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오토시승기] 강상구 변호사의 쉐보레 더 뉴 '말리부 E-터보' 시승기

모클팀 2019. 7. 2.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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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구 변호사가 쉐보레 더 뉴 말리부 E-터보를 시승했다.

쉐보레를 대표하는 세단, 쉐보레 말리부가 새로운 모습을 더하고 E-터보 엔진을 품었다.

시대의 추세라 할 수 있는 다운사이징에 발 맞춰 기존의 1.5L 터보 엔진을 대체하는 1.35L 터보 엔진과 새롭게 개발한 CVT는 패스트백 스타일과 우수한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과시하는 말리부의 기본기와 어떤 합을 이뤄낼 수 있을까?

변호사로서 자동차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강상구 변호사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국내 중형 세단 시장을 분석한다면?

강상구 변호사(이하 강변): 사실 국내 중형 세단 시장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참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지만 한 마디로 정리해서 표현하기는 참 어려운 것 같다. 어쨌든, 특정 브랜드나 특정 차량이라기 보다는 소비자들의 ‘트렌드 인식’에 따라 그 방향성이 좌우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조금 더 노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그러한 트렌드가 ‘여러 브랜드들의 경쟁에서 도출되는 결과’가 아니라 현대기아차의 판단에 따라 움직이는 것 같다. 즉, ‘현대기아차’가 SUV에 집중하면 SUV가 유행하고 세단에 조금 더 집중하면 세단이 유행하는 것처럼 보인다.

Q 쉐보레 말리부라는 자동차는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가?

강변: 자동차에 대해 관심이 있고, 또 조예가 있는 사람이라면 전통과 역사가 있는 미국을 대표하는 중형 세단이라 생각할 것 같다. 일본에 캠리가 있다면 미국에는 말리부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국내 시장에서는 진취적인 이미지를 가진 중형 세단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대중의 유행과 흐름을 따르기 보다는 개인의 만족감, 성취감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들이 관심을 갖는 세단이고, 또 그런 이들을 위해 마련된 패밀리 세단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Q 페이스 리프트를 거친 말리부의 디자인을 어떻게 평가 하는가?

강변: 더 뉴 말리부의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시간을 돌려 9세대, 즉 올 뉴 말리부의 디자인과 이미지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해야 할 것 같다.

9세대 말리부가 등장했을 때 굉장히 깊은 인상을 받았다. 8세대 말리부와는 완전히 다른, 혁신적인 디자인 변화를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시각적인 디자인 완성도도 좋았고, 패스트백 스타일의 실루엣 또한 무척 매력적이었다. 게다가 스포티한 디자인과 함께 253마력의 2.0L 터보 엔진이 더해져 ‘드라이빙=쉐보레’라는 이미지를 확립한 차량이다.

그리고 2019년, 새로운 디자인으로 돌아온 더 뉴 말리부는 약간의 아쉬움과 꾸준한 만족감을 제시한다. ‘헐리우드에서 전작보다 좋은 후속작이 나오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자동차 디자인도 비슷한 것 같다.

페이스 리프트 모델인 만큼 풀체인지급의 디자인 변화보다는 기존의 디자인 구성을 그대로 두고 자잘한 기교를 더하며 새로운 이미지를 부여하려다 보니 기존의 말리부에 비해 더 뉴 말리부에 적용된 전면 디자인과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에서 잔기교가 과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전면 디자인은 전체적인 프로포션이나 스타일 부분에서는 좋은 편이데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는 대체 왜 이렇게 과도한 연출이 더해졌는지 의구심이 든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듯 보고 있자면 ‘조잡하다’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새로운 변화에 대해 아쉬움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실루엣이나 프로포션은 무척 매력적이다.

Q 인터넷을 살펴보면 말리부의 실내 공간이 고급스럽지 못하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에 대한 견해가 궁금하다.

강변: 솔직히 말해 말리부의 실내 공간이 고급스럽지 않다는 인터넷 상의 이야기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대중적인 중형 세단 혹은 준대형 세단에게 대체 어느 정도의 고급감을 원하는 것인지, 혹은 사진으로만 보이는 이미지로만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더 뉴 말리부를 실제로 살펴본다면 도어 패널 상단 등과 같이 시선이 자주 가는 곳에 건조한 느낌의 플라스틱이 일부 사용되어 고급감을 떨어뜨리는 건 사실이지만, 실내 공간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디자인이나 적용된 요소들이 모두 평균 이상의 만족감을 제공한다.

쉐보레 특유의 듀얼콕핏 레이아웃을 한층 발전시키면서 특유의 견고한 이미지와 함께 넓은 공간감을 제시하는 대시보드의 실루엣은 물론이고 센터페시아의 구성 및 전체적인 공간의 거주성 또한 충분히 우수한 편이다.

