가능하다는 게 람보르기니의 설명이다. 


 실제 LDVI는 스티어링 휠의 조향각이나 제동 및 가속 페달의 답력, 변속 시점, 주행 모등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며 서스펜션을 조절하고 AWD 시스템의 접지력까지 예측한다. 운전석에 할일은 페이스카의 가이드에 따라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고 페달의 답력만 조절만 될 뿐이다. 아무리 곡선에서 몰아쳐도 조종 미숙으로 인한 오버스티어 등 돌발 상황을 마주할 일은 거의 없다.
    
 코너에서의 두려움을 없애는 건 뒷바퀴조향시스템(AWS)도 한 몫 거든다. 저속에서는 앞바퀴와 반대로, 고속에서는 같은 방향으로 틀어 미꾸라지 같은 코너웍을 실현시킬 수 있다. 실제 코너에서 차체 머리의 진입과 동시에 꼬리가 탈출하는 느낌이다.
 



 마지막은 가장 강력한 코르사 모드다. 지금까지 차에 전적으로 의지했다면 이제부터는 보다 능동적으로 차를 조종할 차례다. 변속도 패들시프터로 직접 입력해야한다. 잔뜩 무거워진 스티어링 휠과 바싹 조여진 하체는 서킷을 지배하기 위한 전조다. 폭발적인 배기음과 번개 같은 순간 가속력은 앞서 스트라다 모드와 전혀 다른 주행 감성을 선사한다. 엔진회전수가 한계를 넘어설 것 같지만 변속을 재촉하는 일은 없다. 마치 운전자가 직접 감내하라고 방관하는 듯 하다. 다만 우라칸 에보는 액티브 롤 바, 토크 벡터링을 통해 운전자가 맘껏 서킷을 누빌 수 있도록 안전만 담보할 뿐이다.


 ▲총평
 부분변경차라고 치부하기에는 실로 놀라운 진화를 이뤄냈다. 대대적인 성능 업그레이드를 이뤄냈지만 LDVI라는 혁신 기술을 통해 누구나 성능을 감당해 낼 수 있도록 배려한 덕분이다. 그래서 람보르기니는 우라칸 에보를 타면 누구나 서킷에서 레이서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야말로 어떠한 두려움 없이, 온전히 즐기며 탈 수 있는 슈퍼카의 등장이다. 가격은 3억4,500만원부터다.

인제=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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