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콕 포인트] 송곳니 드러낸 K7, 맹수의 왕을 넘본다

최기성 2019. 7. 24. 04: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아 K7 프리미어
부분 변경에도 존재감 확실
준대형 세단 시장에 도전장
호랑이코 그릴 대담해지고
실내 디자인은 '고급+깔끔'
8단 변속기라 연비도 좋아
알아서 안전거리 유지하고
도로상황따라 주행모드 변경
자율주행 기능으로 편의성↑
주행모드별 큰 차이 없고
노면소음 전해지는건 단점
국산 준대형 세단 시장은 브랜드들 자존심이 격돌하는 곳이다. '브랜드의 얼굴'이라는 플래그십 대형 세단이 있지만 현대차와 기아차만 보유하고 있어서다. 이와 달리 준대형 세단은 국산 5개사 중 쌍용차를 제외한 4개사가 판매 중이다. 사실상 준대형 세단이 브랜드의 얼굴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국산 준대형 세단 시장의 절대 강자는 현대차 그랜저다. 그랜저는 국내 자동차 판매 1위 자리도 꿰찼다. 지난해 판매대수는 11만3101대로 국내에서 판매된 국산·수입차 중 가장 많았다. 지난해 10만대 이상 판매된 세단은 그랜저가 유일했다.

올 들어서도 상반기까지는 지난해와 비슷한 상황이 이어졌다. 올 1~6월 판매대수는 그랜저가 5만3442대, 기아차 K7이 1만6936대, 르노삼성 SM7이 2088대, 쉐보레 임팔라가 277대다. 그랜저는 상반기 국산차 판매 1위 자리를 지켰다.

다만, 그랜저 위상은 약해졌다. 그랜저급으로 진화한 신형 쏘나타와 K7의 협공 때문이다. 6월 판매실적을 보면 그랜저가 6652대, K7이 4284대, SM7이 252대, 임팔라가 51대다.

그랜저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신형 쏘나타에 판매 1위 자리를 5월부터 내줬다. 신형 쏘나타의 경우 출시가 본격화된 5월엔 1만3376대, 6월엔 9822대가 각각 판매됐다.

K7은 신형 출시를 앞두고 지난 6월에 재고 처리에 적극 나서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36.7% 증가했다. 신형 K7(K7 프리미어)도 기분 좋게 출발했다. 사전계약에 들어간 지난달 12일부터 영업일 기준 10일간 총 1만대가 계약됐다. 첫날에만 사전계약이 2500대 몰렸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이지만 기존 1·2세대 풀체인지 모델보다 더 나은 실적이다.

1세대는 2009년 8000여 대(16영업일), 2세대는 2016년 7500여 대(10영업일)가 사전계약됐다. 그랜저를 위협하는 신형 K7의 돌풍이 시작된 셈이다.

하지만 돌풍을 태풍으로 만들기 위한 시간은 그다지 길지 않다. 올 연말 새로운 그랜저가 나오기 전까지 존재감을 다져두지 못하면 기존 K7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 디자인·제원

전면부는 기존 모델보다 카리스마가 넘친다. 당당하고 품격 있는 디자인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기아차의 상징인 호랑이코 음각 그릴은 면적을 넓혔다. 수직형의 버티컬 타입 패턴을 감싼 두꺼운 크롬은 이빨을 연상시키고 이탈리아 하이퍼포먼스 럭셔리 브랜드인 마세라티의 음각 그릴도 떠올리게 한다. 헤드램프 측면과 밑을 제트(Z)자로 감싼 주간주행등(DRL)도 헤드램프 밑과 그릴 측면을 살짝 둘러싼 형태로 바뀌었다.

후면부 디자인도 완전히 달라졌다. 리어램프는 평행사변형이 크롬 가로 바(BAR) 밑에 자리 잡은 형태에서 현대차 그랜저와 기아차 스포티지처럼 좌우 리어램프를 램프 기능을 갖춘 가로 바로 연결시켰다. 리어램프 상단에 있던 바도 하단으로 이동했다.

실내 디자인은 12.3인치 계기판과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시원시원한 이미지를 추구했다. 운전석과 조수석 앞 수평 레이아웃도 좀 더 깔끔하고 넓게 다듬었다. 원목 질감을 구현한 우드 그레인 소재와 크롬 메탈 소재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했다.

뒷좌석 공간은 넓다. 뒷좌석 탑승자가 조수석 시트를 접고 밀 수 있는 조작버튼을 측면에 적용했다. 쇼퍼드리븐(운전사가 따로 있고 오너는 뒷좌석에 앉는 차)으로 충분히 쓸 수 있다. 뒷좌석 천장은 양쪽 끝이 오목하고 중간이 볼록한 형태다. 머리 위 헤드룸 공간을 좀 더 여유롭게 만들기 위해서다.

◆ 주행 성능

시승차는 3.0 GDi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최고출력은 266마력, 최대토크는 31.4㎏·m, 연비(19인치 기준)는 9.8㎞/ℓ다.