개인적으로는 대시보드의 중앙부분에 비해 좌우 끝이 다소 단조롭게 느껴지는데 A 필러 부분에 스피커를 더욱 화려하게 표현하는 등의 시각적인 효과가 더해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새로운 계기판 또한 매력적이다. 캐딜락의 계기판을 조금 단순하게 다듬은 것 같은 계기판은 우수한 시인성과 정보 전달 능력을 보유했다.

다만 중앙의 디스플레이 패널이 큼직하다 보니 주행 중에 계기판 좌측의 타코미터가 시야에 잘 들어오지 않는 모습이다. 하지만 차량의 성격 상 주행에서 타코미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기 때문에 굳이 단점으로 지적할 사항은 아닌 것 같다.

공간에 대해서는 특히 만족감이 높다. 대시보드의 레이아웃이 볼륨감 돋보이는 듀얼콕핏 타입이라 특유의 밀폐된 느낌이 있지만 기본적인 헤드룸이나 레그룸이 넉넉한 편이고, 주행 및 일상적인 상황에서의 시야도 무척 넓게 확보할 수 있다.

덧붙여 2열 공간의 경우에는 쏘나타 등과 같은 중형 세단은 물론이고 그랜저와 비교를 하더라도 넉넉한 여유를 느낄 수 있어 만족감이 높다. 다만 이렇게 넓은 공간에 비해 2열 시트의 엉덩이 쿠션이 다소 작은 편이고 등받이 쿠션의 각도에 여유가 없다 보니 2열의 거주성은 다소 아쉬움이 느껴지는데, 시트의 크기 및 형태만 조절한다면 쏘나타가 아닌 그랜저와 경쟁을 하더라도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

Q 최근 다운사이징이 확산되고 있다. 어떻게 생각 하는가?

강변: 다운사이징은 결국 트렌드라 생각한다. 자동차를 소유하고 유지하는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부담을 줄이는 것 또한 일종의 경쟁력이고, 특히 최근에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각 국가 및 지역의 환경규제에 가장 손쉽게 대응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사실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을 탑재한다고 절대적인 효율성이 개선되는 건 아니다. 실제 RPM을 높게 사용할 때에는 전통적인 자연흡기 엔진이 더 우수한 효율성을 제시할 때도 많다. 다만 타력 주행을 하거나 엔진의 부하가 적을 땐 확실히 다운사이징 터보 쪽이 효율 및 환경 부분에서 긍정적인 선택은 맞다고 생각한다.

Q 더 뉴 말리부의 E-터보 엔진에 대한 소감이 궁금하다.

강변: 절대적인 관점은 물론이고 상대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쉐보레가 선보인 E-터보 엔진은 수준급의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이다.

고출력을 위한 터보 엔진과 달리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들은 효율성을 위해 회전질감 및 감성적인 만족감이 거칠고, 출력의 전개 또한 다소 답답한 모습이 있는데, 156마력과 24.1kg.m의 토크를 내는 쉐보레 E-터보 엔진은 두 부분에서 모두 만족스럽다.

실제 CSS(실린더 세트 전략)에 따라 개발된 3기통 1.35L 엔진은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으로서는 상당히 매력적인 질감과 감성으로 마치 V6 엔진과 유사한 느낌을 주며 2.0L 자연흡기 엔진은 물론이고 전통적인 2.4~2.5L 자연흡기 엔진 또한 대체할 수 있는 엔진이라 생각한다.

또 인터넷에서 많이 언급되는 ‘정숙성의 부재’ 등에 있어서도 동의하기 어렵다. 일부 구간에서 약간의 부밍음과 진동은 있지만 여느 중형 세단과 비교를 하더라도 진동과 부밍음이 크다고 보긴 어렵고 고회전에서 엔진이 힘들어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말리부는 대중적인, 보편적인 세단인데 이런 말리부의 E-터보가 시끄럽고 정숙하지 못하다고 비난한다면 그들은 아마도 말리부에게 수입 프리미엄 세단 수준의 기준을 적용하는 것 같다. 말리부의 포지셔닝을 고려해 동급의 차량들을 비교하는 걸 권하고 싶다.

Q E-터보 엔진과 합을 이루는 CVT에 대한 평가 또한 궁금하다.

강변: 더 뉴 말리부 E-터보에 있어 E-터보 엔진도 큰 강점이지만 E-터보와 합을 이루는 CVT 또한 정말 큰 매력이다. GM과 CVT는 사실 안 좋은 추억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체적으로 이렇게 완성도 높은 CVT를 개발했다는 것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약간의 과장을 더하면 더 뉴 말리부의 CVT는 CVT 중 최고라는 표현은 물론이고 토크 컨버터 기반의 자동 변속기 중 최상급의 변속기들과 경쟁을 하더라도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 출력의 직관적인 전달과 운전의 재미, 그리고 뛰어난 효율성까지 갖춰 이상적인 CVT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다.

