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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벤츠 '더 뉴 CLA', 4도어 쿠페의 전설.."사람과 소통을 시작했다"

뮌헨(독일)=진상훈 기자 입력 2019.06.06 06:0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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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 1월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9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준중형 4도어 쿠페인 CLA의 2세대 신형모델 ‘더 뉴 CLA’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독일 바이에른주(州) 테게른제 호숫가에 주차된 벤츠 더 뉴 CLA. /진상훈 기자

CES는 전 세계 정보기술(IT) 기업이 모여 미래에 상용화될 혁신적인 기술을 공개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제품박람회다. 최근 몇 년간 완성차업체들의 참여가 눈에 띄게 늘어났지만, 이들 역시 주로 자율주행과 전장기술 등을 공개하는 데 중점을 뒀을 뿐 출시를 앞둔 신차를 이곳에서 공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벤츠가 더 뉴 CLA를 모터쇼가 아닌 CES에서 공개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올라 칼레니우스 벤츠 승용부문 연구개발 총괄은 "더 뉴 CLA는 사람과 자동차를 완벽하게 연결하면서 인공지능(AI)과 주행보조시스템이 어우러진 궁극의 웨어러블 기기"라고 강조했다. 벤츠의 혁신적인 커넥티드 기술이 망라된 더 뉴 CLA야말로 첨단 IT 기술 경연의 무대인 CES에 가장 어울리는 제품이라는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벤츠 더 뉴 CLA 250 4매틱. /진상훈 기자

벤츠는 지난 4월 9일 독일 뮌헨에서 전 세계 미디어를 대상으로 더 뉴 CLA의 시승행사를 진행해 당시 CES에서 내비쳤던 자신감을 증명했다. 시승은 가솔린 모델인 CLA 250 4매틱과 CLA 200, 디젤 모델인 CLA 220d 등 세 가지 차량이었다.

시승은 뮌헨공항을 출발해 뮌헨 남부의 교외 지역인 테게른제를 거쳐 도심에 있는 안다즈호텔로 돌아오는 214㎞ 구간에서 진행됐다. 이 코스는 고속주행이 가능한 도로보다 시속 30~50㎞로 엄격하게 속도가 제한된 주거지 주변도로와 산길의 비중이 훨씬 컸다. 더 뉴 CLA 시승의 초점이 디자인, 주행성능보다는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자율주행 기능 등 다양한 전동화 기술에 맞춰졌음을 알 수 있었다.

벤츠 더 뉴 CLA의 실내공간. /진상훈 기자

농경지가 밀집한 한적한 시골길에 진입한 후 "헤이 메르세데스"라고 부르자 더 뉴 CLA에 적용된 MBUX(Mercedes-Benz User Experience) 시스템이 활성화됐다. "지금 좀 춥다"고 말하니 차가 스스로 에어컨 온도를 낮춰줬다. 곧이어 "신나는 노래 좀 틀어봐"라고 하니 터치스크린을 통해 여러 가지 음악목록을 보여준 후 클럽 등에서 나올 법한 힙합음악을 재생했다.

벤츠의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MBUX는 지난해 CES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기술이다. 지능형 음성제어기술과 인공지능기술을 기반으로 차량이 탑승자들의 음성을 인식해 주행과 각종 공조장치를 스스로 제어하고 다양한 정보와 엔터테인먼트 기능도 제공한다. 차가 ‘달리는 스마트폰’을 넘어 마치 비서와 같은 역할까지 하도록 만든 것이다.

벤츠 더 뉴 CLA의 전면부. /진상훈 기자

시승한 더 뉴 CLA에서는 영어로 MBUX 기능을 이용했지만 이 차는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은 물론 한국어까지 지원했다. 다만, 시승차에 적용된 한국어는 아직 음성인식 적용이 이뤄지지 않아, 주요 기능을 사용하려면 손가락으로 내비게이션 화면에 직접 문자를 입력해야만 했다.

