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게 크는 '베트남의 삼성', 승용차까지 만들었다

이동현 2019. 6. 18.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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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파리모터쇼 빈패스트 부스를 찾은 영국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이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빈패스트]
“자동차 광팬의 한 사람으로 세계무대에 새로운 자동차 메이커가 등장한 것을 축하합니다.”

지난해 10월 프랑스 파리의 포르트 드 베르사유 전시장에서 열린 ‘2018 파리 국제모터쇼’에 낯선 완성차 브랜드가 등장했다.

이름은 ‘빈패스트(VinFast)’. 알파벳 V자를 형상화한 로고가 달린 고급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베일을 벗었다. 이 자리엔 영국의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까지 참석해 빈패스트의 세계무대 데뷔를 축하했다. 빈패스트는 베트남이 처음으로 세계 무대에 선보인 완성차였다.

빈패스트의 첫 양산차 파딜. 독일 오펠의 차체에 1.4L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소형 해치백이다. [사진 빈패스트]
그로부터 1년. 빈패스트는 17일 첫 양산 완성차를 출시해 인도했다. 매년 6% 넘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는 아세안의 신흥 경제강국 베트남이 ‘메이드 인 베트남’ 완성차를 선보인 것이다. 빈패스트는 빈그룹이 35억달러(약 4조1500억원)을 투자해 만든 완성차 브랜드다.

빈그룹은 완성차 사업 진출을 선언한 지 1년만에 파리모터쇼에 참가했고, 2년 만에 첫 양산차를 선보였다. 14일 베트남 북부 하이퐁시 딘부 산업단지의 빈패스트 공장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는 “완성차 제조업은 국가 경제에 기여할 것이며 정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빈패스트의 첫 양산차 이름은 ‘파딜(Fadil)’이다. 푸조시트로엥이 지난해 인수한 독일 오펠의 소형 크로스오버 칼 록스의 차체를 이용했고 디자인은 이탈리아의 유명 디자인 스튜디오 피닌파리나가 맡았다. 1.4L 직렬 4기통 가솔린엔진으로 최고출력 98마력을 낸다. 가격은 1만6900달러(약 2000만원). 베트남에서 팔리는 수입차가 대부분 2만5000달러(약 3000만원) 이상인 점과 비교하면 가격경쟁력을 갖췄다.

부동산 개발로 시작해 유통과 리조트, 지금은 휴대전화와 자동차 산업까지 영역을 넓힌 빈그룹은 ‘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린다. 한국에선 SK그룹이 10억달러(약 1조1800억원)을 투자해 6.1%의 지분을 인수해 유명해졌다.
빈패스트가 지난해 파리모터쇼에서 선보인 고급 세단 LUX A2.0. [사진 빈패스트]

빈패스트는 지난해 파리모터쇼에서 선보인 고급세단 ‘럭스 A 2.0’과 SUV ‘럭스 SA 2.0’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두 차량은 BMW의 프레임을 채용했다. 지난 4월엔 LG화학과 친환경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향후 전기차 개발도 염두에 둔 포석이다.
빈패스트의 경영진은 대부분 미국·유럽 완성차 업체 출신이다. GM의 글로벌 제조 담당 부사장 출신인 짐 델루카 최고경영자(CEO), 역시 GM 디자이너였던 데이비드 라이언이 디자인 총괄을 맡고 있다.
빈패스트가 지난해 파리모터쇼에서 선보인 고급 SUV LUX SA2.0. [사진 빈패스트]

빈패스트가 성공가도를 달릴지는 알 수 없다. 지난해 파리모터쇼에 출품한 차량은 어설픈 마감, 고급스러움이 떨어지는 소재 등으로 혹평받았다. 미국 오토모티브뉴스는 “베트남의 중산층은 이미 유럽과 일본의 고급차 브랜드를 선호하고 있어 내수시장 경쟁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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