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빌릴 땐 하하호호, 반납 땐 울컥..'렌터카 호갱' 예방법

최기성 입력 2019.07.29 06:0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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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매경DB, 픽사베이
[세상만車-122] A씨는 '허·하·호' 번호판만 보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 렌터카를 빌렸다가 호되게 고생한 기억 때문이다. 그는 렌터카를 대여할 때 피해를 보상해주는 자기차량손해보험(일반 자차)에 가입했다. 4일 뒤 렌터카를 반납하러 갔을 때 업체 직원은 도어에 돌에 맞은 흔적이 있다며 그에게 보여줬다. 또 자차 부담금과 수리 기간에 차를 대여해주지 못해 발생하는 휴차료를 합쳐 30만원을 달라고 했다. A씨는 원래 있었던 흔적 아니냐고 이의를 제기하고 자차보험으로 해결하라고 따졌다. 그러나 직원은 수리비, 휴차료 등을 모두 면제받는 완전 자차가 아닌 일반 자차이기 때문에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A씨가 떠나지 못하게 막았다.

렌터카는 편리하다. 자신의 차를 일부러 가져갈 필요 없이 일정 비용만 내면 필요한 기간만큼 쓸 수 있어서다. 그러나 일부 악덕 렌터카 업체들 때문에 기분 좋은 웃음을 연상시키는 번호판과 달리 바가지 피해를 당할 수 있다.

기우가 아니다. 한국소비자원에는 매년 200건이 넘는 렌터카 관련 소비자 피해구제 신청이 접수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렌터카 관련 소비자 피해구제 신청 건수는 2016년 259건, 2017년 290건, 2018년 253건으로 집계됐다. 올 1~6월에는 14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5건보다 36.2% 증가했다.

소비자 피해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는 휴가철인 7~8월이다. 소비자 피해구제 신청 건수(2016~2018년 기준)를 월별로 분석한 결과 피해구제 신청이 가장 많이 접수된 시기는 8월(12.7%)이다. 그다음은 7월(11.3%), 10월(9.4%), 5월(9%) 순이다.

2016년1월~2019년 6월 접수된 피해구제 신청 건수(945건)를 피해유형별로 살펴보면 '수리비 과다 배상 요구'가 237건(25.1%)으로 가장 많았다.

예약금 환급·대여요금 정산 거부는 207건(21.9%), 동일한 사고 면책금 청구는 100건(10.6%), 휴차료 과다 청구는 88건(9.3%), 계약 불이행 등 계약 관련은 80건(8.5%), 보험처리 지연 및 거부는 57건(6%)으로 그 뒤를 이었다.

렌터카 이용 중 사고가 났을 때 렌터카 사업자가 수리비를 부풀려 청구하는 '수리비 과다 배상 요구'의 경우 자차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이용자들이 피해를 입었다.

청구 수리비는 20만~40만원이 가장 많았다. 2000만원이 넘는 수리비를 이용자에게 요구한 사례도 3건 있었다.

렌터카 수리 기간에 영업활동을 하지 못해 발생한 손실을 이용자에게 과다하게 요구하는 '휴차료 과다 청구'의 경우 '1일 휴차료' 파악이 가능한 47건을 분석한 결과, 3만~6만원(25.5%)이 가장 많았다. 그다음은 12만~15만원(23.4%), 6만~9만원(19.1%)으로 조사됐다.

휴차료를 청구한 수리 기간의 경우 확인이 가능한 46건을 조사한 결과에서는 4~6일(37%), 1~3일(21.7%), 10~12일(15.2%) 순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에 피해구제를 신청했지만 합의건수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환급, 배상, 계약이행 등 합의가 이뤄진 건수는 전체 945건 중 437건(46.2%)으로 나왔다. 나머지 428건은 책임소재 불명확, 사업자의 배상 거부 등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악덕 렌터카 업체의 호갱(호구와 고객의 합성어)이 되지 않으려면 보험 가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렌터카 업체는 이용자에게 수수료를 받고 차량파손 때 손해배상책임을 면제해주는 차량손해면책 서비스를 '일반·완전 자차'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일반 자차는 사고가 났을 때 이용자는 면책금과 수리 기간 발생하는 영업 손실 비용인 휴차료를 부담해야 한다. 완전 자차는 일반적으로 면책금과 휴차료를 내지 않는다. '슈퍼 자차'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용료는 완전 자차가 비싸지만 일반 자차에 가입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수리비와 휴차료 바가지 문제를 겪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업체가 '완전 자차'라고 광고하더라도 약관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약관에 일반 자차처럼 "면책금을 내야 한다"는 문구를 넣어 둔 업체가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원도 사고 발생에 대비해 자차보험에 가입한 뒤 수리비 보상한도, 면책금, 휴차료 관련 규정을 꼼꼼히 비교하라고 권했다.

