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감정을 담아낸 테슬라, 테슬라 모델 X 100D

모클팀 입력 2019. 4. 16. 08:4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배려가 담긴 6인승 EV, 테슬라 모델 X 100D를 만났다.

과거 몇 번의 시승을 통해 테슬라의 전기차가 갖고 있는 강점과 단점, 그리고 그 가능성과 특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승을 하며 기대 이상이었던 부분도 있었고, 또 아쉬웠던 부분도 있었지만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성능과 넉넉한 주행 거리는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다만 감성적인 부분에서는 무척이나 메마른 그 느낌은 조금 거부감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크로스오버 형태이자, 패밀리카의 정체성을 담은 모델 X 100D를 만나게 되었다.

모델 X 100D는 그저 ‘외형만 다른 테슬라 플래그십’에 머무르는 것인지 궁금했다.

모델 X는 모델 S와 비슷하지만 한층 더 두껍고 우람한 체격이다.

실제 차량의 전장은 5,050mm에 이르며 전폭과 전고가 각각 2,000mm와 1,684mm에 이른다. 체격으로 본다면 어지간한 쿠페형 대형 SUV에 맞먹는 모습이다. 참고로 휠베이스는 2,965mm이며 공차중량은 큼직한 체격, 배터리 등으로 인해 2,459kg에 이른다. 아무래도 배터리 무게 탓에 체격 대비 상당한 중량감이 느껴진다.

모델 S가 부었습니다

테슬라의 디자인은 명확하다. 무척이나 기능적이고 세련된 감성을 강조한다.

브랜드 출범 초반인 만큼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하기 위해 라인업 모두가 유사한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모델 X의 디자인은 말 그대로 ‘모델 S’를 따듯한 물에 17시간 정도 불려 놓은 것 같은 모습이다.

얇고 날렵하게 그려진 전면부에는 테슬라의 엠블럼과 마치 프론트 그릴처럼 연출된 디테일이 눈길을 끈다. 여기에 날렵하게 구성된 헤드라이트와 마치 에어 인테이크를 적용한 것처럼 보이는 전면 바디킷을 적용해 전통적인 I.C.E 차량들과의 유사한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다. 대신 헤드라이트와 안개등의 사이를 늘리며, 높은 전고에 대한 기반을 닦은 것이 특징이다.

낮고 길게 이어진 모델 S와 달리 봉긋하게 솟아 오른 보닛 라인은 비교적 짧게 그려지고 이내 A 필러로 바통을 전한다. 전고는 높지만, 지상고는 비교적 낮은 편이다. 참고로 윈드실드를 루프 부분까지 길게 적용해 개방감을 높인 것이 눈길을 끌며, 두터운 면적이 돋보이는 도어 패널, 유려한 루프 라인을 거쳐 측면의 실루엣을 연출한다.

참고로 모델 X는 도어 캐치 없이 ‘버튼식’ 패널을 더해 미래적인 감성을 한층 강조했다.

후면 디자인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기본적인 디자인 구성 및 디테일에 있어서는 모델 S와의 통일성이 다양하게 적용된 것을 볼 수 있다. 다만 모델 S가 체격 대비 상당히 낮은 전고를 갖고 있는 날렵한 스타일을 갖춘 차량인 만큼, 다소 넉넉하고 뭉툭한 느낌의 모델 X와는 조금 거리감이 있는 게 사실이다. 추후에는 조금 더 각 모델 별 고유의 디자인이 조금 더 부각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계적 공간을 마주하다

과거 테슬라 모델 S를 경험했을 땐 여러 기준으로 차량을 보게 만드는 기회가 되었다.

모델 X 역시 모델 S와 같이 대시보드에는 가죽과 스웨이드 그리고 모노톤으로 처리한 우드패널의 조합을 통해 고급스럽고 여유로운 이미지를 이끌어 냈으나, 전체적으로 가격 대비 고급스러운 느낌은 다소 부족한 게 사실이다.

그런데 플라스틱이나 가죽 등에 조금 더 신경을 써줬으면 하는 바람이 더해지며, 정말 메르세데스-벤츠의 엔트리 차량들에서 보았던 각종 버튼, 타이얼, 칼럼 암 등을 볼 수 있는데 이 부분은 향후 테슬라가 ‘테슬라의 것’으로 바꿔가야 할 것 같다.

실내 공간의 중심에는 물리적인 버튼을 최소로 줄이고, 큼직한 디스플레이 패널을 중심으로 구현되어 전통적인 자동차 보다는 말 그대로 탈 수 있는 IT 기기를 보는 기분이다. 디스플레이 패널은 지금의 기준으로는 평이한 수준이지만 그 크기와 기능은 제법 준수한 편이었다.

참고로 17인치 디스플레이 패널은 큼직하고 100% 한글화를 이뤄낸 구성이나 그 폰트 역시 우수해 스마트폰 혹은 태블릿 PC에 익숙한 운전자라면 빠르게 센터페시아의 다양한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기능적인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디스플레이가 너무 크게 느껴지는 점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공간을 살펴보면 1열 공간에서는 충분한 만족감을 누릴 수 있다. 모델 S와 같이 일체형 시트가 적용되었는데, 전체적으로 준수하다. 게다가 헤드룸은 물론이고 개방감이 무척이나 우수하기 때문에 탑승자게에 만족감을 선사한다. 이와 함께 도어트림은 깔끔하면서도 ‘팔을 위한 공간’을 넉넉히 마련해 실내 거주성을 높이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 생각되었다.

