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숨기지 않는 강렬함에 부르는 V어천가, 캐딜락 CTS-V

모클팀 2019. 8. 6.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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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CTS-V는 그저 'V어천가'를 부르게 만든다.

90년대, 스포츠 드라이빙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버블 경제 속에서 피어난 일본의 스포츠카에 열광했다.

누군가는 강렬한 VQ 엔진과 아테사 시스템의 GT-R를 추앙했고, 누군가는 고고한 로터리 엔진의 RX-7 계열을 추앙하기도 했다. 혹자는 과부제조기(Widowmaker) 중 하나라 할 수 있는 토요타 수프라 등에 열광했다.

시간이 흘러 21세기에 접어든 이후에는 독일산 스포츠카들의 계보가 강화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AMG 디비전은 물론이고 BMW의 M 디비전은 과도할 정도로 브랜드 성장을 이어가며 그 입지를 키워가고 있고 고전적인 포르쉐는 여전히 대표주자가 됐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또 다른 대안은 여전히 존재한다. 아메리칸 슈퍼세단, 캐딜락 CTS-V가 그 주인공이다.

이별을 앞둔 존재, CTS-V

캐딜락 CTS-V는 ‘글로벌 모델’이라 할 수 있는 CTS를 기반으로 제작된 고성능 모델이다.

5,020mm에 이르는 긴 전장과 각각 1,865mm와 1,445mm의 전폭과 전고를 갖췄고, 휠베이스와 공차 중량 또한 각각 2,910mm와 1,865kg로 BMW M5 등을 떠올리게 한다. 다만 캐딜락 CTS-V는 3세대 CTS가 그랬던 것처럼 이제는 이별이 가까워지고 있다.

차세대 세단 모델 CT5는 물론이고 엔진 라인업의 일부만 공개됐지만 ‘CT5-V’도 이미 공개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여전히 강렬한 존재감을 과시하다

어느새 이별을 준비하고 있는 존재지만, 캐딜락 CTS-V는 그 자체로도 강렬하고 압도적인 이미지를 과시한다. 2세대 CTS-V와 ATS-V 등과 같이 스포티한 감성을 강조한 프론트 그릴을 앞세우고, 큼직한 크레스트 엠블럼을 통해 V 모델 고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여기에 캐딜락 고유의 세로형 라이팅 유닛을 더하고 볼륨감을 한층 강조한 바디킷을 통해 과격한 슈퍼 세단의 정체성을 과시한다 그러나 이러한 디테일 상황에서도 세단 고유의 넉넉함과 유려한 프로포션을 보다 효과적으로 드러내 ‘데일리 드라이빙’과 ‘폭발적인 드라이빙’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모습이다.

측면의 실루엣은 말 그대로 긴 전장과 낮은 전고, 긴 휠베이스를 통해 유려한 이미지를 연출하는 건 물론이고 고성능 모델의 감성을 드러내는 거대한 브레이크 캘리퍼, 프론트 펜더의 디테일, 그리고 리어 스포일러의 존재감을 통해 강력함을 과시한다.

끝으로 후면 역시 이러한 느낌이 그대로 이어진다. 캐딜락 자체가 워낙 강렬한 스타일을 과시하고 있고, 고성능 모델의 감성을 드러내는 머플러 팁들과 거대한 리어 디퓨저 등을 통해 기존의 CTS와는 확실한 차이를 드러내 캐딜락 CTS-V만의 독보적인 존재감을 경험할 수 있다.

V의 가치를 새긴 CTS-V

캐딜락 CTS-V의 실내 공간은 슈퍼 세단이라는 자신의 캐릭터를 명확히 드러낸다.

한 쪽에서는 프리미엄 세단 모델인 캐딜락 CTS 고유의 레이아웃과 공간을 누릴 수 있고, 한 쪽에서는 고성능 모델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는 알칸타라와 카본파이버, 그리고 고급스럽게 다듬어진 가죽 등이 곳곳에 더해지며 높은 만족감을 드러낸다.

