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차 된 SUV..다양한 라인업으로 '쾌속질주'

입력 2019. 7. 23. 09:36 수정 2019. 7. 23.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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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포커스]
- ‘승용차=세단’ 공식을 깨다
- 올 상반기 판매 2대 중 1대는 SUV
- 다양한 라인업으로 무장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가 대단하다. 올해 상반기 동안 국내에서 팔린 승용차 중 절반가량이 SUV일 정도다.

하반기 출시를 준비 중인 신차도 국산·수입·차급을 떠나 줄줄이 대기 중이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SUV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도 넓어지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의 출시 경쟁이 치열해지며 기존 소형에서 대형까지의 폭을 벗어난 SUV들이 출시될 예정이다.

◆ 내수 판매 46.7%는 SUV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내수 시장에서 팔린 SUV(밴형 포함)는 46.7%에 달했다. 전체 승용차 판매는 73만4549대이고 이 중 SUV는 34만3464대(밴형 2만9375대 포함)다.

국내 브랜드와 수입 브랜드를 분리해 판매된 SUV 비율을 살펴보면 국내 브랜드 SUV의 판매량이 더 높게 나타난다. 현대차·기아차·쌍용차·르노삼성·한국GM 등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올 상반기 승용차 전체 판매량 중 SUV 판매량 비율은 48.6%나 된다. 총 30만3315대가 팔렸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SUV 판매 최고 기록이었던 28만3538대를 판매했을 당시보다 6.9% 증가한 수치다. 국내 SUV의 베스트 셀링 카인 ‘쏘렌토’를 필두로 지난해 12월 나온 ‘팰리세이드’와 올해 3월 출시된 ‘코란도’ 등 신형 모델의 인기가 시장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월별로도 작년 10월 이후 9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 오고 있다. 국내 자동차 시장 규모가 제자리걸음인 것과는 대조된다.

올 들어 지난 6월까지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승용 세단 판매량은 32만192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34만1107)보다 5.6% 줄었다. 55%였던 세단의 비율은 51%로 4%포인트 감소했다.

수입차에서도 SUV의 인기는 비슷하다. 상반기 누적 SUV 판매는 4만149대로, 승용차(10만9314대)의 36.9%에 달했다. 승용차 판매가 작년 동기(11만6798대) 대비 23.0% 급감했지만 SUV 판매는 거의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SUV의 인기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미국 자동차 시장에선 세단보다 SUV가 잘 팔린다. 지난해 미국 자동차 판매량 1위는 포드 ‘픽업트럭 F-시리즈’다.

픽업트럭을 제외한 전체 판매 1위는 도요타 SUV ‘RAV4’다. 닛산 ‘로그(국내 출시명 엑스트레일)’, 혼다 ‘CR-V’, 쉐보레 ‘이쿼녹스’, 포드 ‘이스케이프’, 지프 ‘체로키’, 현대 ‘투싼’ 등도 많이 팔렸다. 잘 팔린 차량 대부분이 SUV다.

자동차 시장의 흐름과 새로운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는 모터쇼에서도 대세는 SUV다. 2019 서울 모터쇼에서 공개된 39종의 신차 중 40% 정도가 SUV였다. 지난 4월 열린 상하이 모터쇼에도 완성차 브랜드들은 다양한 종류의 SUV를 선보이며 적극 홍보에 나섰다.

SUV가 잘 팔리는 이유는 기술의 발전으로 연비와 승차감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디자인 역시 세단 못지않게 세련돼졌다. 레저·캠핑 인구가 증가한 것도 SUV 판매에 날개를 달아줬다. SUV는 세단에 비해 넉넉한 실내 공간이 강점이다.

SUV 판매량 증가는 다양한 라인업 개발로도 이어지고 있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디젤 일변도였던 SUV는 이제 가솔린, 하이브리드(HEV)·순수전기차(EV)·액화천연가스(LPG)차로까지 저변을 넓혔다.

세단 라인업과 견줘도 별반 차이가 없다. 이는 다시 말해 SUV 기술 개발이 그만큼 성장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 전체 판매 ‘톱10’ 중 절반은 SUV



올해 상반기 SUV 인기는 판매 순위에서도 확인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통계를 합산해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국내에서 판매된 차량 중 싼타페(3위), 카니발(4위), 팰리세이드(6위), 쏘렌토(7위), 렉스턴 스포츠(10위) 등 5개 모델이 10위 내에 자리했다.

친환경 SUV의 대명사로 자리 잡고 있는 ‘코나’는 135대 차이로 아쉽게 11위에 올랐다. 우선 싼타페는 올 상반기 동안 4만8291대를 판매했다.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 출시 후 판매량이 지난해 11월 9001대에서 12월 8643대, 올해 1월 7001대까지 감소했지만 2월 7023대로 반등한 뒤 3월 8231대로 급증한 이후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싼타페의 인기 요인은 이미 검증된 차라는 점이다. 특히 R 2.2 디젤엔진은 동급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3800rpm에서 최고 출력 202마력, 1750~2750rpm에서 최대 토크 45.0kg·m을 발휘하는데 팰리세이드와 쏘렌토 등도 같은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싼타페는 국민차·가족차라는 특성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올해 출시되는 모델부터 이중 접합 차음 유리를 적용함으로써 실내 정숙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4위를 차지한 카니발은 올 상반기 총 3만3836대가 팔렸다. 기아차의 세단을 포함한 전 라인업 중 가장 많이 판매됐다. 특히 다목적 차량(MPV) 기준으로 카니발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95%가 넘을 정도로 압도적이다.

