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상품의 가치를 드러내는 존재, 현대 쏘나타

모클팀 2019. 7. 27. 05:5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현대 쏘나타는 자동차 이전에 상품의 가치가 돋보인다.

지난 3월, 현대자동차는 “새로운 쏘나타는 ‘패밀리 세단’이라는 족쇄에서 해방된 존재”라며 “젊은 시절의 드림카”의 가치를 강조했다.

실제 디자인에 있어서도 더욱 드라마틱한 실루엣을 과시하는 것은 물론이고 4도어 쿠페의 감성을 드러내 완전히 새로운 감성의 세단의 감성이 돋보였다. 다만 데뷔와 함께 치러진 시승 행사에서는 어딘가 아쉬운 부분이 많았던 만큼 이번의 시승이 무척이나 기대됐다.

2019년 여름, 다시 한 번 만난 현대 쏘나타는 어떤 매력을 품고 있을까?

신형 쏘나타는 날렵한 실루엣 아래 이전보다 여유로운 체격을 제시한다.

실제 전장은 4,900mm까지 늘어나며 여느 중형 세단들 사이에서도 당당한 체격을 자랑하게 되었고, 전폭 역시 1,860mm로 상당히 넓다. 여기에 전고는 1,445mm로 제법 낮게 구현되었고, 휠베이스는 2,840mm으로 넉넉함을 예고한다. 참고로 시승 차량은 18인치 휠, 타이어를 장착해 1,470kg의 공차 중량과 13.0km/L의 복합 연비를 갖췄다.

기시감으로 이어지는 쏘나타의 디자인

쏘나타의 외형을 보고 있으면 여러 생각이 든다. 우선 현대차와 제네시스가 완전한 디자인 분리에 성공했다는 생각이 들고, 또 한편으로는 현대차 독자적인 디자인이라기 보다는 여러 브랜드의 차량들이 머리 속을 스쳐지나가는 ‘기시감’을 느끼게 한다. 그래도 확실한 것은 더욱 젊고 세련된, 그리고 역동적인 존재감이 돋보인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크게 느껴지는 기시감은 단연 애스턴 마틴의 이미지가 드러나는 점이다. 길게 그려진 보닛 위에 그려진 볼륨감과 독특한 DRL, 그리고 현대차 고유의 프론트 그릴과 바디킷 디테일이 더해지면서 마치 영국의 스포츠카 브랜드인 애스턴 마틴을 떠올리게 한다.

디자인이야 무릇 취향의 차이가 있다고 하는데, 헤드라이트나 바디킷 등의 디테일을 보고 있자면 그리 만족스러운 디자인은 아니다. 특히 ‘제법 정교하지만’ 어딘가 ‘티가 나는’ 이미테이션을 보는 기분이라 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측면의 실루엣은 유려한 루프 라인을 갖췄지만, 실내 공간을 충분히 고려한 모습이다. 날카롭고 세련된 라인을 적극적으로 적용해 르 필 루즈 컨셉의 존재감을 살려내면서도 워낙 긴 전장과 전체적인 실루엣 덕에 한편으로는 ‘그랜저 IG’를 새롭게 다듬은 것 같아 더욱 날렵하고 여유롭게 느껴진다.

혼다의 ‘C’ 형태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그리고 볼보의 전동화 브랜드 ‘폴스타’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유사한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차체의 곡선과는 사뭇 다른 평면을 강조한 트렁크 게이트 등의 디자인이 돋보인다. 덕분에 차량의 체격을 한층 커 보이게 하는 후면 범퍼 등의 조합을 더해 존재감을 더욱 강렬히 드러내는 모습이었다.

중형 세단의 공간은 놓지 못하는 쏘나타

솔직히 말해 ‘젊은 시절의 드림카, 쏘나타’라는 표현을 듣고 난 후에 쏘나타의 실내 공간을 보고는 조금 실망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적어도 그 이야기를 들을 때에는 ‘과감하고 대담한 디자인을 택하면서 조금은 좁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막상 실제로 쏘나타의 공간을 보니 지금까지의 평이한 중형 세단의 감성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공간이 좁다는 건 절대 나쁜 것이 아니지만 자신들이 자처한 캐릭터가 제대로 살아나지 않은 것 같았기에 실망감을 느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미지를 지워내고 나면 쏘나타의 공간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실제 공간의 여유를 한껏 강조하는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의 구성, 그리고 고급스러운 감성을 연출하는 각종 패널들이 조금은 어지럽지만 전체적으로는 풍성하게 자리해 경쟁자들 사이에서의 존재감을 확연히 드러낸다.

센터페시아의 디스플레이 패널은 내비게이션은 물론이고 각종 기능 등을 손쉽게 다룰 수 이도록 했다. 이와 함께 현대차의 약점 중 하나인 ‘듣는 경험’에 있어서도 보스 사운드 시스템을 새롭게 추가하며 전체적인 만족감을 대거 끌어 올린 모습이다. 게다가 액튠을 거두고 보스 사운드 시스템을 더해 그 만족감을 대거 끌어 올렸다.