GM의 인테리어 디자인 기조 중 하나인 듀얼 콕핏을 반영해 디자인된 특유의 대시보드는 현재의 CT6, XT5 등과는 차이가 있지만 에스컬레이드와 닮은 모습을 보이며, 캐딜락 고유의 감성을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모습이다.

여기에 드라이빙을 위한 요소들이 명확히 느껴진다. 알칸타라를 씌우고, V 엠블럼을 더한 스티어링 휠과 레카로에서 제작한 이상적인 스포츠 버킷 시트의 조합을 통해 운전자에게 최적의 드라이빙 포지션 및 착좌감을 제공한다. 특히 시트의 만족감은 여느 고성능 모델, 그리고 슈퍼카들과 비교를 하더라도 뛰어나 그 만족감이 상당하다.

한편 2열 공간은 평이하다. CTS의 휠베이스를 그대로 이어 받았기 때문이다. 다만 아쉬운 점이 존재한다. 1열 시트에 워낙 거대한 시트가 자리한 만큼 2열 시트의 레그룸이 다소 줄어든 것이다. 또한 C 필러가 워낙 두꺼운 CTS의 형태 때문에 실내 공간에서 느끼는 개방감이 다소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

아메리칸 비스트, 첨단 기술을 더한 LT4 엔진

캐딜락 CTS-V의 보닛은 카본파이버로 제작된 경량의 제품이고, 중앙에는 파워돔과 에어 밴트를 더해 고성능 엔진이 자리하고 있음을 은연 중에, 아니 대놓고 과시하는 모습이다.

실제 캐딜락 CTS-V는 슈퍼세단이자, 아메리칸 비스트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강렬한 심장이 자리한다. 648마력에 이르는 강력한 출력은 물론이고, 87.2kg.m에 이르는 풍부한 토크를 과시하는 V8 6.2L LT4 엔진은 그 자체로도 인상적이다.

LT1 엔진에 1.9L 크기의 슈퍼차저를 더한 이 엔진과 8단 자동 변속기, 그리고 후륜구동의 레이아웃이 이어지며 이를 통해 정지 상태에서 단 3.7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한다. 또한 최고 속도 또한 320km/h에 이르니 여느 고성능 모델을 단 번에 ‘압살’하는 모습이다.

숨기지도 않고, 또 과장하지 않는 강렬함

캐딜락 CTS-V에 연출이라는 건 없다. 648마력, 87.2kg.m의 토크는 솔직하게 터져 나온다. 드라이빙 모드를 투어로 선택할 경우에는 나름대로 다루기 쉽게 조율하려는 편이지만 조금만 엑셀러레이터 페달에 힘을 가하면 마르고 따듯한 노면에서도 후륜이 미끄러질 정도다.

혹자는 정지 상태에서 3.7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주파하는 것을 느리다 지적할 수 있겠지만 이는 ‘후륜구동’ 레이아웃을 감안하면 절대적으로 강렬한 수치이며, 실제 캐딜락 CTS-V의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100% 전력으로 밟을 수 있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떤 고성능 세단보다도 노골적이고 강렬한 모습이다.

그러면서도 과장된 모습은 결코 보이지 않는다.

흔히 사운드로 표현되는 배기음은 나름대로 철저한 방음 대책 때문인지 실내 공간에서는 크게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성능, 그리고 V8 엔진이라고 한다면 천지가 진동할 법 하지만 결코 과하지 않는, 무게감을 과시하는 모습이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신형 BMW M5처럼 필요 이상의 과장된 연출이나 사운드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재미있는 건 타보지 않은 이들이 캐딜락의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논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주로 ‘코너링 퍼포먼스’가 열세에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캐딜락 CTS-V는 지난 2세대에서도 조향에 대한 연출과 피드백 부분에서 드러나는 재미는 조금 부족하지만 ‘코너링 퍼포먼스’는 동급의 세단들을 압도한 모습이었고, 이는 이번의 3세대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진다.