걸윙 도어 구조에 하나의 관절을 추가한 ‘팔콘 윙 도어’를 탑재한 만큼 주변 공간에 대해 큰 제약 없이 개방이 가능한 2열 공간도 제법 준수하다. 전후 슬라이딩 기능을 갖춘 2열 공간은 센터 콘솔 하나를 두고, 양측에 독립된 두 개의 풀사이즈 시트를 제공한다.

2열 공간에 뒤로 두 명을 위한 3열 시트가 자리한다. 이를 통해 2+2+2 구성으로 6인승 모델의 여유를 구현한다. 3열 공간은 그 거주성이 뛰어난 건 아니지만 체격 대비 생각보다 넉넉한 공간을 마련해 탑승에 대한 가능성을 충분히 드높인다.

참고로 팔콘 윙 도어는 무척 반갑다. 기계적이고 기능적으로 느껴지는 테슬라에게 적용된 가장 독특하면서도 매력적인 기능인데, 특히 다수를 위ㅎ해 제법 따듯한 배려라는 것이 더 만족스러운 존재라 생각되었다.

적재 공간도 상당히 준수하다. 3열 시트를 모두 활용할 때에는 적재 공간이 다소 제약이 있겠지만 3열 시트를 접고, 또 2열 시트의 위치를 조절하는 등 상황에 따라 충분히 만족스러운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으며, 실제 적재 공간을 극대화할 때에는 2,492L에 이르는 여느 풀사이즈 SUV가 부럽지 않는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참고로 보닛 아래 쪽에도 별도의 적재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데 기내용 캐리어 등을 비롯해 다양한 짐을 적재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실용성은 물론이고 공간 활용성 부분에서도 충분히 시장의 경쟁자들과 경쟁하고 또 우위를 점하기에 부족함이 없음을 느낄 수 있었다.

빠르게 달리는 거대한 크로스오버

도어를 열고 거대한 크로스오버, 모델 X에 몸을 맡겼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자동으로 도어가 닫히면서 주행 준비를 마친다. 전기차인 만큼 정차 시의 정숙성이 뛰어나고, 또 즉각적인 출력 구현이 가능하다.

실제 시승 차량으로 준비된 모델 X 100D는 전륜과 후륜에 듀얼 모터를 배치하고 시스템 합산, 환산 출력 기준 480마력과 90kg.m라는 압도적인 출력을 발산한다. 출력은 압도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토크 부분에서는 감히 여느 슈퍼카보다 압도적이고 대담한 수준이다.

이러한 출력 덕인지, 모델 X 100D는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는 순간 단 4.9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모습이다. 출력의 구현이나 가속 시에 느껴지는 일관적이고 직관적인 그 질감은 고성능 전기차만이 갖고 있는 특권처럼 느껴졌다.

물론 가속 시에 다기통 엔진이 으르렁거리고, RPM을 끌어 올리며 점점 고조되는 그런 질감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절대적인 기준으로 차량을 평가한다면 단연 최고 수준이라 평해도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었다.

다만 과거 모델 S P100D에서 ‘엄마에게 허락을 받아야 할 것 같은’ 루디크로스 모드를 한 번 경험했던 이력이 있는 만큼 육중한 체격을 이끄는 모델 X 100D의 가속력이 아주 인상적이거나 탁월한 모습은 아니었다. 다만 전기차 고유의 독특한 가속력과 절대적인 수준에서의 탁월한 모습은 분명 칭찬이 아깝지 않은 대목이었다.

모델 X 100D는 무겁다. 실제 차량의 무게는 2.5L을 웃돌고, 또 체격 또한 크다.

하지만 다행이라고 한다면 운전자는 운전을 하며 그런 부담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스티어링 휠을 통해 운전자에게 전해지는 ‘체감 무게감’ 혹은 ‘체감 크기’ 등은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아무래도 대용량의 배터리가 차량 하부에 넓게 배치되어 무게 중심을 낮추고 무게 밸런스에서도 신경을 많이 쓴 덕으로 보인다.

게다가 조향에 대한 차량의 반응이나, 또 그로 인해 연출되는 차량의 움직임도 상당히 경쾌하고 적극적인 모습이다. 단순히 빠른 것 외에도 달리는 상황에서 기대 이상의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는 차량이라는 것 또한 느낄 수 있었다.

이외의 제동 성능이나 코너링 질감에 있어서도 기존의 I.C.E 차량들과는 다소 다른 모습이지만 조금만 주행을 하더라도 기존의 차량들과 큰 차이 없이 손쉽게 다루고 있는 스스로를 마주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시승을 하며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인 오토파일럿을 경험할 수 있었는데 주변을 적극적으로 살피는 센서나 도로의 차선을 빠르게 파악하려는 움직임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다만 북미에서 계속 이어지는 사고 사례나 차선 이탈을 막기 위해 스티어링 휠이 다소 격하게 조향되는 점은 향후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라 생각되었다.

좋은점: 넉넉한 공간과 우수한 주행 성능의 조화

아쉬운점: 가격 대비 빈약한 실내 품질

크로스오버의 기준을 담은 테슬라

테슬라 모델 S는 조금 거칠고 차가웠다. 그저 빨리 달리고, 조금 더 멀리 달리는 수 있는 새로운 차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모델 X는 조금 달랐다. 100D라는 걸출한 출력을 갖고 있는 차량이지만 다루기 쉽고, 함께하기 쉽고, 그리고 달리기 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고급스러움의 부재나, 메르세데스-벤츠의 것을 가져오는 그들의 제작 방식은 다소 아쉬움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시대를 앞서고자 하는 이에게는 충분히 가치 있는 투자의 대상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