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V6와의 이별, 그리고 새로운 시작 '혼다 어코드 터보 스포츠'

모클팀 2019. 4. 2.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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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6 VTEC 엔진 대신, 2.0L 터보 엔진을 품은 어코드 터보 스포츠가 등장했다.

글로벌 스테디 셀링 세단, 혼다 어코드가 10세대에 이르며 새로운 세계를 향한 변화를 선보였다.

완전히 새로운 개발 기조와 설계는 물론이고 차량의 주요 요소들을 대대적으로 개량하며 더욱 발전하고 미래를 향하는 어코드를 드러냈다. 달라진 요소들 모두가 인상적이지만 파워트레인의 변화는 더욱 눈길을 끈다. 실제 지금까지 어코드 라인업을 이끌던 V6 VTEC 엔진과의 이별은 큰 메세지를 전하는 단락이다.

그토록 매력적이고 치명적인 V6 엔진과의 이별을 선언하고, 새로운 터보 엔진을 앞세운 어코드 터보 스포츠는 과연 우리에게 어떤 위로와 ‘미래’를 제시할 수 있을까?

새로운 어코드 터보 스포츠는 여유롭고 또 스포티한 비례를 연출한다. 9세대와 동일한 전장이지만 이미 4,890mm에 이르는 만큼 ‘충분히’ 긴 편이라 불만은 없다고 사실 경쟁 모델들과 비교를 하더라도 부족함이 없다.

여기에 각각 1,860mm와 1,450mm의 전폭과 전고를 통해 여유롭고 또 날렵한 이미지의 중형 세단을 구성한다. 참고로 휠베이스의 증가가 무척이나 눈길을 끈다. 기존의 2,775mm 대비 55mm가 늘어난 2,830mm의 휠베이스를 통해 전체적인 비례나 실내 공간의 여유를 한층 강조하는 모습이다.

더욱 젊어진 혼다의 대표 주자

새로운 어코드는 다른 무엇보다 한층 젊고 스포티하게 다듬어진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특히 9세대 후기형이 보였줬던 ‘혼다의 익스트림 H’를 한층 강조했다. 이러한 디자인 기조는 젊은 소비자들에 대한 어필은 물론이고 더욱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매력적인 이미지를 구현하려는 혼다 디자인 팀의 의지가 낳은 결과일 것이다.

이러한 디자인 기조 덕분에 10세대 어코드는 9세대 어코드 후기형과 유사하지만 더욱 경쾌하고 민첩한 이미지를 선보이고 있으며 전체적인 구성이나 이미지에서는 중형 세단의 중후함보다는 혼다의 컴팩트 모델인 시빅을 확장시킨 것 같은 이미지를 선사한다.

굵직한 크롬 피니시와 날렵하게 다듬은 헤드라이트로 구성된 전면 디자인은 바디킷 안쪽의 구조물과 라디에이터 등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굉장히 적극적이고 스포티한 느낌을 드러낸다. 특히 대담하고 과장된 보닛 라인 덕에 세단이 아닌 ‘쿠페’의 전면을 보는 기분을 들게 한다.

다만 바디킷 안쪽으로 ‘이물질’이 쉽게 들어갈 구조라 돌이나 파편 등이 튀었을 때의 손상을 막기 어려워 보일 것 같다는 생각 또한 공존했다.

폭스바겐 CC와 아우디 A7이 시작했던 4도어 쿠페의 흐름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근래에는 폭스바겐 아테온과 푸조 508, 그리고 혼다의 새로운 어코드가 그 맥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어코드는 기존의 넉넉한 세단의 감성 보다는 짧고, 경쾌히 다듬어진 C 필러를 통해 패스트백과 전형적인 세단 사이에 위치한 측면을 선사한다. 여기에 도어 패널 하단의 라인, 그리고 후면 바디킷에서 상승시킨 크롬 라인을 통해 차량의 민첩성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파일럿, 시빅, CR-V와 같이 ‘C’ 형태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적용해 브랜드의 통일성을 앞세웠다. 개인적으로는 그리 훌륭한 디자인 요소라 평가하지는 않지만 브랜드의 통일성 및 차량이 가진 경쾌함을 강조하기엔 나쁘지 않은 선택처럼 보인다.

