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다운사이징의 정석, 운영의 묘를 살린 쉐보레 더 뉴 말리부 E-터보

모클팀 2019. 6. 30.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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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더 뉴 말리부 E-터보는 다운사이징의 정석을 보여준다.

국내 중형 세단 시장에서 9세대 쉐보레 말리부는 제법 큰 의미를 갖고 있다.

국내 시장에 판매되고 있는 기성의 중형 세단과 달리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을 주력으로 내세운 것은 물론이고 GM이 글로벌 시장을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지 단번에 알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GM과 한국GM은 말리부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있고, 회사의 미래가 불투명했던 상황에서도 당당히 소비자들 앞에 세울 수 있었고, 또 국내의 자동차 미디어 관계자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관심의 대상, 쉐보레 말리부

쉐보레 말리부가 갖고 있는 역사나 명성, 그리고 미국 시장 내에서의 ‘대중성’ 등을 떠나서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은 차량이다.

지금 당장 차량을 소유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또 하나의 차량을 구매할 계획이 있다. 그리고 새롭게 구매할 차량은 아마도 중형 세단이 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개인적으로 중형 세단을 산다면 가장 먼저 시승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차량이다.

실제 최근에도 구매를 전제로 말리부를 한번 살펴보고, 또 르노삼성 SM6 LPe를 살펴보고 왔던 것도 사실이다. 특히 E-터보는 더욱 자세히 살펴보고 싶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시승은 여느 때보다 더욱 진지한 자세로 나서게 됐다.

디테일은 아쉽지만 매력적인 실루엣을 뽐내다

솔직히 말해 더 뉴 말리부의 디자인이 처음 공개됐을 때 다소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기존 올 뉴 말리부의 디자인은 상당히 좋았고, 또 더 뉴 말리부에 적용된 날렵하고 스포티한 디자인은 제법 선호하는 편이지만 마치 미국 지향의 차량이라는 걸 드러내는 듯한, 특유의 크롬 처리가 대거 사용된 그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게다가 휠의 컬러 또한 굉장히 탁하게 느껴져 아쉽게 느껴졌다.

게다가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는 대체 무슨 이유로 저런 디자인 변화를 적용했는지 의구심이 들었다. 쉐보레 고유의 디자인이나 스타일도 아니고, 또 깔끔했던 뒷모습을 어딘가 조잡하게 만든 것 같아 아쉬움이 컸다.

그래도 다행이라고 한다면 후면부는 실제로 보았을 때도 실망스러웠지만 전면 디자인의 전체적인 프로포션이나 볼륨감 등이 제법 괜찮았다는 점이다. 다만 지금 이 순간에도 그들이 말하는 ‘카마로-인스퍼레이션’은 동의하기 힘든 건 사실이다.

하지만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이 있다. 바로 전체적인 실루엣에 있다. GM 입장에서는 무척이나 오랜만에 패스트백 스타일의 세단을 선보인 차량이 바로 9세대 말리부이며, 이러한 말리부는 데뷔와 함께 대중의 이목을 끌었다.

실제 스스로도 말리부를 처음에 보았을 때 ‘말리부’가 아닌 완전히 다른 신규 모델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존의 말리부와는 확실히 차원이 다른 ‘글로벌 마켓’을 고려한 차량이라는 생각과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고, 지금에도 여전히 매력적인 실루엣이라 생각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눈높이를 맞추다

솔직히 말해 8세대 말리부와 비교하자면 9세대 말리부는 글로벌 시장, 소비자들이 원하는 중형 세단의 공간이 무엇인지 잘 보여준 차량이라 생각한다. 실제 차량의 체격도 넉넉하지만 긴 휠베이스와 깔끔하게 다듬어진 대시보드 및 센터페시아를 통해 넓은 공간감을 제공해 그 만족감을 높였다.

더 뉴 말리부에서는 기본적인 레이아웃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단점으로 지적 받았던 요소들을 한층 업그레이드한 것이 주된 변화의 내용이다. 덕분에 새롭게 적용된 계기판은 우수한 시인성을 통해 여느 디지털 타입의 계기판 사이에서도 그 매력을 과시하고 마이링크도 한층 개선되어 기능 및 사용성에서의 만족감을 높이는 모습이다.

물론 일부 부분의 경우에는 건조한 플라스틱이 사용되어 체감적인 만족감을 다소 떨어뜨리고, 또 GM 특유의 ‘좋은 소재를 화려하게 연출하지 못하는’ 모습이 간간히 보이긴 하지만 대중적인 중형 세단에게는 충분히 ‘평균 이상’의 가치와 만족감을 제시하는 모습이다.

덧붙여 공간은 여전히 돋보인다. 개인적으로 쏘나타가 아닌 그랜저와 비교해도 좋을 넓은 공간은 무척 인상적이다. 1열 공간의 경우 기본적인 공간의 여유를 더하는 건 물론이고 시트의 높이나 착좌 시의 만족감이 상당히 좋은 편이며 스티어링 휠의 크기 및 조절 기능도 준수한 편이다. 게다가 시야까지 넓은 편이니 분명 매력적이다.

