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재규어 I-PACE 전기차, 1억원대 가치 충분하나

조재환 기자 2019. 5. 12.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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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력 탁월하지만, 사용자 배려 부족

(지디넷코리아=조재환 기자)한번 충전으로 최대 333km(국내 환경부 공인 기준)까지 주행 가능한 재규어 순수 전기차 I-PACE(이하 I-페이스)를 2박 3일 간 시승했다. 지난 1월 미디어 시승회에서 만난 후 4개월 만이다.

이번 시승에서는 I-페이스의 주행 감성과 충전 편의성 등을 중심으로 살펴봤다. 특히 올림픽대로 구간 주행 때 차량의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특징을 구체적으로 파악해봤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I-페이스는 고성능 스포츠카급 퍼포먼스를 내는 전기차는 분명하다. 최고출력 400마력에 최대토크 71.0kg.m, 0에서 100km/h까지 4.8초만에 도달하는 가속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가속능력에서 부족한 점이 없다. 스포티한 주행감성을 즐기기 위해 1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I-페이스가 충분한 선택이 된다.

그러나 1억원이 넘는 이 전기차는 곳곳에서 아쉬운 흔적이 보였다. 사용자를 위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가장 큰 부분은 스티어링 휠 좌측 다이얼 구성이다. 게다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까지 사용하기 너무 어렵다. 센터페시아에 지문이 잘 묻는 하이그로시 재질을 썼다는 것은 이 차가 가진 옥에 티다.

재규어 I-페이스 (사진=지디넷코리아)
재규어 I-페이스 뒷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

■직관적이지 못한 스티어링 휠 다이얼

I-페이스 좌측 스티어링 휠을 보면, 12.3인치 풀 디지털 클러스터 화면 구성을 선택하거나, 차량의 주요 설정을 진행할 수 있는 다이얼이 보인다. 이 다이얼을 누르면 원하는 차량 설정을 진행할 수 있는 ‘OK’ 버튼으로 통한다.

주행을 하면서, 심지어 정차를 할 때 디스플레이 설정을 하기 위해 이 다이얼을 써봤다. 초반에는 수차례 OK 기능이 먹히지 않아 애를 먹었다. 게다가 다이얼 방식이 직관적이지 못하다. 조금 힘을 써도 내가 원하는 메뉴에 도달하기 어렵다.

또 이 다이얼은 디스플레이 설정 또는 차량 설정으로 들어가지 못 하고, 라디오 방송을 작동시키는 용도로 쓰인다. 차량에 익숙하지 않는 소비자라면 이같은 방식 때문에 쉽게 스트레스를 느낄 수 있다.

1억원이 넘는 판매가인 I-페이스는 앞으로 스티어링 휠 버튼 조작 편의성을 강화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을 것으로 보인다. 단순하게 버튼식으로 처리하거나, 버튼 방식이 어려운 소비자를 위해 음성인식 기능을 강화해야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재규어 I-페이스 실내 (사진=지디넷코리아)
운전석에서 바라본 재규어 I-페이스 실내 (사진=지디넷코리아)
무드 조명이 켜진 재규어 I-페이스 실내 센터페시아 (사진=지디넷코리아)

■과속단속카메라 안내 부실한 내비게이션

I-페이스는 다른 재규어랜드로버 차량과 크게 차이가 없는 내비게이션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갖췄다. 실시간 충전소 찾기 기능은 있지만, 운전자가 쉽게 인지할 수준의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I-페이스는 경쟁 모델 중 하나인 테슬라 모델 X 내비게이션과 달리 과속단속카메라 안내가 있다. 또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통해 상시적으로 도로의 속도 제한 표기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과속단속카메라 접근 시, 음성으로 안내하지 않고 ‘뚜 뚜’하는 소리만 낸다. 또 10인치 내비게이션 가장 오른쪽에 작게 표기되기 때문에 운전자가 즉각적으로 인지하기엔 어려움을 준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인컨트롤’ 앱을 통해 스마트폰과의 호환을 강화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I-페이스도 인컨트롤 앱과 호환이 가능한 구조다. 인컨트롤 앱을 통해 재규어랜드로버용 T맵 내비게이션과 호환할 수 있다.

