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제원 그 이상의 만족, 푸조 508 1.5 블루HDi 알뤼르

모클팀 2019. 4. 4.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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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마력은 자칫 푸조 508에게 부족해보일 수 있다.

지난해10월, 2018 파리모터쇼의 취재를 위해 프랑스 파리를 찾았다.

짧다면 짧은, 그리고 또 길면 무척 길었던 취재 기간 동안 웃지 못할, 그리고 당황스러운 에피소드가 가득했던 일정 동안 함께 했다. 그리고 그 일정 속에서 함께 했던 푸조 508 블루HDi 130 알뤼르는 무척이나 매력적이고 감각적인 세단으로 기억되었다.

그래서 그럴까? 한국에서 1.5L 블루HDi 디젤 엔진을 품은 푸조 508의 엔트리 사양, ‘푸조 508 1.5 블루HDi 알뤼르’의 시승이 무척이나 기대되었다. 파리에서 헤어진지 약 5개월이 조금 지난 시점에서 ‘대한민국’의 도로 위에서 다시 만나게 된 1.5L 블루HDi 엔진과 508이라는 그릇은 어떻게 느껴질까?

세련된 패스트백 세단의 감성을 드러내는 푸조 508의 체격은 딱 적당하다.

새로운 모델을 선보일 때마다 체격을 불리는 다른 브랜드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실제 508 역시 4,750mm의 전장과 1,860mm의 전폭, 그리고 1,420mm의 전고를 갖춰 ‘일반적인 중형 세단’에 지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휠베이스는 2,790mm로 중형 세단으로서 충분한 길이를 갖췄다. 참고로 508 1.5 블루HDi 알뤼르의 공차 중량은 1,575kg이다.

푸조의 미래를 담은 매력적인 4도어 쿠페

단도직입적으로 푸조 508의 디자인은 매력적이다.

생각해보면 과거 푸조의 차량들을 떠올려 보면‘프랑스의 감성’이라는 애매모호한 표현을 자주 사용할 만큼 딱 명확히 표현하고 또 설명하기 어려운 디자인을 갖추고 있었다. 오묘하고 모호한 디자인은 ‘해석의 여지’를 남기며 그만의 매력을 뽐냈다.

하지만 새로운 푸조 508은 명확히 정의하고 설명하고, 또 표현할 수 있는 디자인이다. 낮고 넓은 비례와 매력적인 패스트백의 실루엣으로 더욱 세련되고 젊고, 그리고 역동적인 세단의 아이덴티티를 명확히 드러내고 있다.

먼저 전면을 보면 크롬 도금을 입힌 프론트 그릴과 좌우로 날렵하게 그려진 헤드라이트는 명료하면서도 세련된 이미지를 연출한다.

어둠 속에서 한껏 웅크린 상태로 먹이를 찾은 야수의 어금니처럼 그려진 라이팅이나 거대한 에어 인테이크를 통해 스포티한 감성과 날렵함으로 무장한 푸조의 아이덴티티를 드러낸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 속에서 클래식 푸조에 대한 오마주로 보닛에 자리한 508 레터링으로 그 완성도를 높인다.

측면과 후면은 스포티한 패스트백의 실루엣과 푸조 고유의 라이팅을 조합하여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였는데 이런 상황에서 ‘프레임 리스’ 윈도우가 더해지며 패밀리 세단이 아닌 마치 스포츠 세단을 보는 것 같은 효과를 낸다. 덕분에 푸조 508은 그 누구라고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존재라 할 수 있다.

참고로 네 바퀴에 자리한 휠 또한 상당히 매력적인 디자인을 드러내며, 2열 쿼터 글라스 안쪽으로 카본파이버 패턴을 노출시키는 독특한 디자인 기법 또한 상당히 인상적이다.

i-콕핏으로 완성되는 푸조의 감성

푸조 508에게 있어 가장 큰 경쟁력은 바로 인테리어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푸조는 i-콕핏으로 불리는 인테리어 기조를 통해 508의 공간을 구성했고, 이를 통해 기능적인 부분과 시각적인 부분 등 모든 부분에서 우수한 성과를 드러낸다.