2열 공간의 경우에도 상당히 넓고 여유로운 레그룸을 제시하는 편이라 중형 세단이나 그 이상의 여유를 느낄 수 있어 분명한 경쟁력이 있다. 다만 엉덩이 시트가 조금 짧게 디자인되어 있어 시트의 크기를 조금 더 키웠으면 하는 바람, 그리고 플로어에서 올라오는 진동을 조금 더 줄였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매력적인 엔진, E-터보

국내 자동차 운전자에게 3기통은 어딘가 ‘부정적인 존재’로 느껴지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쉐보레 E-터보에 대한 제대로 된 경험이 없이 무작정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기분이다. 그러나 모터사이클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3기통 엔진이 사실 충분히 ‘제 몫’ 그리고 ‘매력’을 갖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특히 동 배기량의 4기통 엔진 대비 ‘토크의 전개’ 즉, 펀치감이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수치적으로 보더라또 제원 상 156마력, 24.1kg.m의 토크 또한 상당히 우수한 편이며 여기에 CVT를 조합한 효율성까지도 우수한 모습이다. 제원 상으로는 기존의 1.5L 터보 엔진은 물론이고 충분히 기성 2.0~2.5L 급 자연흡기 엔진을 대체하는 효과적인 ‘대안’이라 생각한다.

대중성을 강화한 GM의 세단

단도직입적으로 발진 가속이나 가속력은 충분히 만족스럽다.

실제 주행을 하는 내내 머리 속에서 1.35L라는 배기량을 지우고 생각하더라도 그 힘과 움직임에서는 아쉬움이 전혀 없다. 실제 데뷔 초기 기존 말리부 1.5L 터보 모델과 가속을 비교한 일이 있었는데 그 때도 E-터보가 한층 경쾌하고 민첩한 모습을 선보였고, 이는 이번의 주행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진다.

게다가 발진 상황에서의 움직임은 물론이고 고속 영역까지 속도를 높이더라도 문제가 없었다. 물론 절대적인 배기량과 출력의 한계가 있는 만큼 고속 주행이 아주 힘찬 것은 아니지만 대중적인 세단이라는 걸 전제한다면 충분히 경쟁력 있고, 아쉽지 않을 수준이라 생각됐다.

물론 발진 초기, 그리고 2,500~3000RPM 부근에서 3기통 고유의 질감과 소리가 들려오는 편이지만 그 진동의 정도도 무척 매끄럽게 다듬은 편이고, 또 엔진에서 들려오는 소리 또한 그렇게 불쾌한 편이 아니었다.

또 고 RPM 영역에서 발생하는 부밍음은 사실 대다수의 차량들이 모두 공통된 부분이며 게다가 ‘엔진이 힘겨워 하는’ 소리가 아니라서 듣기에 불편함이 크지 않았다. 타면 탈수록 GM이 소형 가솔린 엔진(SGE) 개발에 얼마나 공을 들였고, 또 실린더 세트 전략(CSS)의 가능성이 분명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한편 개인적으로 걱정과 기대가 공존했던 CVT는 대 이상의 만족감을 제시했다.

CVT 명가인 자트코 사의 CVT와 1:1 비교를 하더라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의 완성도를 제시한다. 특히 저속 및 고회전 영역에서 강한 출력이 맞물렸을 때 CVT 고유의 문제라 할 수 있는 ‘힘의 손실’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착실하게 출력을 전달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게다가 전체적인 변속 로직 및 파워트레인의 조율을 통해 주행 하는 내내 CVT의 이질감은 물론이고 여느 토크 컨버터 기반의 자동 변속기와 비교를 하더라도 최고 수준의 변속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족감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스티어링 휠을 조작해보면 중형 세단이라는 걸 느끼지 못할 정도로 경쾌하고 가볍게 움직이는 걸 느낄 수 있다. 1.35L의 작은 터보 엔진을 얹고, 최적의 패키징을 더하며 차량 앞부분의 무게감이 한층 줄어든 결과다.

여기에 노면에 대한 대응이 한층 부드러운 모습이다. 처음에는 GM 고유의 성격, 혹은 질감이 퇴색된 거라 생각도리 정도로 너그럽게 셋업된 서스펜션에 놀랄 정도였다. 그러나 이러한 너그러움과 함께 특유의 우수한 코너링 한계를 유지하며 한층 더 편안한 올라운더-세단이 된 모습이다.

덕분에 일상적인 상황에서는 더욱 편안하게, 그리고 고속 및 연이은 코너가 펼쳐지는 와인딩 주행에서는 부드러움과 우수한 퍼포먼스를 공존하는 드라이빙을 통해 경쟁 모델과의 확실한 차이를 드러내는 모습이다.

게다가 브레이크 바이 와이어 시스템을 채택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동 상황에서의 이질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고, 제동 밸런스 및 제동력 분배 등이 GM 고유의 여유롭고 능숙한 모습을 고스란히 구현해 주행 내내 만족감을 누릴 수 있었다.

가치를 높이고 운영의 부담을 줄이다

쉐보레 더 뉴 말리부 E-터보는 다운사이징의 올바른 예를 보여준다. 배기량을 줄이며 자동차 세금과 유지 비용을 덜고, 또 보험 부분에서도 비용의 절감 등의 효과를 이끄는 것과 함께 완성도 높은 터보 엔진과 CVT의 조합을 통해 드라이빙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고, 되려 한 단계 발전시킨 존재다.

이렇기 때문에 사람은 겪어봐야 아는 것이고 자동차는 타봐야 아는 것이다.

글: 한국일보 모클팀 – 이재환 기자

정리 및 사진: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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