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차, 11개월 노사분규 사실상 타결..공장 정상화 시동

이소현 입력 2019. 5. 16. 15:55 수정 2019. 5. 16.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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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 합의
공은 노조로..오는 21일 찬반투표
부분파업으로 멈춰있는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사진=르노삼성차)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르노삼성차 노사가 우여곡절 끝에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잠정 합의했다.

11개월 만에 노사 분규를 사실상 타결한 르노삼성차는 오는 21일 노동조합의 임단협 찬반투표라는 고비를 넘어 노사 신뢰회복과 공장 정상 가동에 시동을 건다는 계획이다.

16일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노사는 지난 15일 열린 29차 본교섭에서 밤샘 협상을 벌여 이날 새벽께 임단협에 잠정 합의했다고 밝혔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노사가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마라톤협상을 벌인 결과 합의점을 도출했다”고 강조했다.

잠정 합의안은 노사가 모두 한발씩 양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사측은 지속적으로 주장한 기본급은 동결해 고정비 인상은 최소화해 경쟁력을 높였으며, 노조는 추가 성과급을 비롯해 인사제도와 외주·용역 전환 문제에 사측과 논의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우선 임금은 기본급을 동결하고 보상금으로 100만원을 지급하며, 중식대 보조금을 3만5000원 올리기로 했다.

성과급은 △이익 배분제 선지급금 426만원 △성과격려금 300만원 △임단협 타결 통한 물량 확보 격려금 100만원 △특별 격려금 100만원 △임단협 타결 격려금 50만원 등 총 976만원에 생산성 격려금(PI) 50%(약 100만원)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이 가운데 300%(약 600만원)는 이미 지급했다. 이로써 사측이 2018년도 임단협과 관련해 일시적으로 지급할 보상액은 1인당 약 1776만원이다.

배치전환과 관련해 노사는 ‘전환배치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단체협상 문구에 반영한다’는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외주, 용역 전환과 관련해서는 ‘노사 일방 요구 시 분기별 1회 정기회의가 개최될 수 있도록 공동 노력한다’고 합의했다.

앞서 노조는 ‘협의’를 ‘합의’로 전환하지고 요구했지만, 사측은 경영권 침해라며 평행선을 달렸다. 이번 잠정 합의안을 통해 노사간 논의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해 양측이 서로 양보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근무강도 개선을 위한 방안도 마련했다. 현장의 근무강도 완화를 위한 직업훈련생 60명을 추가로 고용하고 주간 조의 중식시간을 기존의 45분에서 60분으로 연장한다. 근골격계 질환 예방을 위한 설비투자에 10억원을 배정하고 근무강도개선위원회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CEO가 지난 15일 경기 용인에 있는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에서 “지역 본부 개편으로 르노 그룹의 핵심 연구자원인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의 더 큰 역할 수행을 기대한다”고 말했다.(사진=르노삼성차)
11개월간의 노사 분규의 마침표를 찍는 공은 노조로 돌아갔다. 노조는 21일 총회를 열어 잠정 합의안을 조합원 찬반투표를 벌여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지난해 6월부터 임단협 협상에 들어갔지만, 기본급 인상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임금·단체협상 결렬을 이유로 지난해 10월부터 부분파업을 진행해 지금까지 62차례(250시간) 파업했다. 르노삼성자동차 측이 발표한 바로는 파업으로 인한 손실 규모는 2806억원(차량 기준 1만4320대)에 달한다. 급기야 손실이 누적되자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달 말 법정 휴가 외 근로자에게 ‘프리미엄 휴가’를 주는 방식으로 닷새간 공장가동을 중단했다.

장기간 노사 분규는 내수 판매와 수출 감소로 이어졌다. 올해 1~4월 르노삼성 내수 판매는 2만2812대, 수출은 3만118대로 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8%, 51.1% 줄었다.

르노삼성차는 임단협 잠정합의안 타결을 통해 공장 정상 가동화에 힘을 싣겠다는 계획이다. 노사간 신뢰 회복을 기반으로 신차 ‘XM3’의 유럽 수출 물량 확보 등 안정적인 생산 물량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

르노삼성은 최근 아프리카·중동·인도·태평양 지역본부로 소속을 옮겼다. 잠재 가능성이 무한한 지역을 대상으로 르노삼성 부산공장이 새로운 수출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차 사장은 “스스로의 능력만으로도 향상을 이룰 수 있는 큰 시장의 일원이 되었다”며 “소속 변경은 그만큼 거대시장의 일원으로 수출을 시도하는 의미로 자생적인 성장을 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기대했다.

이소현 (atoz@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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