운전자를 중심으로 구성된 레이아웃을 갖춘 대시보드에는 카본파이버 패턴이 더해지고 푸른색의라이팅을 더해 세련되면서도 스포티한 감성을 살렸다. 이와 함께 스포티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컴팩트한 스티어링 휠과 헤드-업 클러스터의 조합을 통해 드라이빙에 대한 긴장감과 이상적인 드라이빙 포지션을 동시에 구현한다.

엔트리 트림인 알뤼르 사양인 만큼 기능적인 부분이나 감성적인 부분에서는 다소 아쉽지만 센터페시아 자리한 디스플레이 패널과 이 디스플레이 패널을 통해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인포테인ㅁ먼트 시스템은 충분히 만족스럽다. 사실 포칼 사운드 시스템이나 나이트 비전 등은 탐나는 옵션이지만 굳이 과욕을 부릴 필요는 없다.

공간의 여유에서도 충분히 매력적인 모습이다.

실제 1열 공간은 레그룸은 물론이고 헤드룸이 넉넉하여 체격이 큰 운전자라도 만족할 수 있다. 게다가 시트의 형상이나 소재 등에 있어 착좌감이 뛰어나다. 차량의 트림이 하위 트림인 ‘알뤼르’라 시트 위치 및 등받이 시트 각도 조절이 수동 방식이지만 그 가동 범위가 넓은 편이라 충분히 만족할 수 있었다.

2열 공간은 508의 기본적인 휠베이스가 제법 긴 편이라 전체적인 만족감은 준수한 편이다. 게다가 시트의 질감이나 착좌감도 좋은 편이라 패밀리 세단으로서의 가치도 충분하다. 다만 패스트백, 그리고 4도어 쿠페 스타일로 다듬어진 루프 라인 때문에 헤드룸은 조금 아쉬운 편이다.

적재 공간은 충분하다. 트렁크 게이트를 열면 487L에 이르는 기대 이상의 공간이 자리하고 있으며 분할, 풀플랫 폴딩 기능을 갖춘 2열 시트를 모두 접으면 최대 1,537L에 이르는 넉넉한 공간이 드러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및 아웃도어 라이프에도 호흡을 맞출 수 있다. 실제 지난해 파리 출장 시에는 정말 다양한 짐을 손쉽게 적재할 수 있었다.

합리적인 파워트레인을 품은 푸조 508

푸조 508 1.5 블루HDi 알뤼르라는 이름에서 볼 수 있는 보닛 아래에는 1.5L 블루HDi 디젤 엔진이 중심을 잡는다. 기존의 1.6L 블루HDi 디젤 엔진을 대체하는 이 엔진은 배기량이 기존보다 줄었음에도 출력을 10마력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실제 푸조 1.5 블루HDi 알뤼르는 130마력과 30.6kg.m의 토크를 내며 EAT8 8단 자동 변속기의 조합을 통해 전륜으로 출력을 전한다. 참고로 이를 통해 리터 당 14.6km의 공인 연비를 갖췄고, 도심과 고속 연비는 각각 13.4km/L와 16.6km/L에 이른다.

타보면 알 수 있는 푸조의 매력

푸조 1.5 블루HDi 알뤼르의 시트에 앉아 본격적인 주행 준비에 나섰다.

시트 포지션이 낮은 편이라 드라이빙 포지션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고, i-콕핏의 특권이라 할 수 있는 컴팩트한 스티어링 휠과 계기판의 선사하는 만족감도 상당했다. 이미 파리와 제주도에서 508를 경험했던 게 사실이지만 이번에도 시작부터 즐거움이 느껴졌다.

푸조의 디젤 엔진들은 이전에도 그랬지만 진동은 무척이나 잘 억제하는 편이자 소음은 어느 정도 방치하는 모습이다. 오돌도록한 파리의 도로를 달리며 발생하는 소음에 가려질 정도라 그런지 ‘어느 정도’만 달래고 어느 정도는 탑승자의 귀에 전해지도 방치하는 것처럼 보였다.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고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하면 제법 가볍게 치고 나가는 가속감에 ‘괜찮은데?’라는 생각이 머리 속을 가득 채운다. 배기량이 작은 편이지만 기본적으로 토크가 좋은 만큼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충분한 것이다. 게다가 실질적으로 운전자가 느끼는 가속력만큼, 실제 계기판의 속도도 충분히 만족스럽게 상승하니 그 만족감 또한 상당한 부분이다.