실제 주행 중 발진 상황에서 우수한 체결감을 제시하고 고 상당히 매끄러운 회전감과 명확한 출력 전달이 돋보였다. 물론 수동 변속 상황에서 rpm이 고정된 상태로 가속이 이루어지는 CVT 특유의 질감이 느껴지는 건 사실이지만 주행 내내 ‘CVT 고유의 슬립’은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게다가 CVT는 일반 변속기에 비해 가벼우니 GM의 라이트-사이징 또한 잘 구현된 것 같다.

Q 더 뉴 말리부의 드라이빙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강변: 그 동안 GM의 차량을 타면 늘 ‘자동차가 긴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기본적인 움직임이나 코너에 대한 한계, 그리고 순간적으로 크게 발생한 충격 또한 무척이나 능숙하게 대응하는 편이지만 노면의 불규칙한 상태 변화로 발생하는 자잘한 진동이 잘 걸러지지 않는다는 점을 항상 개선점으로 지적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때때로 장거리 주행에서 스트레스가 느껴질 때가 있었다.

그러나 더 뉴 말리부는 어떤 주행 환경이든 능숙하고 편안한 주행 감성을 제공해 탑승자에게 높은 만족감을 제시하기 때문에 그 만족감이 상당하다. 게다가 이전보다 더욱 부드럽고 너그럽게 반응하는 하체에도 불구하고 말리부, 그리고 GM 고유의 우수한 코너링 한계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서 절대적인 수준에서의 드라이빙 또한 호평을 할 수 밖에 없다.

실제 이번 시승을 하며 높은 속도로 여러 코너를 공략해보았는데 살짝 가볍게 움직이다가도 특유의 높은 한계를 통해 코너를 탈출하는 모습이 무척 돋보였다. 게다가 E-터보 엔진, CVT의 적용 덕분인지 차량의 전면부가 상당히 가볍게 반응한다. 실제 조향에 따라 가볍고 민첩하게 반응하며 운전자의 의지를 보다 명료하게 전달하니 그 만족감도 상당했다.

Q 시승을 하며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다면 무엇일까?

강변: 개인적으로 가장 우려되었던 부분이 있다면 바로 브레이크 시스템이 브레이크 바이 와이어 타입이라는 점이다. 사용자와 브레이크 시스템 사이에 하나의 중개인이 위치한 것인데 이렇게 되면 운전자의 의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거나 이질감이 느껴질 수 있어 다소 걱정이었다.

실제 주행에 있어 페달의 작동 범위가 짧고, 또 정체 구간에서 발목에 부담을 주는 엑셀러레이터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의 높이 차이 등으로 인해 충분한 적응 시간이 필요했지만 기본적인 제동력의 전개와 제동 상황에서의 밸런스 등은 상당히 우수했다.

Q 끝으로 더 뉴 말리부와 한국지엠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

강변: 제품에 대한 문제보다 말리부의 포지셔닝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말해 임팔라 없이 말리부 만으로도 쏘나타와 그랜저를 모두 상대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체격과 디자인은 물론이고 파워트레인 구성과 공간의 여유 등 다양한 부분에서 그랜저와 비교해도 나름의 이점을 가져갈 수 있었는데 그러한 이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게 가장 큰 실책이라 생각한다.

게다가 풀 옵션 및 주요 판매 트림 기준으로 본다면 경쟁 모델대비 분명 합리적인 가격 구성이지만 글로벌 헤드쿼터의 관리 하에 있고 여러 ‘어른들의 사정’으로 인해 경쟁 모델 대비 ‘제품의 시작 가격’을 낮추지 못하는 단점이 있어 접근 난이도가 있다는 점 또한 아쉬운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쉐보레 차량들은 동급의 현대기아차보다 비싸다는 인식이 개선되어야 한국 시장에서 쉐보레가 유의미한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제품 자체로만 본다면 분명 경쟁력이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디자인, 공간, 그리고 드라이빙의 가치까지 충분한 상품성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그러한 가치를 제대로 인정 받지 못해 아쉬울 따름이다.

글: 강상구 변호사(법무법인 제하)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사법연수원 수료 후 법무법인(유한) 태평양을거쳐 현재 법무법인 제하의 구성원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자동차 관련 다수의 기업자문 및 소송과 자동차부품 관련 다국적기업 및 자동차안전연구원, 자동차안전·하자심의위원회 근무 등을 통해 축적한 자동차 산업에 관한 폭넓은 법률실무 경험과, 자동차정비기능사 자격을 취득하면서 얻게 된 자동차에 대한 기술적 지식을 바탕으로 [강변오토칼럼]을 통해 자동차에 관한 법률문제 및 사회적 이슈들에 대한 분석과 법률 해석 등을 제시하고 있다.

정리 및 사진: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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