하지만 지디넷코리아가 받은 I-페이스 시승차는 인컨트롤 앱 실행과 재규어랜드로버용 T맵을 실행하기가 어려웠다. 수차례 기자의 아이폰과 USB 연결을 시도했지만 되지 않았다. 일반 고객 차량이 아니기 때문에 이같은 현상이 나는 것 같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인컨트롤 앱이 카플레이나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보다 어떤 면에서 강점이 있는지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가 제대로 구현이 안 되는 1억원대 전기차 선택이 옳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경쟁 모델이자 비슷한 가격대를 갖춘 테슬라 모델 X도 애플 카플레이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지원이 되지 않는다.

서울 롯데월드몰에서 충전중인 재규어 I-페이스 (사진=지디넷코리아)

■위치가 아쉬운 충전구

I-페이스 충전구는 차량 좌측 타이어 휀다 쪽에 자리잡고 있고, DC콤보 충전 방식을 지원한다.

이같은 충전구 위치는 사용자에 따라서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주차공간 내 스토퍼와 충전기 사이 간격이 넓으면, 운전자가 힘을 쓰면서 충전기를 끌어 당겨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충전기 자체가 한손으로 들기 무거운 경우도 있기 때문에, 남성 운전자보다는 여성 운전자들이 더 큰 불편함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액티브 사운드 탁월, 반자율주행은 수준급

I-페이스의 단점은 분명히 있지만, 장점도 있는 차다.

I-페이스는 테슬라 모델 X에 없는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 기능이 있다. 인공 엔진음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에코 모드에서도 가속페달을 힘차게 밟으면 우렁찬 사운드가 난다. 귀에 거슬릴 정도는 아니지만, 전기차의 가속력과 엔진음을 두 가지 느끼고 싶은 소비자들을 위한 탁월한 선택임은 분명하다.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에서 I-페이스의 ADAS 기능을 써봤다.

I-페이스의 차선 이탈방지 시스템은 시속 70km/h 이상 주행 시 활용이 가능하다. 차량이 차선 바깥으로 이탈할 신호가 감지되면 스티어링 휠에 진동을 울리고, 디지털 클러스터에도 경고를 보낸다.

하지만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쓰면, I-페이스의 차선이탈방지시스템은 시속 70km/h 이하 주행시에도 작동된다. 게다가 일반 차선이탈방지시스템보다 차선 중앙 유지 능력이 강화된다. 올림픽대로의 웬만한 커브를 인식할 수 있는 수준이다. 관련된 영상은 지디넷코리아 유튜브와 네이버TV 채널 등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I-페이스 ADAS 경고 메시지 (사진=지디넷코리아)
사용자 설정에 따라 운전자 보조에 맞춘 클러스터 설정을 할 수 있는 재규어 I-페이스 (사진=지디넷코리아)

I-페이스 ADAS 시스템은 운전자에게 안전에 필수인 메시지를 보낸다. 해당 기능이 완전 자율주행이 아니기 때문에 ‘항상 스티어링 휠을 잡아야 한다’라는 메시지를 띄운다. 이 메시지는 ADAS 기능을 실행할 때, 스티어링 휠을 놓고 난 후 약 20초 뒤에 나온다.

I-페이스는 아직 우리나라 전기차 시장에 영향력을 줄 만한 판매 실적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I-페이스가 국고 보조금 900만원 혜택을 받기 때문에 앞으로 판매량이 점차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별 소비세 인하분이 적용된 I-PACE 판매 가격은 EV400 SE 1억910만원, EV400 HSE 1억 2천320만원, EV400 퍼스트에디션 1억 2천650만원이다. 또 8년 또는 16만km 배터리 성능 보증, 5년 20만km 연장 보증 및 5년 서비스 플랜 패키지가 포함됐다.

조재환 기자(jaehwan.cho@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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