한편 터보 스포츠라는 이름처럼 듀얼 머플러 팁을 통해 디자인을 마무리했다.

깔끔하고 또 여유롭게

그 동안의 어코드, 그러니까 근래의 어코드들을 돌이켜 보면 동급 대비 넉넉한 체격을 통해 실내 공간에서의 우수한 여유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고급스러운 느낌이나 기능적인 부분에서는 다소 아쉬웠던 게 사실이다. 이에 9세대에서는 두 개의 디스플레이 패널을 통해 기능성 향상을 추구했으나 여전히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10세대 어코드는 확실히 개선과 발전을 모두 이뤄낸 실내 공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두 개의 디스플레이 패널을 하나로 줄이고 어코드 고유의 넉넉한 여유를 강조하는데 집중했다. 이와 함께 한층 개선된 소재의 조합을 기반으로 깔끔한 디자인의 대시보드와 3-스포크 스티어링 휠 그리고 디지털 디스플레이 패널을 더한 계기판, 간결하게 다듬어진 컨트롤 패널 등을 더해 만족감을 높였다.

하나로 통합된 센터페시아의 디스플레이 패널은 하드 타입의 버튼과 깔끔한 해상도를 통해 우수한 사용성을 보장한다. 특히 디스플레이 패널의 사용성 부분에서도 이전의 어코드 대비 한층 개선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외에도 센터페시아 하단의 버튼과 다이얼 역시 사용감이 상당히 우수해 만족감을 높인다.

기존 어코드 대비 체격은 크게 늘어나지 않았으나 휠베이스와 패키징의 개량을 통해 실내 공간의 만족감을 한층 끌어 올렸다. 먼저 1열 시트의 경우 운전자의 몸을 제대로 지지해주는 넉넉한 크기, 풍부한 쿠션을 통해 착좌 시의 만족감을 높였다. 여기에 낮은 시트 포지션 덕에 드라이빙 포지션의 완성도, 헤드룸의 여유를 더욱 발전시켰다.

이미 넉넉했던 2열 공간은 한층 더 여유롭게 변했다. 1열 탑승자의 체격에 제한 받지 않는 여유로운 2열 공간을 뽐낸다. 실제 시트의 쿠션감도 상당히 우수하고 헤드룸도 무척 넉넉하다. 이와 함께 유아용 카시트 체결도 손쉬워 사용의 만족감이 높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1열, 2열 시트에 통풍 기능이 없는 점이다.

적재 공간은 473L로 마무리 되었다. 아주 넉넉한 건 아니지만 패밀리 중형 세단으로서는 충분한 공간이다. 게다가 트렁크 게이트의 개방도 여유로운 편이라 상황에 따라 큰 짐을 손쉽게 적재 할 수 있는 부분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2열 시트를 폴딩하더라도 그 공간의 활용이 다소 제한적인 점은 아쉬움의 대상이었다.

V6 엔진의 공백을 채우는 VTEC 터보

지난 세대까지 어코드라고 한다면 역시 VTEC 기술과 V6의 레이아웃을 기반으로 강렬한 출력을 선사하던 V6 사양이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이번 10세대에서는 V6 엔진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2.0L 터보 엔진이 채우는 모습이다.

새로운 2.0L 터보 엔진은 VTEC 기술과 터보차저의 조합을 통해 최고 256마력과 37.7kg.m의 토크를 선보여 기존 V6 엔진의 공백을 채우는 모습이다. 여기에 새롭게 개발된 10단 자동 변속기를 조합해 전륜으로 출력을 전한다.

트렌디한 조합을 통해 어코드 터보 스포츠는 10.8km/L의 복합 공인 연비와 각각 9.3km/L와 13.5km/L의 도심 및 고속 연비를 확보했다.

가볍지만 강렬하게 달리다

혼다 어코드 터보 스포츠의 체격, 비례 그리고 파워트레인 등의 구성을 살펴보니 머리 속에서 쉐보레 더 뉴 말리부가 떠오른다. 변속기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큼직한 패스트백 스타일, 강력한 2.0L 터보 엔진, 그리고 과거부터 ‘경쾌하고 완성도 높은 드라이빙’을 인정 받아온 공통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혼다의 드라이빙은 쉐보레의 드라이빙과는 사뭇 다른, 그들 고유의 경쾌함과 민첩한 움직임이라는 또 다른 차이를 보여줬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새로운 파워트레인 조합의 어코드 터보 스포츠에 대한 기대와 함께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했다.