저·중속 구간에서는 컴포트, 에코, 스포츠, 스마트로 구성된 드라이브 모드 중에서 컴포트를 선택했다. 스티어링휠은 적당히 묵직했다. 저·중속 구간에서는 부드럽고 안락하게 달렸다. 풍절음도 잘 잡았다. 다만 노면소음이 실내로 파고 들어와 정숙성을 반감시킨다.

스포츠 모드로 바꾼 뒤 가속페달을 밟으면 스티어링휠에 살짝 무게감이 실리면서 중저음의 엔진사운드가 울려 퍼지면서 컴포트 모드 때보다는 좀 더 시원하게 달린다.

차체는 떨리지 않고 안정적인 데다 땅에 밀착된 느낌을 줬다. 스마트 모드로 바꾸면 차가 알아서 운전자의 주행 습관이나 도로 상황에 맞게 주행모드를 바꿔줬다.

같은 엔진을 장착한 그랜저보다 좀 더 스포티한 주행감각을 지녔다. 그랜저가 장착한 C타입 전동식 파워스티어링 MDPS(Motor Driven Power Steering)보다 정교하고 작동하고 조작감도 우수한 고급형 R타입 MDPS를 채택한 효과다. 드라이브 모드 차이가 크지 않은 것은 아쉽다. 컴포트 모드는 좀 더 안락하게, 스포츠 모드는 좀 더 강하게 세팅하지 않아 오히려 스포츠 모드가 주는 '달리는 맛'이 부족하게 느껴진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고속도로 유지 보조 등으로 구성된 반(半) 자율주행 기능은 만족스럽다. 스티어링휠을 잡지 않은 채 5분 넘게 달렸지만 운전자에게 떠넘기기 않고 알아서 차 스스로 속도와 거리를 제어하며 움직였다. 다른 차가 끼어들어도 안전거리를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달렸다. 사람에 더 가까워진 셈이다.

◆ 경쟁 차종

신형 K7은 그랜저보다 길고, 임팔라보다 짧다. 폭도 임팔라보다 좁다. 그러나 휠베이스는 가장 넓다. 그만큼 실내공간에 공들였다는 뜻이다.

2.4~2.5ℓ급 모델을 비교해보면 장거리 달리기 능력을 평가하는 요소인 최고출력과 단거리 순발력 평가요소인 최대토크 모두 임팔라가 가장 낫다. 그다음이 신형 K7이다. 그러나 그 차이는 미미하다. 연비는 신형 K7이 가장 우수하다.

신형 K7은 경쟁 차종들이 선택한 6단 변속기 대신 8단 변속기를 채택했다. 변속기의 경우 단수가 많아질수록 엔진 힘의 손실률이 줄어든다. 연료 효율성도 한 단 높아질 때마다 1~2% 정도 개선된다. 변속할 때 발생하는 충격도 줄어들고 가속 성능도 향상된다.

신형 K7은 막 출시돼 중고차 가치를 산정할 수 없지만 기존 K7의 시세와 감가율로 중고차 가치를 유추할 수 있다. 중고차 가치는 감가율((신차값-중고차 시세)/신차값×1000)로 알 수 있다. 감가율이 낮을수록 좋은 값에 팔린다.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인 SK엔카닷컴이 산정한 2018·2019년식 모델 감가율을 살펴보면 K7이 가장 낮다. 그다음으로 그랜저, 임팔라, SM7 순이다. 기존 K7은 중고차 시장에서 경쟁 차종들보다 높은 값에 판매되고, 이는 신형 K7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신형 K7은 타도 대상인 그랜저에 없는 첨단 편의·안전 기술도 대거 장착해 가치도 높였다. 인포테인먼트 기술인 카투홈(Car to Home), 자연의 소리, 후측방 모니터(BWM)가 대표적이다.

◆ 판매 조건

신형 K7은 2.5 가솔린, 3.0 가솔린, 2.4 하이브리드, 2.2 디젤, 3.0 LPi 총 다섯 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판매된다.

판매가격(개별소비세 3.5% 기준)은 2.5 가솔린이 3102만~3367만원, 3.0 가솔린이 3593만~3799만원, 2.4 하이브리드가 3622만~4015만원, 2.2 디젤이 3583만~3760만원, 3.0 LPi(일반)가 3094만~3586만원이다.

기아차 재구매자는 최대 64%(3년 기준)의 잔존가치 보장을 해주는 'K7 다운&다운 구매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K7 2.5 노블레스(3367만원)를 36개월 할부, 할부금 2000만원으로 구입한다면 월 납입금은 59만600원이다. 초기 구입 부담을 낮추기 위해 60개월 할부, 할부금 3000만원으로 설정하면 월 납입금은 55만9500원이다. K7 3.0 LPi 프레스티지(3094만원)를 48개월 할부, 할부금 2000만원으로 구매할 경우 매월 45만6200원을 내면 된다. 보증기간은 차체 및 일반 부품이 3년·6만㎞, 엔진·동력전달 부품이 5년·10만㎞다.

[최기성 디지털뉴스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