사라 위드만 벤츠 미래기술 홍보담당은 "보다 완벽한 한국어 기능을 지원하기 위해 현재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며 "한국에서는 올해 출시되는 A클래스부터 MBUX의 한국어 버전이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 뉴 CLA의 스티어링휠과 센터페시아. /진상훈 기자

첨단 주행보조시스템도 합격점을 줄만했다. 더 뉴 CLA의 부분자율주행 기능은 전방 500m까지 인식하는 레이더가 적용돼 도심 도로는 물론 차선이 불명확한 시골길까지 정확히 감지했다. 테게른제 인근의 농경지를 가로지르는 길에서 도로 주변의 작은 턱을 미처 보지 못했지만, 차는 이를 정확히 인식해 경고음, 진동과 함께 스스로 차체를 제어했다.

더 뉴 CLA의 개발을 총괄한 올리버 졸케 벤츠 컴팩트카 개발담당은 "더 뉴 CLA는 최상위 세단 모델인 S클래스 수준의 주행보조시스템이 적용됐다"며 "차선을 변경할 때 주변 차량 등을 정확히 감지함은 물론 일시적으로 주의력이 분산됐다고 판단할 경우 자동으로 주행을 멈추는 기능까지 탑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더 뉴 CLA의 후면부. /진상훈 기자

벤츠는 더 뉴 CLA에 적용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부분자율주행 기능 등 첨단 전동화 기술의 우수성을 보여주는데 이번 글로벌 시승의 주안점을 뒀다. 바꿔 말하면, CLA의 빼어난 주행성능은 따로 강조할 필요가 없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1차 목적지인 테게른제를 벗어나 아우토반(독일 자동차 전용 고속도로)에 진입한 뒤 속도를 올리자 더 뉴 CLA는 기다렸다는 듯 묵직한 엔진음을 토해내며 치고 나갔다. 속도 제한이 없는 아우토반에서 가속페달에 힘을 주자 금세 시속 150㎞를 넘어 200㎞를 넘어설 때까지 무리 없이 속도를 올렸다.

더 뉴 CLA의 측면부. 휠베이스를 확대하고 전고를 낮춰 역동적인 주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진상훈 기자

이날 시승한 모델은 디젤차인 더 뉴 CLA 220d. 유럽 기준으로 최고출력 190마력의 힘을 내지만, 고속도로에서 속도를 올리는데 전혀 답답함이 없었다. 이튿날 시승한 가솔린 모델 더 뉴 CLA 250의 최고출력은 224마력으로 이전 모델에 비해 13마력이 상승했다. 특히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6.3초에 불과한 더 뉴 CLA의 폭발적인 가속력은 마치 슈퍼카를 타고 있는듯한 착각을 느끼게 할 정도였다.

곡선주로에서의 안정감도 ‘역시 벤츠 CLA’라는 감탄사가 나올만했다. 시속 100㎞로 속도가 제한된 굽이진 길에서 제 속도를 유지한 채 급하게 제동장치를 밟지 않아도 차체는 안정감 있게 움직임을 제어하며 달렸다.

시승에 투입된 벤츠 더 뉴 CLA. /진상훈 기자

더 뉴 CLA는 이전 모델보다 휠베이스 앞쪽은 63㎜, 뒤쪽은 55㎜ 확대해 벤츠의 컴팩트카 가운데 가장 넓은 휠베이스로 설계됐다. 여기에 전고를 낮춰 마치 스포츠카처럼 지면과의 간격을 더욱 줄였다. 벤츠는 이를 통해 역동적인 코너링을 위한 최적의 조건을 완성해 운전의 즐거움을 한층 높였다고 강조했다.

국내 출시 전 독일 뮌헨에서 미리 확인한 더 뉴 CLA는 한층 강력해진 심장에 지금껏 볼 수 없었던 명석한 두뇌를 장착했다는 느낌을 줬다. 최근 자동차가 ‘달리는 스마트폰’으로 진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동화 기술에서도 세계 최고라는 타이틀을 놓치지 않겠다는 벤츠의 야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 뉴 CLA는 국내 시장에서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AMG 라인을 제외한 전체 라인업의 가격은 5000만원대 초반부터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내에서 출시되는 더 뉴 CLA는 완벽한 한국어가 지원되는 MBUX 기능이 적용될 전망이다. "헤이 메르세데스"가 아닌 "안녕 벤츠"로 더 뉴 CLA의 잠을 깨운 뒤 소통을 시작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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