자차 상품 대신 손해보험사가 판매하는 렌터카 특약에 가입하는 방법도 있다. 렌터카 특약은 렌터카 업체에서 가입하는 일반 자차보다 보험료가 적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렌터카 특약이 렌터카 업체 자차 상품보다 4~5배 저렴하다. 보상항목과 자기부담금은 보험사마다 다르다. 렌터카 특약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쉽고 빠르게 가입할 수도 있다.

단, 주의해야 할 게 있다. 렌터카 특약이 모든 손해를 보상해주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렌터카 특약은 가입자의 '도덕적 해이'를 이유로 가입자가 자기부담금을 내도록 설계됐다.

렌터카 업체에서 가입하는 일반 자차와 보상이 비슷한 수준이거나 휴차료 부담만 추가로 덜어주기 때문에 면책금이 없는 완전 자차보다는 혜택이 적은 경우가 많다.

렌터카가 자동차종합보험에 가입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 종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소규모 업체도 있기 때문이다.

일반 자차나 렌터카 특약을 선택했다면 차를 빌릴 때 차 상태를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반납할 때 꼬투리를 잡아 수리비와 휴차료를 요구하는 악덕 렌터카업체들이 많기 때문이다.

렌터카를 대여할 때 업체 직원과 함께 스크래치, 사고흔적 등을 꼼꼼히 점검한다. 스마트폰 손전등으로 차체를 비춰보면 흠집을 좀 더 자세히 파악할 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범퍼·도어 밑 부분도 확인한다.

운전석에 앉아서는 주유상태를 점검하고 와이퍼, 에어컨, 비상등도 조작해본다. 돌에 튄 작은 흔적, 문콕 상처, 휠 흠집도 계약서에 기록해둔다.

흠집이나 고장난 곳은 업체 직원이 괜찮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함께 확인한 뒤 스마트폰이나 카메라로 촬영해둬야 한다.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촬영해두면 더 좋다.

렌터카는 주행거리에 제한은 없지만 유류비는 이용자 부담이다. 초기보다 적은 양으로 반납할 경우 추가비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처음 렌터카를 받았을 때 상태로 반납하는 것이 좋다.

시간에 쫓겨 렌터카를 급하게 반납하다 보면 물건을 분실하는 경우가 많다. 반납 전 휴대폰과 지갑 등 소지품을 차에 놔두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사고나 고장으로 렌터카를 사용하지 못할 경우 렌터카 업체에 동급 차량으로 교체를 요구할 수 있다. 사고로 차량 운행이 불가능할 경우 렌터카 업체가 과다하게 휴차료를 요구할 수도 있다.

이를 예방하려면 렌터카를 반납할 때 수리 기간과 휴차료 근거 자료를 받아둔다. 업체 허락을 받아 설명 내용을 녹음하거나 영상으로 저장해두는 것도 괜찮다.

사고 대처법도 알아둬야 한다. 사고나 고장이 발생했을 때는 렌터카 업체 대여점이나 24시간 콜센터로 연락해야 한다.

부르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나타난 견인차량을 이용하다가는 추가비용을 낼 수 있다. 견인차 운전자에게는 렌터카 업체에 사고 접수했고, 보험에 가입했다고 말하면 된다.

또 수리할 때는 견적서와 정비명세서를 발급받아 보관해둬야 과잉 정비로 발생하는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최기성 디지털뉴스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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