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에펠탑 옆 수소충전소는 정말 안전할까?

최훈길 2019. 7. 22.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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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라고 하면 수소폭탄을 연상해 위험하게 여기는 분이 많은데, 알고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 울산시청에서 열린 수소경제 전략보고대회에서 "파리는 도심 한가운데 수소충전소가 있다"며 "파리 시민들은 그곳에서 셀프 충전을 할 만큼 수소차와 수소충전소를 안전하게 여긴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수소충전소 폭발사고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노르웨이 또한 수소충전소가 위험하지 않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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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車 리포트①]유럽편
문 대통령 "파리 시민 도심 수소충전소 안전하게 여겨"
직접 가본 파리 수소충전소 인파 붐비는 교차로 인근 위치
"수소는 공기보다 가벼워 유출시에도 석유보다 안전"
수소 위험성보다 안전관리 시스템 미흡이 더 문제 지적
지난 2일 한 시민이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한 어린이와 함께 수소충전소를 지나갔다. 이 충전소는 프랑스 파리 에펠탑이 보이는 알마광장 인근에 설치돼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작년 10월 프랑스 업체 에어 리퀴드가 운영 중인 이 수소 충전소를 방문했다.[사진=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파리·오슬로·베를린=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수소라고 하면 수소폭탄을 연상해 위험하게 여기는 분이 많은데, 알고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 울산시청에서 열린 수소경제 전략보고대회에서 “파리는 도심 한가운데 수소충전소가 있다”며 “파리 시민들은 그곳에서 셀프 충전을 할 만큼 수소차와 수소충전소를 안전하게 여긴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최근 노르웨이에서 수소충전소 폭발사고가 발생하는 등 수소연료의 위험성에 대한 우려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수소충전소는 정말 안전할까?

프랑스 파리의 수소충전소를 직접 가봤다. 문 대통령이 작년 10월 브노아 푸티에 에러 리퀴드 사장, 정진행 현대차 사장과 함께 방문한 곳이다. 에펠탑에서 1km 정도 떨어져 있다. 자동차로 2분 거리다.

지난 2일(현지시간) 찾은 수소충전소는 파리 도심에서도 중심지인 알마광장 교차로 인근에 위치해 온종일 주변을 오가는 인파로 붐볐다. 수소충전소 앞을 지나는 이동인구를 실제로 세보니 시간당 500여명이 넘었다. 하지만 파리시민 누구도 이곳이 위험지역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파리에 위치한 국제에너지기구(IEA)에 근무하는 제이콥 티털(Jacob Teter) 교통 분야 애널리스트는 “공기보다 가벼운 수소는 순식간에 대기 중으로 날아가 버린다”며 “폭발해도 석유보다 덜 위험하다. 수소는 충분히 관리 가능한 에너지”라고 말했다.

최근 수소충전소 폭발사고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노르웨이 또한 수소충전소가 위험하지 않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세계적인 수소기업이자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수소충전소 운영사인 넬(NEL) 조사 결과 당시 수소충전소 사고는 수소탱크에 연결된 플러그가 잘못 조립돼 발생한 사고로 드러났다. 수소연료의 위험성보다는 안전관리 소홀 문제였다는 얘기다.

스투어 포트빅(Sture Portvik) 오슬로시 이모빌리티(e-mobility) 담당 국장은 “사고 조사 결과 수소충전소 자체에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니었다”며 “사고 원인을 알아낸 만큼 이를 개선해서 수소충전소를 다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돌프 길렌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국장은 “노르웨이 수소충전소 사고가 해결할 수 없는 중대 안전사고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번 사고가 수소연료 확산에 있어 단기적으론 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론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소가 완벽히 통제 가능한 안전한 연료는 아니지만 기존 화석연료도 위험성을 내포하긴 마찬가지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볼프강 랑겐 독일 연방경제에너지부 과장은 “그동안 주유소, 가솔린·디젤차에서도 폭발사고는 항상 있어 왔다”며 “수소가 위험하다면 석유 등 다른 연료도 위험하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소방청 2017년도 화재통계연감에 따르면 연소확대물(연소가 확대되는데 결정적 영향을 미친 가연물)로 인해 화재가 발생한 현황을 집계한 결과 휘발유 64건, 경유 49건, LPG 42건인데 비해 수소는 1건에 그쳤다. 사상자는 휘발유가 24명으로 가장 많았고 수소로 인한 사상자는 한 명도 없었다.

전문가들은 수소연료 보급이 확대되면 사고 가능성 또한 높아질 것으로 봤다. 다만 수소 자체의 위험성보다는 안전관리 역량 부족이 사고의 주원인을 차지할 것이란 분석이다.

신재행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 단장은 “유럽은 사고 전후로 안전관리를 엄격하게 하고 있기 때문에 수소충전소 안전에 대한 우려가 우리보다 훨씬 적은 것”이라며 “다음 달에 국회에 수소충전소가 설치되는데 안전은 제도와 사람에 달려 있다. 정부가 안전 제도를 잘 만들고 충전소 관리·운영을 잘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소확대물(연소가 확대되는데 결정적 영향을 미친 가연물)에 따라 화재가 발생한 우리나라 연간 현황을 집계한 결과, 유류나 가스 화재 중에서 가솔린 화재가 제일 많았다. 수소로 인한 화재는 1건에 그쳤다. 단위=건.[출처=소방청 2017년도 화재통계연감]
연소확대물(연소가 확대되는데 결정적 영향을 미친 가연물)에 따라 화재가 발생한 우리나라 연간 현황을 집계한 결과, 유류나 가스 화재 중에서 가솔린 화재의 사상자가 제일 많았다. 수소로 인한 화재 사상자는 없었다. 단위=명.[출처=소방청 2017년도 화재통계연감]
※본 기획물은 한국언론학회-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SNU 팩트체크 센터)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최훈길 (choigig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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