게다가 푸조의 디젤이 갖고 있는 매력인 회전 질감과 피드백 부분에서도 여전히 매력적이었다. 실제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제법 기민하게, 그리고 매끄럽게 RPM을 끌어 올리는 엔진을 경험하며 만족감을 누릴 수 있었다. 다만 절대적인 출력이 부족한 만큼 어느 정도 수준을 넘어선 드라이빙에서는 확실히 출력의 한계를 드러내는 모습이다.

1.5L 블루HDi 디젤 엔진을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건 바로 EAT8으로 명명된 8단 자동 변속기에 있다. 실제 주행을 하면 할수록 상황에 따른 기어 선택은 물론이고 변속 속도와 질감 등이 상당히 우수하다.

다만 이전보다는 기계적인 느낌이 다소 줄어든 탓에 스포티한 드라이빙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조금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한편 스티어링 휠 뒤쪽에 자리한 패들시프트의 조작감도 한층 개선되며 운전자의 의지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경쾌함과 리드미컬한 드라이빙을 앞세우는 거동도 매력적이다. 조향에 있어 무게감을 덜어낸 컴팩트한 스티어링 휠은 기본적인 조작감은 물론이고 조작 시에 손으로 전해지는 그 질감이나 반응 부분에서도 충분한 만족감을 선보였다.

실제 조향에 따른 전륜의 진입이 상당히 빠르고 이에 따른 후륜의 추종성도 상당히 좋은 걸 볼 수 있었다. 덕분에 좁은 골목이나 연이은 코너를 마주하더라도 대응이 어렵지 않다. 재미있는 건 이렇게 가볍고, 쉽게 다룰 수 있지만 불안감은 크지 않은 것인데, 조향과 차량에 대한 조율이 상당함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게다가 노면에 대한 반응도 인상적이다. 일상적인 포장 도로에서는 그 어떤 차량보다도 부드럽고 여유롭다. 급작스러운, 그리고 자잘한 충격이 지속적으로 전해질 상황에서도 탑승자에게 필요 이상의 정보와 충격을 주지 않으려는 노력을 한다.

이와 함께 차량이 움직일 때 푸조 고유의 ‘무게 중심을 흔드는’ 모습을 꾸준히 이어가며 코너를 향해 몸을 던지는 듯한 드라이빙일 언제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부여한다. 타이어는 다소 평이하지만 브레이크의 성능이나 제동 시의 밸런스도 뛰어난 편이라 언제든 즐거운 드라이빙을 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한편 시승을 하며 자유로를 달리며 그 효율성을 확인해보았는데 말 그대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여유로운 주행 환경에서 주행을 시작한 508 1.5 블루HDi 알뤼르는 총 51km의 거리를 86km/h의 평균 속도로 달렸고, 그 결과 리터 당 27.7km라는 압도적인 성과를 달성했다. 이는 자신의 공인 연비에 두 배에 가까운 수치로 블루HDi 엔진과 다단화의 가치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좋은점: 매력적인 디자인, 만족스러운 공간, 그리고 즐거움과 효율성을 모두 추구한 드라이빙

아쉬운점: 매력에 비해 다소 부족한 시장의 인지도

숫자 그 이상의 가치를 뽐내는 푸조 508 1.5 블루HDi

많은 사람들이 푸조의 차량을 보며 ‘출력이 너무 낮다’라는 편견을 갖게 된다. 사실 경쟁 모델에 비해 작은 엔진을 탑재하며 때때로 출력이 부족한 일이 더러 있었기 때문에 더욱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막상 푸조의 차량과 함께 달려보면 수치로 표현되는 제원 외와 다른 또 다른 매력이나 가치를 느낄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푸조의 차량들, 그리고 이번의 푸조 508 1.5 블루HDi 알뤼르는 ‘1.5L 디젤 엔진’과 ‘합리적 패키지’가 선사할 수 있는 만족도가 어느 정도인지 입증하는 존재처럼 느껴진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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