2.0L VTEC 터보 엔진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V6 엔진의 매력을 완벽히 대응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터보 엔진 고유의 두터운 토크가 낮은 RPM부터 발현되어 운전자가 느끼는 ‘또 다른 즐거움’을 적극적으로 뽐낸다. 게다가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통해 느껴지는 엔진의 회전 질감이나 반응성 또한 탁월한 편이라 그 만족감이 상당했다.

여기에 스포츠 모드를 바꿨을 때 배기음의 볼륨감이 상당히 풍성해져서 달리는 즐거움을 살리는 부분도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워낙 출력이 좋은 편이라 ECON 버튼으로 효율성에 초점을 맞추더라도 주행의 답답함은 전혀 없었다.

10단 자동 변속기는 90km/h 정도까지만 속도를 높이더라도 10단이 맞물리는 걸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셋업되어 있어 여느 브랜드들의 다단화된 자동 변속기보다 그 활용폭을 높였다. 게다가 변속기 자체의 판단도 상당히 적극적인 편이라 다운 시프트 및 변속 선택이 상당히 적극적이었다.

다만 버튼식 기어 셀렉트 시스템을 갖춘 덕에 스포츠 모드에서 수동 변속을 하여 수동 변속 모드로 전환했을 때 다시 자동 변속 모드로 돌리는 방법이 주행 모드 변경 정도라 마땅치 않은 점이 아쉬웠다.

과거부터 그 움직임은 출중했으나 이번 10세대는 그 완성도를 더욱 높인 모습이다.

실제 차량의 제동 성능은 물론이고 조향에 대한 만족감부터 제동 및 조향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차량의 움직임은 감히 중형 세단 최고의 수준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게다가 조향 감각은 여전히 경쾌하지만 그 움직임에 있어 이전보다 조금 더 무게감이 더해지며 그 완성도가 더욱 높아진 느낌이다.

또한 이러한 무게감을 더한 셋업과 함께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은 한층 능숙하게 걸러는 것 또한 무척이나 큰 매력으로 느껴졌다.

사실 과거의 어코드는 속도를 높여 달릴 때에는 스포츠 세단에 필적할 정도로 노골적으로 노면의 정보를 전달하는 경우가 있었기에 이런 부분에서는 보다 발전된 ‘올라운더의 면모’를 품었다 생각되었다.

그리고 여전히 매력적인 레인 워치 기능이 탑재된 것도 만족스럽다. 사실 사각지대 감지 기능이 대중화된 건 사실이지만 ‘감지’와 ‘실제로 보는 것’은 확실한 차이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버튼 조작 하나로 조수석 부분을 폭 넓게 볼 수 있는 레인 워치 기능은 어코드 만의 어필 포인트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시승을 하며 자유로 주행을 해 그 효율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35분 동안 평균 86km/h의 속도로 자유로를 달린 어코드 터보 스포츠는 51.4km의 거리를 17.7km/L의 평균 연비로 달려 비슷한 출력을 갖춘 세단들과 유사한 성과를 기록했다. 우수한 출력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결과였다.

좋은점: V6 엔진의 공백을 지우는 2.0L 터보 엔진 그리고 한층 성숙된 매력들

아쉬운점: 딱 기대 만큼의 효율성, 그리고 브레이크의 다소 부족한 지속성

고유의 매력을 잘 다듬고 발전시킨 새로운 어코드

지난 시간 세대를 가리지 않고 경험했던 모든 어코드들을 다시 생각해보았다. 모두들 고유의 매력이 있었고, 또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갖고 있는 차량들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10세대는 어코드가 갖고 있는 매력을 한 데 모으고 차분히 정리해서 깔끔히 패키징으로 묶어낸 느낌이다.

그리고 여기에 성숙함 한 방울이 더해지니 그 만족감은 더욱 높을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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