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넉넉하고 수더분한 매력, 혼다 HR-V

2019. 7. 9.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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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미에서 태어나 한국온 콤팩트 SUV
 -곳곳에 숨어있는 알찬 공간 돋보여

 
 '혼다 SUV'하면 가장 떠오르는 차는 베스트셀링카인 CR-V이다. 또 최근 관심이 높아진 대형 SUV 세그먼트 덕분에 파일럿도 제법 도로에 보인다. 이와 반대로 HR-V는 사람들에게 다소 생소한 차종이다. 1년에 수십여 대의 신차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출시된 지 3년이 지난 혼다의 소형 SUV를 아는 사람은 드물다. 

 지난 5월 부분변경 신형이 나왔을 때도 반응은 싱거웠다. 심지어 '우리나라에 이런 차가 있었어?'라는 반응이 나올 만큼 존재가 미미했다. 하지만 그런 무관심이 오히려 HR-V에 대한 궁금증을 키웠고 수소문 끝에 시승차를 구했다. HR-V가 가진 개성과 가치는 무엇일까? 예상치 못한 곳에서 차가 가진 재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혼다 HR-V는 멕시코 과나후아토 주 셀라야 현지 공장에서 만들어 국내 수입 판매하는 SUV다. 때문에 북미 출시 및 생산 일정에 따라 국내 물량도 조율되며 관세 역시 한국과 멕시코 양국의 관세율을 바탕으로 매겨진다. 이름만 일본차일뿐 생산과 판매는 모두 북미에서 이뤄진다.

 그만큼 HR-V는 북미와 세계 시장을 유혹할 매력 포인트가 곳곳에 숨어있다. 그중에서도 공간 활용은 경쟁차를 압도하기에 충분하다. '센터 탱크 레이아웃' 설계를 적용해 동급 최고 수준의 실내 및 적재공간을 실현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새 기술은 뒷좌석 아래 위치했던 일반적인 연료 탱크 위치를 앞 좌석 밑으로 이동시켜 공간 효율을 극대화한 혼다만의 특허 기술이다.
 덕분에 깊은 바닥면과 함께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트렁크 공간이 나올 수 있었다. 짐을 넣고 빼기 쉬울 뿐만 아니라 6:4 폴딩 기능을 사용하면 가구, 자전거와 같이 부피가 큰 짐도 보다 편리하게 실을 수 있다. 뒷좌석에는 팁 업 방식의 2열 매직 폴딩 시트 기능을 넣었다. 시트 바닥면을 위로 접어 올려 여유 공간을 확보한 것이다. 이 기능은 화분이나 캐리어, 유모차 등 수직으로 세워 실어야 하는 물건을 2열 승차 공간에도 효율적으로 넣을 수 있게 도와준다.

 이처럼 혼다만의 기술과 독특한 아이디어가 더해져 HR-V는 아름다운 공간 미학을 보여준다. 유명 건축가가 설계한 잘 만든 집의 인테리어를 보는 것처럼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실내를 살피게 된다. 곳곳에 숨은 알찬 수납도 장점을 더한다. 도어 포캣은 물론 글러브박스와 컵홀더, 변속기 아래에 자리 잡은 여유 공간까지 모두 다 깊고 넓어 부피가 있는 짐도 손쉽게 넣을 수 있다. 
 공간에 대한 배려는 차고 넘치지만 편의 품목은 다소 평범하다. 최소한의 정보를 가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계기판 한쪽에 위치한 단색 정보 창, 한 가지 온도로만 조절 가능한 공조장치는 최근 트렌드와 거리가 있다. 센터페시아 모니터는 크기가 작고 운전석에서 위치가 멀어 가독성이 떨어진다. 실내를 감싸는 소재나 마감 수준도 아쉬운 수준이다.

 HR-V는 부분변경으로 오면서 겉모습 변화에 더 많은 신경을 썼다. 전면부는 솔리드 윙 타입의 다크 크롬 그릴이 적용돼 존재감을 부각시킨다. 여기에 프로젝션 헤드램프와 LED 주간주행등을 새롭게 탑재해 기능성과 고급감을 높였고 강인한 인상을 준다. 안개등이 있는 범퍼 아래쪽은 단정하게 다듬었고 리어램프의 방향지시등과 후진등 렌즈 컬러를 바꿔 깔끔한 감각을 살렸다.
 동력계는 4기통 1.8ℓ 가솔린 엔진과 무단변속기 조합으로 최고 143마력, 최대 17.5㎏·m를 낸다. 경쾌한 초기 반응과 속도를 올려도 지칠 줄 모르는 꾸준한 토크감이 인상적이다. 빠르게 내달리거나 강한 힘을 느끼는 것과는 거리가 멀지만 언제든지 운전자가 원하는 속도에 차를 올려놓고 부담 없이 질주한다. 만족스러운 운동 성능에는 무단변속기의 힘이 컸다. 세밀하게 조율한 변속 패턴은 엔진 힘을 부드럽게 끌어올리고 무단변속기 특유의 소음과 진동은 철저하게 잡아 불쾌함이 없다. 이외에도 7단 수동 변속이 가능한 패들 시프트 기능을 지원해 나름의 재미도 경험할 수 있다.

 변속 레버를 가장 아래로 내리면 운전 모드가 스포츠로 바뀐다. 스로틀 반응이 다소 예민해져 차가 빨라진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을 빼면 일반 D와 S레인지의 차이는 크지 않다. 욕심을 부려서 밀어붙이면 살짝 버거워하지만 일상 주행 모드로 달리면 딱히 부족하지 않은 성능이다.
 HR-V는 적당한 힘과 무난한 성능으로 운전자 피로를 최소화하고 누구나 부담 없이 차를 몰 수 있게 돕는다. 멀티 앵글 후방카메라와 힐 스타트 어시스트(HSA), 급제동 경보 시스템(ESS) 등 꼭 필요한 기능만 넣은 안전품목도 차의 성격을 짐작하게 한다. A에서 B 지점을 이동할 때 차가 주는 스트레스 없이 여유롭고 편안하게 운전하고 싶다면 HR-V가 제격이다. 이동의 목적과 기본기에 충실하고 SUV가 가져야 하는 첫 번째 덕목을 잘 실현한 차이기 때문이다. HR-V 가격은 3,190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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