카니발은 2013년만 하더라도 3만 대 조금 넘게 팔렸지만 2014년 4만1768대, 2015년 6만7603대로 규모가 급격하게 불었다. 지난해에는 7만5868대가 팔리며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차량 공유 시장 성장에 따라 ‘타다’와 같은 사업자들이 카니발을 운영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팰리세이드의 판매량도 거침이 없다. 상반기 동안 3만1502대가 팔리며 판매 순위 5위를 차지했다. 판매량과 별도로 팰리세이드의 인기는 압도적이다. 사전 계약 첫날에만 5개월 치인 3468대의 예약이 잡혔을 정도다. 현재 대기 물량은 4만 대에 이른다.

현대차는 생산량을 출시 초기 6240대에서 8640대로 40% 정도 늘린 상황이지만 공급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사고 싶어도 못 사는 차’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7위를 차지한 쏘렌토도 2만6681대가 팔리며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기아차 라인업 가운데 카니발 다음으로 판매량이 많은 기아차의 간판 SUV다.

쏘렌토는 미국에서도 현지 누적 생산 100만 대를 돌파할 만큼 인기 차종이다. 기아차는 수요층이 두터운 쏘렌토에 힘을 쏟고 있다. 내년 1분기 출시를 목표로 SUV 최초의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도입할 예정이다.

쏘렌토(개발명 MQ4)는 하이브리드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버전으로 국내외 시장에 출시된다.

10위에 이름을 올린 렉스턴 스포츠는 국내 픽업트럭의 강자로 군림하며 마니아 층을 형성하고 있는 차량이다.

최대 700kg까지 실을 수 있는 압도적 용량의 데크는 차 내부에 실을 수 없는 각종 화물을 거뜬하게 옮길 수 있어 기존 화물차 트럭에만 익숙하던 도시와 농촌 복합 지역에 거주하는 소비자나 소상공인·자영업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 하반기에 더 치열해질 SUV 시장

SUV 열풍에 완성차 업체들은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반기의 시작인 7월에만 벌써 현대차와 기아차가 기존 라인업에 없던 신형 SUV를 출시하며 시장을 흔들고 있고 다른 국내 완성차 업체와 수입차들도 다양한 SUV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우선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곳은 현대차다. 현대차는 엔트리급 SUV ‘베뉴’를 7월 초 선보이면서 ‘베뉴-코나-투싼-싼타페-팰리세이드’로 이어지는 SUV 라인업을 꾸렸다. 베뉴는 6월 24일 시작한 사전 계약으로만 3000여 대가 팔렸다.

기아차도 7월 18일 고품목 소형 SUV ‘셀토스’를 공식 출시했다. 이에 따라 기아차는 ‘셀토스-스포티지-쏘렌토-모하비’로 이어지는 SUV 라인업을 꾸리게 됐다. 셀토스는 6월 26일 사전 계약을 시작해 하루 평균 400대 가까이 판매되고 있다.

이 밖에 기아차는 오는 8월 ‘모하비’ 부분 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도 선보일 예정이다. 프레임 보디 정통 SUV로 마니아 층이 두터운 차량인 데다 강인한 외관 변경이 예고돼 시장의 기대가 매우 높다.

르노삼성차는 지난 6월 중형 SUV QM6를 출시 3년 만에 페이스리프트해 내놓았다. ‘더 뉴 QM6’는 국내 유일 액화천연가스(LPG) 모델로, 출시 20여 일 만에 3000대가 판매되는 등 ‘월 판매 1만 대 회복’ 목표에 청신호를 켰다.

쌍용차도 지난 6월 티볼리의 페이스리프트 모델 ‘베리 뉴 티볼리’를 4년 만에 선보였고 한국GM은 8월 쉐보레의 픽업트럭인 ‘콜로라도’를 출시한다. 한국GM은 대형 SUV ‘트래버스’와 ‘트레일 블레이저’도 올해 안에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의 프리미엄 모델 라인 제네시스도 SUV 시장에 뛰어든다. 차량명 GV80로 불리게 될 이 차는 제네시스가 처음 선보이는 SUV로 11월쯤 출시될 예정이다. 전체 사이즈는 팰리세이드보다 작지만 제네시스 브랜드를 앞세우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제네시스는 당초 GV80의 출시 일정을 내년 초로 잡았지만 자동차업계의 대세로 떠오른 SUV의 트렌드를 따르기 위해 출시 시기를 반년 정도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차들의 공세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포드의 반격이 예사롭지 않다. 포드 익스플로러는 2년 연속 수입 대형 SUV 판매 1위를 기록할 만큼 대표적인 인기 차종이다. 하지만 작년 말 팰리세이드 출시 후 인기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실제 포드익스플로러 2.3 에코-부스터의 올 상반기 판매 대수는 2815대로, 전년 3623대 대비 800대 정도 덜 팔렸다. 포드는 8년 만에 내놓는 풀 체인지 모델 6세대 ‘올 뉴 익스플로러’를 통해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럭셔리 SUV도 출격 대기 중이다. 아우디의 새 모델 ‘Q7 45 TFSI 콰트로’가 대표적이다. 7월 16일부터 사전 계약에 들어간 Q7 45 TFSI 콰트로는 전장 5052mm, 전폭 1968mm, 전고 1741mm로 전체적인 크기는 팰리세이드보다 크고 트래버스보다 작은 편이다.

메르세데스-벤츠도 하반기에 ‘더 뉴 GLE’를 내놓는다. 이 차에는 벤츠가 개발한 ‘E액티브 보디 컨트롤 기술’을 세계 최초로 적용, 편안함과 민첩한 핸들링, 뛰어난 오프로드 성능을 제공한다. 또 최첨단 안전·편의 품목을 탑재해 프리미엄 SUV로서 보다 확실한 면모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cwy@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34호(2019.07.22 ~ 2019.07.28)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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