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예측불허 트럼프..車관세 면제, 11월 서명까진 안심못해

신헌철,이재철,임성현 입력 2019.05.16 17:48 수정 2019.05.16 21:0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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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美 징벌적 자동차관세서 한국 제외"
정부, 한미FTA 재개정때
트럭 관세 등 美에 양보
대미흑자 4년새 절반 감소도
트럼프 결심에 영향 미칠듯
美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여부
18일까지 행정명령 공식 발표

◆ 한국車산업 한숨 돌리나 ◆

16일 미국이 25% 자동차 관세 조치에서 한국이 제외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현대·기아차가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사진은 평택항 수출부두. [매경DB]
"일본·유럽연합(EU)보다 유리한 조건인 점은 고무적이다. 그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한국산 자동차가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에서 제외될 가능성을 보도하자 국내 완성차업계는 "아직 최종 서명 전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며 트럼프 행정부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자동차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미 상무부에 적용 여부를 조사할 것을 지시하면서 본격적으로 부각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국가 안보 위협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받은 바 있다. 이를 토대로 해당 국가별 25%의 관세 부과 조치가 가능해지면서 한국 자동차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협하는 최대 리스크로 떠올랐다. 현대자동차만 하더라도 최근 하언태 대표가 "미국이 25% 자동차 관세를 부과하면 생산공장 2개 물량(40만대)이 줄어들 수 있다"고 위기감을 내비칠 만큼 현대차 북미 사업에서 최대 복병으로 거론되고 있다.

피해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5%의 고관세 폭탄이 현실화하면 미국 내 가격경쟁력 악화로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 업체들은 물론 부품 협력사까지 연간 2조8900억원의 피해가 야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한국 제외' 가능성 보도는 일단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블룸버그를 비롯한 미국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트럼프 정부는 수입산 자동차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시한인 18일 이전에 대통령 행정명령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가 보도한 행정명령 초안의 골자는 미국 시장에 유입되는 해외 자동차가 미국 업체들의 혁신과 신기술 투자를 저해하는 만큼 '안보 위협'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232조를 적용해 25%에 이르는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게 정당하다는 취지다.

관심은 당초 미 행정부가 관세 적용 검토 대상으로 지목한 5개국(멕시코·EU·일본·캐나다·한국) 중 한국의 제외 가능성이다. 블룸버그는 5개국 중 한국·멕시코·캐나다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이라는 점을 들어 제외 가능성을 언급했다. 실제로 한미 양국은 FTA를 통해 자동차 품목에 대해 상호 무관세를 적용 중이다. 한미 FTA 덕분에 미국산 자동차는 한국 시장에서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5만대 이상 팔려 EU에 이어 수입 자동차 시장점유율 2위에 올랐다. 글로벌 시장에서 자국 기업의 약진을 지원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고무적인 성적표에 해당한다. 특히 지난해 한미 FTA 재개정 협상에서 미국은 한국 정부를 상대로 픽업트럭에 대한 미국 내 25% 관세를 2041년 1월 1일까지 20년 더 유지하도록 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로 인해 현대·기아차의 미국 내 픽업트럭 시장 진출 계획이 좌절됐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픽업트럭을 둘러싼 자국 시장 보호 환경을 확대하는 실익을 챙겼다.

정부는 18일 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관세 적용 여부에 대해 별도 언급이 있을 것으로 보고 최근 총력을 다해 한미 경제관계의 호혜적 성격과 한국의 양보 노력을 어필하고 있다.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13일부터 미국 워싱턴DC에 진을 치고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윌버 로스 미 상무부 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과 접촉했다. 김영주 한국무역협회장도 이번주 포스코, 세아제강, 현대차 등 16개 국내 기업으로 구성된 민간 경제사절단과 함께 미국을 방문해 미 정부 당국자뿐 아니라 상·하원 의원들과 만나 자동차에 대한 232조와 관련해 협조를 당부했다.

아울러 한국 정부와 산업계는 232조 제외 논리로 최근 급격히 완화되고 있는 미국의 대한국 무역적자폭을 강조하고 있다. 2015년 258억달러(약 29조원)에 달했던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 규모는 매년 꾸준히 감소해 지난해 138억달러(약 15조원)까지 낮아졌다.

한편 블룸버그는 한국의 제외 가능성을 언급한 최초 보도 이후 수 시간 뒤 관련 문장을 삭제한 업데이트판을 올려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는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 계획이 발표되기 전에 핵심 내용이 유출된 데 대해 미 정부 쪽 혹은 이해관계가 걸린 기업 요청에 따라 기사가 일부 수정이 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 = 신헌철 기자 / 서울 = 이재철 기자 /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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