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비주류 EV, 보조금 없이 생존전략 있나

입력 2019. 5. 14.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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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전기차, '메이드 인 차이나' 편견 극복이 관건
 -초소형전기차, '포스트 보조금 시대' 대비해야

 5월 들어 일주일 간격으로 국내에서 전기차 박람회가 잇따라 열렸다. 특히 기존 완성차회사 뿐 아니라 초소형 전기차를 앞세운 국내 중소형업체, 그리고 바다 건너 중국에서 몰려 온 기업들이 존재감을 알리며 국내 전기차 시장 진출을 앞다퉈 선언했다. 이는 그만큼 한국의 전기차 시장 진입 장벽이 낮다는 점을 의미한다. 

 이달 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EV트렌드코리아 2019'에선 중국 최대 자동차 회사 중 하나인 베이징자동차그룹(BAIC)이 한국 진출을 공식 선언하며 전기차 3종을 자신 있게 출품해 이목을 끌었다. 중국 내 벤츠와 협업하면 쌓은 품질 및 가격 경쟁력 등을 전면에 내세우며 국내 시장의 초기 안착을 자신했다. 특히 소형차에 한정적이던 국내 전기차 시장에 드물게 중형급 제품을 갖춰 관심을 일으키기 충분했다.
베이징차 EU5
 하지만 베이징차의 국내 등장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생각하게 만든다. 수십 년 간 중국 내에서 현대기아차를 포함한 유수의 글로벌회사들과 합작을 통해 갈고 닦은 조립 노하우,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에 힘입어 확보한 전기차 핵심 기술 등의 제품력은 무시하지 못할 수준까지 도달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반면, 부족한 A/S 인프라와 '메이드 인 차이나'에 대한 국내 시장의 편견 등은 넘기 쉽지 않은 장벽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물론 중국 업체에게 한국 시장은 그저 판매 대수를 늘리기 위한 곳은 아니다. 지리적인 이점과 높은 한국 자동차 시장의 성숙도 등이 그들에겐 글로벌 진출 전 충분한 시험장이 될 수 있어서다. 때문에 한국에서 자신들의 제품이 인정받으면 거대 글로벌 진출이 용이할지 모르지만 반대일 경우 오히려 경쟁력 부족을 드러내는 마당이 될 수도 있다. 앞서 북기은상의 SUV '켄보600'이 2,000만원대의 가격 경쟁력을 내세웠지만 국내에서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게 대표적이다. 전기차 다를 것이라는 기대가 있지만 낙관을 뒷받침할 만한 차별화된 요인을 찾기는 아직까지 어려운 것도 현실이다. 
쎄미시스코 D2

캠시스 쎄보-C
 그런가하면 EV트렌드코리아에 이어 일주일 뒤 제주도에서 열린 '국제전기차엑스포'에는 국내 초소형 전기차 대표 업체 3곳(쎄미시스코, 캠시스, 스마트EV)이 자신들의 제품을 알리고 향후 로드맵을 발표했다. 올해 국내 초소형 전기차 시장이 지난해 2,000대에서 올해 6,000대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입어 각 업체들은 추가 신차 개발과 생산지 구축 등 신규 투자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내비쳤다.
 이들은 관공서 중심의 초소형 전기차 수요,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에 힘입은 가격 경쟁력 등을 성장의 기회로 삼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여전히 보완이 필요한 품질, 불확실한 인증 일정, 부족한 판매 및 서비스망 등을 과제로 지적한다. 또한 일반 승용차 대비 비교적 자유로운 안전 규제가 적용되지만 추후 규제가 신설된다면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마스타 중소형 승합EV
 그런데 이들 전기차 기업들의 핵심 관건은 보조금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보조금 규모를 줄이는 과정이어서 향후 자체 경쟁력만으로 성장을 일궈내야 할 지도 모른다. 실제 전기차 최대 시장인 중국은 올해를 기점으로 내년에 보조금을 철폐키로 했고, 미국 역시 단계적으로 축소를 선언했다. 국내 역시 시간 문제일 뿐 천문학적인 정부 재정이 필요한 보조금은 감축할 수밖에 없다.  

 물론 업계에선 정부의 보조금 없는 EV의 경쟁력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배터리 등 핵심 부품 가격이 떨어지면 내연기관 못지않은 경쟁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전기차 기업의 진짜 실력이 보조금 이후에 나타날 수 있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모든 제품이 공통으로 갖고 있는 친환경성, 보조금에 기댄 가격 경쟁력은 더 이상 구매 요인이 되지 못할 수 있어서다. 그렇다면 전기차와 전기차를 제공하는 회사의 경쟁력을 판단하는 것은 품질과 서비스, 인프라, 브랜드 파워 등 본연의 것들이다. 이 부분에서 오랜 시간 노하우를 쌓아온 거대 완성차회사에 맞서 신생 업체들이 평행선에서 경쟁할 수 있는 그들만의 무기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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