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나 혼자 탄다'에 충실한 현대차 베뉴

2019. 7. 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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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급 대비 넉넉한 1.6ℓ 엔진의 여유로움
 -구매욕 불러일으키는 다양한 커스터마이징 품목이 강점
 
 SUV 열풍의 이유 중 하나는 실용성 넘치는 공간이 주는 패밀리 SUV의 가치를 꼽을 수 있다. 주말마다 가족을 태우고 교외로 나들이를 떠나는 모습을 상상하며 세단 대신 SUV를 선택하는 소비층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이러한 보편적인 SUV 접근법을 현대자동차는 새로운 엔트리 SUV '베뉴'를 통해 부정했다. '혼밥', '혼책', '혼행' 등 '나홀로 라이프'를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들의 요구를 겨냥해 가족이 아닌 '나만을 위한 SUV'를 표방하고 나선 것. 오로지 '혼족'만을 위해 탄생한 베뉴를 시승했다.   


 ▲스타일
 길이 4,040㎜, 너비 1,770㎜, 높이 1,585㎜(17인치 타이어 기준), 휠베이스 2,520㎜로 현대차 SUV 라인업 중 가장 작은 사이즈다. 바로 윗급인 코나와 비교하면 125㎜ 짧고, 30㎜ 좁다. 그러나 키는 20㎜ 더 크다. 휠베이스는 80㎜ 차이나지만 실내공간에서 체감할 만큼의 수치는 아니다.    

 숫자로 짐작되는 체구는 아담하지만 실제 외모는 그와 정반대로 당당한 인상을 갖췄다. 전면 램프는 상단에 방향지시등을, 하단에 헤드 램프와 주간주행등을 위치시켜 코나와 싼타페의 기조를 이어갔다. 브랜드 고유의 그릴은 이전에 선보인 적 없는 새로운 형태의 격자무늬를 넣어 차별화했다.
 


 옆모양도 당차다. 일부 소형 SUV의 경우 해치백과 구분이 모호한 경우가 있었지만 베뉴는 누가 봐도 SUV로 인식할 수 있는 비율이다. 곡선 사용을 최대한 억제하고 차체 마디마디에 뚜렷한 각을 세워 기존 정통 SUV의 실루엣을 완성했다. 여기에 소형차와 어울리지 않을 법한 캐릭터 라인을 과감하게 사용했다. 후면은 제법 익숙한 디자인이다. 측면과 이어지는 사각형의 램프를 양쪽에 배치하고 범퍼에 미등을 넣어 단조로울 수 있는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다양한 색상 조합도 베뉴의 특권이다. 10가지 외장 색상과 3가지 지붕 색상을 조합하면 모두 21가지의 투톤 컬러를 연출할 수 있다. 투톤 컬러를 선택하면 범퍼와 휠아치, 도어에 외장색과 다른 색상을 쓸 수 있다.


 실내는 알차다. 넉넉하지 않은 공간임에도 갖출 수 있는 것들을 빼곡하게 채워 지루하지 않다. 전체적으로 수평형 레이아웃을 채택해 잘 정돈된 느낌을 준다. 8인치 팝업형 디스플레이와 하단 다이얼 타입 공조, USB 단자 등의 배치도 깔끔하다. 특히 수동변속기를 연상시키는 기어 노브 디자인과 그 아래 위치한 주행모드 설정 다이얼은 포인트다. 단, 클러스터는 한 가지 색상밖에 없어 단조로울 수 있다. 

 SUV임에도 시트 포지션이 낮은 편이어서 기존 소형 SUV처럼 시야를 멀리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반면에 신장 185㎝의 성인 남성이 운전석에 앉아도 헤드룸이 넉넉하다. 2열 역시 헤드룸의 잇점이 있어 일반 경차 및 소형차와 비교하면 실내 개방감면에서 단연 위에 있다는 판단이다.
 



 트렁크는 작은 용량의 한계를 창의성으로 극복했다. 먼저 상하단을 분리해 사용할 수 있는 수납형 커버링 쉘프는 부피가 큰 짐을 실을 경우 2열 시트 후면에 수납할 수 있도록 했다. 물론 355ℓ의 트렁크룸 용량은 큰 캐리어나 골프백을 싣기에 적합하지 않지만 베뉴가 겨냥하는 타깃층을 감안하면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다.     

