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친환경차 극일(克日)'..SUV도 하이브리드차 쏟아진다

진상훈 기자 입력 2019. 7. 23.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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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가 최근 하이브리드차(HEV)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이미 그랜저와 쏘나타, K5, K7 등 주력 세단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한 현대·기아차는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서도 하이브리드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기아차가 현재 판매 중인 SUV 가운데 유일한 하이브리드 모델인 기아차 니로. 현대·기아차는 다음 달 소형 SUV 코나를 시작으로 내년까지 싼타페와 쏘렌토, 투싼 등 주력 SUV 차종에서 모두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할 계획이다. /기아차 제공

현재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는 도요타를 포함한 일본 업체들이 하이브리드 차종에서 가장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도 렉서스의 ES300h를 포함한 일본차들이 수입 하이브리드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현대·기아차의 하이브리드차 기술력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는 데다, 글로벌 시장에서 수요가 많은 SUV 차종에서도 신차가 출시돼 향후 일본차 업체들과의 격차가 빠르게 좁혀질 것으로 전망한다.

◇현대·기아차 하이브리드 모델, 現 6종에서 내년 10종으로

현대·기아차가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총 6종이다. 현대자동차(005380)는 친환경 모델인 아이오닉과 그랜저, 쏘나타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기아자동차(000270)는 주력 세단인 K5와 K7, 그리고 친환경 SUV인 니로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판매한다.

23일 현대차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두 회사가 판매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은 내년까지 총 10종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특히 추가되는 4종의 하이브리드 모델이 모두 SUV 차종인 점이 눈에 띈다.

현대차는 다음 달 소형 SUV 코나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한다. 코나 하이브리드는 아이오닉과 니로에 적용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돼 시스템 최고출력 141마력, 최대토크 27.9kg·m의 주행성능을 발휘한다. 현재 가솔린과 디젤, 순수 전기차로 구성된 코나는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추가돼 총 4종의 라인업을 완성하게 된다.

현대차가 창사 후 최초로 선보인 소형 SUV 코나는 다음 달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로 가솔린, 디젤, 순수 전기차와 함께 총 4종의 라인업을 완성하게 된다. 사진은 지난 2017년 코나 출시 당시 직접 무대에 올라 신차를 소개하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현대차 제공

여기에 내년에는 중형 SUV인 싼타페와 준중형 SUV 투싼도 하이브리드 모델이 추가된다.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 중 싼타페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내놓고 이어 신형 투싼 출시와 함께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선보일 계획이다.

기아차도 내년에 선보일 4세대 신형 쏘렌토에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적용, 하이브리드 모델을 새롭게 추가할 예정이다. 이미 니로가 친환경 SUV로 국내와 해외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점을 감안하면 중형 SUV인 쏘렌토 하이브리드 역시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많다.

현대·기아차가 내년까지 SUV 차종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을 대폭 확대함에 따라 일본 업체들과의 경쟁에서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도요타의 경우 렉서스 ES300h와 캠리 하이브리드 등 세단 모델뿐 아니라 라브4, 렉서스 NX, 렉서스 UX 등 SUV 차종에서도 다양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대규모 양산 차종은 물론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에서도 향후 출시될 신차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진화하는 하이브리드 기술…쏘나타, 태양광 루프로 연비 20㎞/L 달성

현대·기아차는 하이브리드 기술 경쟁력에서도 최근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엔진과 전기모터가 결합된 하이브리드차는 높은 연료효율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최근 현대·기아차가 선보인 하이브리드 신차는 과거 출시된 모델에 비해 연비가 크게 개선됐다.

현대차가 지난 22일 출시한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지붕에 태양광 충전 장치를 달아 연료효율성을 높인 점이 특징이다. /현대차 제공

현대차가 지난 22일 출시한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복합연비 리터당 20.1km를 인증받았다. 이는 리터당 17km인 렉서스 ES300h와 리터당 16.7~17.5km 수준인 도요타 캠리 하이브리드를 웃도는 수치다.

현대차는 태양광으로 차량 배터리를 충전해 주행거리를 늘리고 배터리 방전을 막는 ‘솔라루프 시스템’을 적용했다. 솔라루프 시스템이 적용된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야외에서 하루 6시간 동안 충전할 경우 1년간 총 1300km가 넘는 거리를 추가로 주행할 수 있다.

최근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조치로 국내에서 일본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점도 현대·기아차에는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수입 하이브리드차 시장을 보면 판매순위 상위 10개 모델 중 메르세데스-벤츠 GLC e 4MATIC과 벤츠 C 350 e를 제외한 8개가 일본차였다. 현대·기아차가 한층 진화된 기술력과 높은 연비를 앞세워 지금껏 고급 하이브리드차 시장에서 일본 업체들에 쏠렸던 수요를 상당 부분 흡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의 갈등이 장기화 될수록 일본 하이브리드차를 구매하는데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늘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일본차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현대·기아차가 SUV 모델까지 추가되면 국내에서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이 빠르게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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