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내연기관차 발명한 벤츠, 친환경차로 갈아탄다

오슬로(노르웨이)=김강한 기자 2019. 5. 15.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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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기 벤츠 회장의 미래車 구상
"2039년까지 모든 차량을 전기차·수소차로 바꿀 것"
공장도 신재생에너지로 가동

"20년 후 벤츠는 순수 내연기관 차를 만들지 않을 것이다."

13일(현지 시각) 오후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라 칼레니우스 차기 다임러그룹 회장이 2039년까지 모든 차량을 친환경차로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세계 각국 정부의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자동차 제조 업체들이 잇따라 내연 기관 차량 생산 중단을 선언하고 있다. /김강한 기자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인 다임러그룹의 차기 회장 내정자인 올라 칼레니우스(50) 연구개발 총괄은 13일(현지 시각)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렇게 선언했다. 1886년 내연기관 차를 최초로 발명해 '자동차의 역사' 그 자체로 불리는 벤츠가 133년 만에 내연기관 차의 종말을 선언한 것이다.

칼레니우스 총괄은 이날 메르세데스-벤츠의 친환경차 정책인 '앰비션(Ambition) 2039'를 공개했다. 그는 "2030년에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생산하는 차량의 50% 이상이 전기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외부 충전이 가능한 하이브리드카), 수소차 등 친환경차가 될 것"이라며 "2039년에는 모든 차량을 친환경차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13년간 재임한 디터 체체 현 회장의 후계자로 내정된 그가 회장 선임(22일 다임러 주총)을 열흘 앞두고 벤츠의 역사적 전환을 알린 것이다. 스웨덴 출신인 그는 1995년부터 다임러그룹에서 신기술 연구·제품 개발 업무를 맡아왔고, 비(非)독일인으로는 처음으로 다임러 그룹 최고경영자(CEO)에 오른다.

◇차량뿐 아니라 공장·부품까지 모두 친환경으로 바꾼다 '앰비션 2039'를 달성하기 위해 우선 메르세데스-벤츠는 전기차와 PHEV 차종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칼레니우스 총괄은 "2025년까지 최고급 세단인 S클래스부터 소형 차량인 A클래스까지 대부분 차량에 PHEV를 적용해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메르세데스-벤츠는 2022년까지 전기차 기술 개발에만 100억유로(약 13조3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지난해 발표했다. 배터리 생산 분야에도 10억유로(약 1조3300억원)를 투자하고 있다.

이 회사는 생산 현장도 친환경 방식으로 바꿀 계획이다. 그는 "2022년까지 유럽 내 모든 공장을, 2039년까지 전 세계 공장을 친환경 공장으로 바꿔 탄소 배출량을 대폭 감축할 것"이라고 했다. 우선 본사가 있는 독일 슈투트가르트 인근 진델핑엔 공장을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만 활용해 운영하는 공장으로 바꾼다. 칼레니우스 총괄은 "공장 친환경화가 마무리되면 부품 업체들에까지 탄소 배출량 줄이기 정책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줄 잇는 '탈내연차' 선언 '탈(脫)내연기관 차' 선언을 한 자동차 업체는 벤츠뿐이 아니다. 독일 폴크스바겐은 지난해 12월 "2026년부터 새로운 엔진 개발을 중단하고 2040년부터는 내연기관 자동차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스웨덴 볼보도 올해부터 내연기관 개발을 중단하고 2021년까지 전기차 5종을 출시한다고 선언했다. 일본 도요타도 2025년부터 내연기관 차량은 더 이상 생산하지 않고 모든 차량을 전기차·하이브리드·수소차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자동차 업체들이 친환경차 전환 정책에 속도를 내는 것은 각국 정부의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판매되는 승용차의 이산화탄소 평균 배출량을 2021년 목표치(주행 거리 1㎞당 95g)보다 37.5% 줄여야 한다"고 지난해 말 발표했다. 노르웨이는 2025년부터 내연기관 차 판매를 금지하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은 2030년에 내연기관 차 운행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연기관 차를 만들어서는 EU가 제시한 배출가스 규제를 충족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친환경차의 가격 인하에도 집중 투자하고 있다. 칼레니우스 총괄은 "각국 정부의 보조금 없이도 누구나 선뜻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우리의 최대 급선무"라고 했다. 이를 위해 벤츠는 비싼 코발트의 사용을 최소화하는 차세대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그는 이날 간담회에서 한국 시장에도 관심을 나타냈다. 그는 "한국 시장은 메르세데스-벤츠에 있어 매우 큰 시장"이라며 "각종 첨단 기술 보급이 빠른 한국에서 전기차 성공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메르세데스-벤츠 판매량은 전 세계 국가 중 5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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