 다양한 액세서리도 눈길을 끈다. 애견과 애묘인을 위한 베뉴 특화 커스터마이징 상품을 대거 마련한 것. '나홀로 사는' 사람들이 많이 키우는 강아지 전용 시트와 벨트, 하네스 등을 부담 없는 가격으로 준비해 구매욕을 불러일으킨다. 여기에 전용 무릎워머, 사물인터넷 패키지, 프로텍션 패키지 등 아이디어가 돋보인는 품목과 함께 1인 캠핑족을 위한 전용 카텐트도 갖췄다.




 ▲성능&상품성
 동력계는 기아자동차 K3와 동일한 스마트스트림 1.6ℓ 가솔린 엔진과 IVT 무단 변속기를 조합했다. 최고 123마력, 최대 15.7㎏·m의 성능을 내며 효율은 복합 기준 13.7㎞/ℓ(15인치 타이어)를 확보했다. 차급을 감안하면 꽤 큰 배기량이다. 그 이유는 기아차 스토닉이 1.6ℓ 디젤 외에 1.0ℓ 및 1.4ℓ 가솔린을 운영해서다. 엔트리 차급이지만 성능에서 아쉬운 부분을 남기지 않겠다는 현대차의 의지를 반영한 듯하다.

 실제 출발 순간부터 주행 내내 성능에 대한 아쉬움은 발견하기 어려웠다. 경차보다 약간 더 무거운 체중에 준중형급 엔진을 얹었으니 일반 주행에서 힘부족을 느낄 리 만무하다. 특히 직진 가속에서 뻗어나가는 힘은 한 체급 위로 평가받는 쌍용자동차 티볼리나 현대차 코나에 뒤지지 않는다. 승용보다 높은 차체이지만 과격한 조종에서도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게 전자장치가 자연스럽게 개입하며 안정감을 가져다주는 건 인상적이다.




 주행모드는 무려 6가지나 있다. 일반 도로에서는 에코, 노멀, 스포트 중 선택하면 된다. 에코&노멀과 스포트의 체감 주행감성 폭은 제법 큰 편이다. 스포트 모드에서는 엔진회전수를 활용하는 자세가 적극적이어서 '나홀로 운전'의 즐거움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반길만한 요소다. 2WD임에도 '머드', '스노',  '샌드' 등 험로 주파를 위한 주행모드도 있다. 맏형 팰리세이드 부럽지 않은 발칙한 구성이다. 

 IVT라고 해서 일반 CVT를 생각하면 오산이다. 엔진이 헛도는 일 없이 반응이 신속하다. 수동모드에선 마치 자동변속기와 같은 감성을 느낄 수 있다. 또 한 가지 인상적인 부분은 엔진 스톱&스타트 기능을 별도로 넣지 않았지만 정숙성이 기대 이상이어서 공회전 때 소음은 물론 아이들링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현대차는 엔트리 SUV라고 해서 베뉴의 NVH 대책에 소홀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는 듯 하다. 즉, 주력 소비층의 경제력이 어느 정도 뒷받침한다는 조사를 반영한 결과다. 



 필수 안전품목도 빼놓지 않았다. 전방충돌방지, 차로이탈방지, 후측방충돌경고, 운전자주의경고 등 필요한 부분을 꼭 챙겼다. 물론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까지 마련했으면 좋았겠으나 차급과 가격대를 생각하면 욕심일 수 있다. 대신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 카카오 음성인식 등 최신 커넥티비티 품목으로 위안을 삼을 수 있겠다.
 

 ▲총평
 수많은 소형 SUV가 나오고 있지만 '나홀로'를 타깃으로 한 적은 없었다. 작은 SUV일 뿐 가족을 위하지도, 그렇다고 철저히 운전자를 배려하지도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베뉴는 철저히 운전자만을 위한 차라고 당당히 주장한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시승 결과 성능은 차급에 비해 평균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며, 각종 편의품목과 커스터마이징 품목들은 오로지 베뉴를 운전하는 단 한 사람을 위한 것들로 가득했다. 그렇다고 혼자만 타는 차로 치부하면 곤란하다. 연인과 또는 어린 자녀와 함께 타기에도 베뉴는 기존 경차나 소형차보다 훨씬 우위의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 그래서 베뉴는 엔트리 SUV의 등장이 아닌 소형 SUV의 새로운 정의다.

 판매가격은 스마트 1,473만 원(수동변속기), 1,620만 원(IVT), 모던 1,799만 원, 플럭스 2,111만 원이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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