넓게 느껴지는 공간에 자리한 시트는 시각적인 매력이나 소재 부분에서의 만족감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여기에 도어 패널 및 암레스트 등의 여유 또한 우수하다. 그러나 아쉬움이 있다면 1열 시트의 높이가 다소 높다는 점이다. 실제 키가 크고, 체격이 큰 운전자 입장에서는 헤드룸이 다소 답답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시트를 조금이라도 더 낮출 수 있다면 전체적인 만족감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2열 공간은 기본적인 레그룸이나 헤드룸은 충분히 넉넉한 편이지만 착좌감에서 다소 아쉬움이 있다. 처음에는 푹신한 착좌감을 느낄 수 있지만 장시간, 그리고 고속 주행을 하면 어느새 시트의 쿠션이 아닌, ‘차량의 구조’를 엉덩이로 느낄 수 있어 시트를 조금 더 우수한 밀도로 채울 필요가 있어 보였다.

적재 공간은 충분하다. 중형 세단으로서 갖춰야 할 여유를 충분히 갖추고 있으며 실제 트렁크 게이트의 개방감도 상당히 좋은 편이라 전체적인 사용의 만족감이 높았다. 이외에도 2열 시트의 폴딩 등이 더해지니 상황에 따른 활용성은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어 보였다.

스마트스트림 파워트레인을 품다

신형 쏘나타의 보닛 아래에는 지금까지의 GDi 엔진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최근 현대차 등에 적용되고 있는 스마트스트림 엔진이 채택된 모습이다. 실제 쏘나타의 보닛 아래에는 최고 출력 160마력과 20.0kg.m의 토크를 내는 스마트스트림 G2.0 가솔린 엔진이 자리한다.

여기에 토크 컨버터 방식의 6단 자동 변속기가 자리하며 전륜으로 출력을 전한다. 참고로 이러한 구성을 통해 쏘나타는 리터 당 13.0km의 복합 연비를 갖췄으며 도심과 고속 연비는 각각 11.6km/L와 15.0km/L다.

선택과 집중을 드러낸 쏘나타의 드라이빙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하며 쏘나타의 시트에 몸을 맡겼다.

시트의 높이를 낮추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 속을 가득 채우는 사이에 화려하게 드러나는 계기판과 독특한 디자인의 스티어링 휠, 그리고 와이드 디스플레이 패널을 더한 센터페시아 등이 시선을 집중시키면서 ‘매력적인 상품’이라는 존재감을 명확히 드러낸다.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보면 우선 가솔린 엔진 고유의 부드럽고 정숙한 느낌이 돋보였다.

센터 터널에 자리한 버튼식 기어 시프트를 조작해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하면 부드러움이 먼저 모습을 드러낸다. 성능 자체가 강하지 않고, 또 자연흡기 엔진이라 그런지 출력의 전개 자체도 상당히 부드럽게 전개되는 것 같아 만족감이 높은 것처럼 느껴졌다.

성능이나 토크 자체가 경쟁 모델, 특히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 등에 비해 다소 낮은 편이긴 하지만 중형 세단으로서는 준수한 수준이라 할 수 있어서 도심 속에서의 주행 빈도가 많은 운전자에게도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속도를 높이기 위해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그 매력이 단번에 사라진다. 기본적으로 엔진의 반응이나 부밍음, 그리고 진동이 상당히 거칠게 느껴지는 편이며 RPM를 높이더라도 그에 걸맞은 가속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덕분에 미디어 시승 때의 불만이 새삼 떠오르는 것 같았다.

이어 변속기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기본적인 변속 속도나 변속 시의 질감은 평이한 편인데 오르막 구간에서는 제 몫을 전혀 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되려 현대차 초기의 DCT처럼 오르막 구간에서는 엔진의 출력을 제대로 이어 받지 못하면서 멍을 때리는 ‘위험한 순간’이 드러나기도 했다.

차량의 기본적인 움직임에 있어서는 앞서 말했던 성격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기본적으로는 부드러운 모습을 연출하고, 또 다루기 좋다는 생각이 들어서 도심과 일상의 주행에서는 충분히 제 몫을 다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 그리 높지 않은 속도에서 주행을 전개하면 쏘나타는 제법 멋스럽고 또 매력적인 만족감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행 페이스를 높이고 조금 더 역동적인 드라이빙을 전개하면 곧바로 위화감이 든다. 앞서 말한 것처럼 파워트레인이 손발이 안 맞는 건 물론이고 하체의 반응 또한 조금은 거칠고, 투박하게 전개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브레이크 페달 반응 또한 초반부터 민감하게 반응에 적응에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이러한 단점을 모두 상쇄하는 매력은 분명 존재한다. 상위 트림으로 올라가야 하겠지만 좌우측의 카메라를 통해 차선변경에 도움을 주는 건 물론이고 우수한 자율 주행 및 안전 사양이 더해진 점 또한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이러한 부분은 적어도 현재 국내에 판매 중인 중형 세단 중 가장 우수한 면모라 생각되었다.

좋은점: 기능과 안전을 앞세운 화려한 모습들

아쉬운점: 호불호가 갈리는 디자인, 그리고 본질에서 멀어진 드라이빙

상품으로서의 쏘나타

이번에 마주한 쏘나타는 말 그래도 ‘좋은 상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동차를 소모성 이동수단이 아닌 재산으로 바라보는 대다수의 국내 대다수의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엔 충분히 제 몫을 다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적어도 과거부터 최근의 LF쏘나타까지 자신의 단점을 극복해오던 그 발전의 경험은 어디로 갔는지 의문이 드는 드라이빙의 아쉬움이 다시 한 번 느껴져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