실제 일반적인 도로는 물론이고 고속도로 주행, 그리고 산길과 서킷 등 다양한 도로 주행 환경에서 다루기 좋게 연출되는 조향 시스템은 자칫 거칠 수 있는 차체의 움직임을 안정시키는 MRC와 함께 합을 이루며 그 매력을 한껏 과시한다.

특히 트랙 위에서 연석을 부드럽게 타고 오르고, 그리고 코너를 빠져 나오면서 연석을 탈출할 때에는 견고하고 민첩하게 반응하는 하체와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과 이후의 움직임을 직설적으로 구현하는 견고한 차체가 합을 이루는 즐거움은 상당하다. 참고로 이러한 움직임은 일상 속에서 캐릭터 이상의 부드러움을 연출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여기에 경쟁 모델들이 서킷의 혹독한 환경에서 제동 성능이 급격히 하락할 때에도 견고하게 버티며 주행의 뒷받침이 되는 고성능 브레이크 시스템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무기일 것이다.

스톡카를 압도하는 퍼포먼스

이러한 강렬함 때문일까? 캐딜락 CTS-V는 국내 최고의 모터스포츠 대회 중 하나인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의 최고 클래스인 스톡카 레이스에서도 그 존재감을 드러낸다.

캐딜락의 바디쉘이 스톡카에 적용된 이후로 캐딜락 CTS-V는 스톡카 레이스의 페이스 및 세이프티카로서 웅장한 스톡카 대열을 이끄는 모습이다. 무게의 차이, 그리고 구조의 차이가 있다고는 하지만 V8 6.2L LS3 엔진을 기반으로 400마력 중반 대의 스톡카에 비해 200마력 가량 높은 출력을 갖추고 있는 CTS-V가 앞서고 있다.

이러한 출력 차이, 그리고 V의 퍼포먼스로 인해 처음 스톡카 레이스의 페이스카로 사용될 때에는 ‘페이스카 드라이버가 전력을 다하면 스톡카가 못 따라가는 것 아니냐?’라는 우스갯 소리가 있을 정도였다.

게다가 가속력 중심의 스톡카와 비교할 때 인제스피디움이나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의 메인 스트레이트에서도 초반에는 스톡카가 조금 더 빠르게 치고 나갈 수 있지만, 최고속도 영역에 접어들게 되면 되려 CTS-V가 더 높은 속도에 이를 수 있을 정도니, 캐딜락 CTS-V의 퍼포먼스를 또 한 번 느낄 수 있다.

참고로 스톡카 레이스에 사용되는 캐딜락 바디쉘은 캐딜락 CTS-V가 아닌 캐딜락의 컴팩트 모델인 ATS의 고성능 사양, 캐딜락 ATS-V를 본 뜬 차체를 사용하고 있으며, V6 3.6L 트윈터보 엔진을 통해 470마력이라는 걸출한 출력을 바탕으로 동급의 고성능 모델들을 압도하는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과시해 ‘캐딜락 V’의 가치를 드러내는 모델이다.

너무 먼 그대, 그리고 캐딜락 CTS

캐딜락 CTS-V는 매력적인 존재지만, 분명 부담되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리고 일반인들에게 쉽게 권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이들에게는 CTS-V의 기반이 되는 CTS를 권할 수 있다. 캐딜락 CTS는 2.0L 트윈스크롤 터보 엔진을 통해 272마력이라는 걸출한 출력을 내는 스포츠 세단이며 8월 한달 동안 60개월 무이자 및 취·등록세 전액지원이라는 프로모션이 제공되고 있다.(프리미엄 트림 기준)

또 JC 우리 캐피탈을 통해 구매할 경우에는 스마트키 분실 보상과 휠, 타이어 파손에 대한 보상을 1년 동안 제공해 더욱 만족스러운 구매와 운영을 제공한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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